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는 봄철 벚꽃 필 무렵, 7월 기온축제 때, 가을 단풍철 이 세 기간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옵니다. 이때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호텔에서 방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올해는 가을 늦게까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어서 12월 중순까지 단풍나무의 붉은 잎이나 은행나무의 노란색 잎이 늦게까지 남아있습니다.
지난주 12월 중순인데도 교토 여러 명승지에는 단풍이 남아있습니다. 교토는 비교적 날씨가 따뜻합니다. 겨울에도 눈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밤에 눈이 내려도 낮이 되기 전에 다 녹아버립니다.
교토는 오랫동안 도읍지로서 성장해 왔고, 시내에 오래된 절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동쪽에는 히엔잔(比叡山) 산을 중심으로 여러 봉우리들이 이어있고, 서쪽에는 오키타야마(大北山), 슈야마(朱山) 등 여러 산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산을 끼고 절이 자리 잡고 있으며 절 안에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어서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일본 전국에서 교토로 오는 수학여행 학생도 가을철에 가장 많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교토 시내 여러 명승지마다 가득합니다. 이렇게 교토를 다녀간 학생들은 성장하여 대학생이 되어 다시 교토를 찾아옵니다. 교토시 수입원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토에 와서 살고 있는 대학생들의 하숙비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학생 기간만이라도 교토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희망을 안고 교토에 옵니다.
교토는 비교적 평편하여 특별한 곳이 아닌 이상 모두 자전거로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언덕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가지가 바둑판 모양으로 나뉘어 있고 거리마다 이름이 붙어 있어서 다른 곳과 많이 다릅니다.
거리마다, 구석구석 절과 진자가 가득합니다. 교토 시내에 있는 절과 진자의 수가 8백여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여러 절과 진자에서는 거의 날마다 축제가 열립니다. 그래서 교토를 제대로 보려면 1년은 걸린다는 말도 합니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원리는 사람이 바꿀 수 없습니다. 다만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변화와 놀라움을 바라볼 뿐입니다.
교토의 단풍은 왜 늦게까지 남아있는 것일까요? 몇 년째 계속 되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기상이변은 아닌 듯합니다. 어떻든 늦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교토 단풍을 볼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