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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밀양시의회(의장 손진곤)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통합진보당·진보신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발표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을 비롯한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합동 조문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밀양지역 연대단체인 '너른마당'은 홍보자료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밀양 보라마을 입구에 있는 빈소 모습.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밀양 보라마을 입구에 있는 빈소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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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경남 밀양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지난 16일 저녁 분신 사망했다. 이씨 빈소는 마을 입구에 있는 분신 장소에 마련되었으며,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마을 주민 등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위' 우일식 집행위원장은 "최근 들어 언론도 그렇고, 한국전력공사와 소통이 되지 않았다. 고인은 소통 부재 속에서 분신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분신 사망 뒤 현장을 찾았던 천주교 부산교구 김준한 신부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차원에서 연대 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시의회 "더 이상 시민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밀양시의회는 18일 "정부와 한전은 더 이상 밀양시민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손진곤 의장과 11명 의원 전원이 찬성했다. 이날 본회의 때 박필호 산업건설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밀양시의회는 "선량한 농민이던 고인이 분신한 모든 책임은 생존을 위협받는 다수 지역주민의 의사를 묵살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틀어막은 채 오직 확인되지 않는 '국가전력망 확충' 운운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했던 정부와 한전에게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전에 대해, 의회는 "지역주민들의 생존과 안위를 철저히 외면한 채 오로지 현실에 맞지 않는 법만을 앞세우면서 초고압송전선로사업을 강행하여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으려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역 주민들은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으나 돌아온 것은 용역업체를 앞세운 한전의 일방적 공사강행으로 이 엄동설한 산 속 공사현장에서 노숙을 하며 온 몸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밝혔다.

밀양 보라마을 이치우(74)씨가 지난 16일 저녁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한전의 일방적인 공사강행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분신 사망한 가운데, 밀양시의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밀양 보라마을 이치우(74)씨가 지난 16일 저녁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한전의 일방적인 공사강행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분신 사망한 가운데, 밀양시의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 밀양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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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는 "한전은 지역주민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고압 송전선로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이 마련될 때 까지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역주민의 안전과 생존권 보장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지역주민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송전탑 건설 관련 법률인 '전원개발촉진법'을 즉각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밀양시의회는 "정부와 한전은 유족에게 정중한 사과와 보상을 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열린 자세로 주민들과 진실성 있는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 "주민들은 외로운 투쟁을 해 왔다"

경남지역시민사회는 18일 저녁 합동조문한 뒤 대책을 논의한다. 마창진환경연합과 주민대책위, 밀양시민단체, 경남지역시민단체는 마을 농성장에 모여 간담회를 갖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새해부터 송전 철탑으로부터 마을의 안전과 주민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하여 지난 7여년 간 투쟁해 오시던 주민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왔다"며 "밀양 주민들은 지난 7여년 간 주민들은 생명을 위협하고 삶터를 침범당하고 재산권을 침해당하고 주민의 모든 권리를 침범당하는 고압송전철탑 건설 국책사업을 반대하여 왔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주민들은 그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7여년 간이나 외로운 투쟁을 하였다. 고인이 되신 이치우 어르신의 명복을 빈다"며 "사회의 민주화와 정의로운 사회 실현을 간절히 바라는 시민사회 활동가의 합동 조문과 대책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밀양 보라마을 전경으로, 이치우씨는 마을 입구에 있는 다리 쪽(붉은색 원안)에서 분신했다.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밀양 보라마을 전경으로, 이치우씨는 마을 입구에 있는 다리 쪽(붉은색 원안)에서 분신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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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진보신당 경남도당 "죽음 헛되지 않도록"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18일 낸 논평에서 "결국 한전 측의 공기업으로 볼 수 없는 전횡과 횡포가 비극을 불러왔다"며 "평생 농사를 업으로 알고 살아온 분이 한전의 작태로 인한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스스로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되겠다고 말했는지 가슴 깊이 되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고한 주민을 죽음으로 내몬 한전 측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주민의 생존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은 밀양시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와 한전 측은 고인의 뜻과 주민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한 대책을 마련해 고인의 장례가 치러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무엇보다 할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결국 '죽음'으로 송전철탑 설치를 막고 오랜 터전를 지키려 한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과 죄스러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을 비롯해 7여 년 간 밀양 송전철탑반대 투쟁을 이어 온 밀양시 산외면 주민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하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17일 "한전의 일방적인 송전선로 공사에 항의해 분신한 주민의 명복을 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전과 정부의 희생강요에 항거 분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도당은 "한전과 정부는 밀양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 강요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에너지 생산, 공급 체계에 대한 재검토와 반성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주민들이 밀양 보라마을 입구에 있는 빈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공사 현장에서 이치우(74?밀양)씨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주민들이 밀양 보라마을 입구에 있는 빈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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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송전선로, #송전철탑, #한국전력공사, #보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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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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