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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 벽두부터 강원도 홍천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홍천군·횡성군 지역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조일현 전(14대, 17대) 의원과 한나라당 소속의 황영철 현(18대) 의원의 4번째 대결이 펼쳐질 예정인데, 용문에서 홍천으로 이어지는 철도관련 문제로 두 후보의 진실게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16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현재까지 3번 격돌해 1승 1무 1패다.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다. 매번 투표 결과도 박빙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모두 홍천 출신이고, 유권자의 선택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을 정도로 늘 팽팽했다.

 

홍천군·횡성군 지역 국회의원 선거의 유권자는 5만여 명이다. 이 중 3만여 표가 홍천 표이고, 2만여 표가 횡성 표인 것이다. 16대 때에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한 황영철 현 의원의 출현으로 홍천지역의 표가 조일현 후보와 비슷하게 나누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인구 수가 적은 횡성지역 출신의 유재규 전 의원이 횡성에서 몰표를 받아 당선되는 행운을 얻은 적도 있었다.   

 

기자는 강원도 지역의 유력 후보를 심층 인터뷰하는 그 첫 번째 순서로 조일현 전 의원을 만나보았다. 지난 6일 지역의 초등학생 5명과 함께 찾아간 홍천읍내 조일현 예비후보의 사무실은 아직 현수막도 걸려 있지 않았지만 사무실 안은 선거 준비로 바쁜 모습이었다.

 

조일현 예비후보는 14대 때 전국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자(36세)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연임에 실패했고, 17대 때가 되어서야 다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었다. 그 후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최고위원 및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내는 등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조 예비후보는 현재 홍천지역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과의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 논쟁은, 논쟁이 아니라 진실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조 예비후보는 17대 국회의원으로서 2014년까지 완공 계획이었던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 예산으로 10억 원을 반영했다는 주장인데, 황영철 의원은 예비 타당성 검사에서 적정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므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사업이었고 예산을 책정받은 것은 전형적인 '끼워넣기'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화두는 지금은 사업 계획마저 없던 일이 되어버린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에 대한 논쟁이 될 전망이다.

 

그러고는 홍천에 철도가 들어오는 문제는 지역의 현안 사업인 만큼 여야를 떠나 같은 지역의 정치인으로서 함께 논의하여 일이 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조일현 예비후보는 답변했다.

 

다음은 홍천군·횡성군 지역 민주통합당 조일현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지난 선거에서 유력하다는 평가와는 달리 낙선했습니다. 원인은 분석해본다면?

"무엇보다 저 본인의 책임이 크다고 인정합니다. 다소 안이했던 점 있었고요. 하지만 시기적으로 매우 불리한 선거였고, 당시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를 치른 후여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기대하는 마음이 너무 컸다는 게 원인이었습니다. 게다가 대운하를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와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건설교통위원장이어서 정치탄압이 매우 심했고, 결국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 낙선 후 어떻게 지냈나요?

"정치탄압은 낙선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청부살인교사협의라는 끔직한 죄명으로 나를 옭아매고, 정치적 탄압을 받았습니다. 결국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모두 무혐의로 끝났습니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정치자금법과 뇌물수수 혐의로 나를 기소했고, 재판을 받아야 했지만 이것 역시 무혐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대학에 나가 강의를 하며 공부했습니다."

 

- 조 후보는 이십대부터 여러 번 출마해서 2번 당선되었지만, 연임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당선된 후 지역민들의 마음을 잃었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동안 강원도 지역에서는 민주당으로 활동하기가 매우 어려운 정서였죠. 사실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의정 활동을 했습니다. 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그리고 건설교통위원장을 맡아 그 책임을 다했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의 SOC 사업 추진을 위하여 노력한 결과가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 정서상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강원도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하는 어려움도 그 원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현재 우리사회에서 1%의 상류층과 99%의 서민이 존재한다는 논리에 동의하나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그렇다면 그것은 조선시대의 신분사회로 회귀한 생각이 듭니다. 양반과 평민이 존재하고 노비가 존재했던 조선시대와 다름없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매일 죽어라 일해도 가족들이 행복하게 먹고살 수 없는 계층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해결해야 되지 않나요?

"마땅히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99프로가 1프로에게 메어 살아야 하고,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신분구조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정치권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 중에 가장 우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대기업 위주의 정책과 환율조정이 변해야 하고, 세금 관력문제이지요. 구체적으로는 직접세와 간접세를 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는 7대3으로 간접세 비율이 높은데, 그것은 일반 서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결과이거든요.

 

제가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면 꼭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접세와 간접세 비율을 조정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7이 직접세로 걷히고, 3이 간접세의 비율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휘발유 값에 세금이 54퍼센트가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 운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세금을 더 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소수의 부유세를 과감하게 조정하고, 중소기업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 모두 최악입니다. 사람 중심이 아니라, 조직 위주의 집단정치와 재벌과 권력 위주의 경제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나요?

