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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이 무대에 오를 마지막 연습입니다. 실전이다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연기해 주세요." - 연기강사 김예진

2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시립극단 연습실에서는 <도시녀의 칠거지악>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이 공연은 연극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발표회다.

시민연극교실의 발표물을 내놓기에 앞서 리허설이 한창인 현장
▲ 시민연극교실의 리허설 광경 시민연극교실의 발표물을 내놓기에 앞서 리허설이 한창인 현장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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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은 저녁 늦게까지 리허설을 했다. 어색하고 다소 낯설기도 하고, 실수 투성이긴 했지만, 열의만큼은 여느 기성배우 못지않았다.

이날 연습은 공연 하루 전에 여는 점검 시간이었다. 리허설에서는 대사보다도 동작지도, 느낌, 자리배치, 커튼콜까지의 순서를 되돌아보는 데 집중했다.

참가한 시민들은 저마다 "긴장이 되는군요",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라며 자신들의 미숙함과 부족함을 자책했고, "내일은 잘하겠습니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도시녀의 칠거지악>이다. 이번 공연은 33살의 노처녀 3명이 벌이는 우왕좌왕 해프닝과 수다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낙태의 문제, 명품선호, 성형의 동안열풍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다룬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낙태와 성형으로 일그러진 우리의 세태와 편견 그리고 따가운 시선으로 외면받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줘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요즘의 세태를 잘 표현해 준 연극 <도시녀의 칠거지악>을 한창 연습 중인 시민배우들.
▲ 요즘 세태를 풍자한 연극 요즘의 세태를 잘 표현해 준 연극 <도시녀의 칠거지악>을 한창 연습 중인 시민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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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참여했던 최고령 참가자 김성호(73)씨는 "경로대학에서 연극에 참여한 적은 있었는데 이곳에 와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연극교실을 하니 젊어지는 것 같아 좋다"며 "새로운 인생을 배운 것 같아 좋고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영컨성팅을 하고 있다는 이동철(66)씨도 "삶을 풍족하게 하고 넓히기 위해 이번 연극교실에 참여하게 되었다"면서 "여가문화, 문화예술에 가까지 못했는데 이런 경험이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서 주연을 맡은 이은지(계명대)씨는 "첫 무대(리허설)여서 떨리고 실수도 많이 했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면서 "외우고 혼자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상대가 있고, 관객이 있는 무대에 선다는 것이 설렌다"고 말했다.

노처녀가 모처럼 가진 맞선에선 나이 많은 재혼남과 줄을 잇고...
▲ 노처녀의 맞선현장 노처녀가 모처럼 가진 맞선에선 나이 많은 재혼남과 줄을 잇고...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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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이국희)에서 펼치고 있는 연극교실은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이렇게 연극교실에서 인연을 맺은 참가자들이 극단을 형성할 정도여서, 취미교실을 넘어 전문배우의 등용문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연극교실에 실기지도 및 연출을 맡은 김예진(극단고도) 제작자는 "약 14일 간의 실기연습 기간의 결과물을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기성연극인, 직업적인 연극인이 아니고 재미있어서 하는 친구들이라 그들의 공연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노처녀들이 겪고있는 우리의 세태를 풍자한 연극 연습현장.
▲ 3명의 노처녀들의 이야기 노처녀들이 겪고있는 우리의 세태를 풍자한 연극 연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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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은 재미있게 했고, 이 연극교실을 통해 연극에 대한 열망,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좋은 인연(배우든, 관객이든)을 유지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도시녀의 칠거지악>는 22일, 23일(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무대에 오른다.


태그:#대구시민연극, #연극교실, #대구시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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