"정치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공유하고 풀어가야 하는데, 풀어가는 과정의 공식에 접근하는 방식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 접근하는 공식을 저는 의원 내각제에서 찾고 있습니다. 현재의 대통령중심제가 대한민국의 현실적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6, 70년대까지의 일방적 소통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의원내각제를 통해서 사회 각 분야의 많은 인재들을 끌어내고 정치에 참여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 사람의 권력 중심으로 모여지는 병폐를 막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도 다 권력이 한 곳에 있으므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대통령중심제가 이제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한우 값이 50% 폭락했습니다. 현역으로 있던 17대 때 홍천지역에 우사가 많이 지어졌는데, 정부 보조금도 많이 들어갔고요. 결국 정부가 농민들에게 소 키우라고 지원해주고 망하게 만든 것입니다. 책임져야 되지 않나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정부가 한우의 두수를 조정하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고, 지금 이명박정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합니다. 사실 저는 지난 17대 때 축사를 지을 수 있는 법을 개정하여 농민들이 쉽게 지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것은 축산업이 다른 농산물보다 수익 창출에서 낫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지금 한우 사업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문제는 현 정부의 통계 상황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200만 두가 적정 두수인데, 지금 320만 두가 있습니다. 수가 많으니 당연히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문제는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전국에서 도살을 막고, 방출이 되지 않는 동안 결국 소가 늘어난 것이지요. 정확하게는 구제역이 발생했을 당시 320만두였는데, 구제역이 끝나니까 340만 두로 늘어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국민들은 우리 한우보다 값이 싼 수입소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리고 정부가 유통 과정을 적극적으로 감시해 수입소고기가 한우로 둔갑하는 일을 막아야 하고, 부위별 등급 관리도 철저하게 해서 고품질의 한우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 지역의 황영철 의원과 선거를 앞두고 논쟁 중입니다. 지역의 중점 사업에 해당하는 철도문제 때문이죠. 이것은 싸울 일이 아니라, 같이 논의해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은 논쟁 중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17대 때 용문 홍천 간 철도 사업 34.1킬로미터에 5071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고, 2014년까지 완공하기로 되어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10억 원의 예산을 기본설계비로 반영했고, 그것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공식적으로 책정된 사업비였는데, 그 예산을 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에 정부 예산을 몰아 쓰면서 용문 홍천 간 철도 사업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거지요. 황 의원은 그래 놓고 지금 와서 용문 홍천 간 철도 사업은 타당성검사에서 수준 미달로 나왔으니 애초부터 철도 사업은 가능하지 않은 사업이었다느니 하면서, 10억 원의 예산 편성도 끼어 넣기에 불과했다는 억지를 진실인 양 말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황 의원과의 진실 싸움이 된 것입니다. 진실 싸움이 되었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져야 할 문제가 된 것이죠."(이후 조일현 예비후보는 용문-홍천 간 철도사업 계획서와 정부의 예산 편성 자료를 기자에게 확인시켜주었다.) 

 

다음은 홍천군 석화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질문이다.

 

- 박주현입니다. 지금까지 사시면서 가장 후회되는 세 가지와 가장 잘한 일 한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가장 후회되는 일은 내가 29살에 국회의원에 출마했는데 정치에 너무 빨리 입문해서 부모님을 아프게 한 일이에요. 충분히 노력하고 배워서 이제는 정치를 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을 때 정치를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 내 욕심만 앞세워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가 부모님께 상처를 드린 점이 후회되고요. 다음은 아이들에게 늘 바쁜 아빠로 사느라고 같이 보내준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 후회됩니다.

 

세 번째는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하며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부족했던 점이 있어요. 더 잘했으면 지금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을 텐데 생각하면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잘한 일이라면 2014년에 우리나라도 쌀 시장이 개방되는데, 14대 국회의원으로서 쌀 시장 개방을 10년 연장한 뒤, 17대 국회의원이 되어서 쌀 시장을 다시 10년을 연장하는데 앞장서서 활동한 일을 꼽고 싶습니다."

 

- 저는 신원영입니다. 저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요. 혹시 학교 다닐 때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으세요?

"저도 책 읽기를 참 좋아해요. 그리고 저는 카네기의 인생론을 자주 읽었고 깊은 감명을 받은 책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책이죠." 

 

- 장현봉입니다. 인터넷에서 조일현 국회의원을 검색하니까 스포츠인 국회의원이라고 나오던데요, 어떻게 해서 운동을 하게 되었나요?

"아, 이 아저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다닐 때 축구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스포츠인으로 평가받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에요. 지난 베이징올림픽 당시에 핸드볼협회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카자흐스탄에 가서 경기를 하며 중동지역 심판들의 편파 판정으로 패하게 되어 올림픽출전권을 따지 못했지요.

 

그래서 국제핸드볼협회와 올림픽위원회에 제소를 하였고, 결국 재경기를 승인받아 승리하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는데, 그 전에는 그런 일이 전 세계적으로 없었던 일이었지요. 이 아저씨는 그때 정정당당한 승부만이 스포츠 정신이라는 마음으로 부당한 판정으로 패한 우리 핸드볼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살려주었는데, 그래서 스포츠인으로 소문이 났던 것입니다." 

 

- 저는 김지영입니다. 홍천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려면 국회의원님께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만들어주실 건가요?

"일자리는 나라가 정책으로 만들어주는 일자리가 있고 지역에서 만들어주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먼저 나라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 중에 대기업 중심의 국가 기업 구조를 갖기보다 중소기업을 육성하여 많은 기업이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기업 유치에 따른 지원과 인력 제공 등의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어, 기업하기 좋은 우리 고장을 만들어야겠지요. 홍천 횡성에서 기업을 하면 좋은 조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과 협의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순서로 황영철 현 한나라당 대변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겠습니다.


태그:#19대총선, #황영철의원, #조일현후보,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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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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