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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A 초교 감람석 파쇄토에서 이 학교 한 학생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 앞서 26일 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감람석 파쇄토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월 28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A 초교 감람석 파쇄토에서 이 학교 한 학생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 앞서 26일 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감람석 파쇄토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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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개 학교의 운동장과 야구장에 깔린 감람석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으로 파문이 이는 가운데, 인천 A 초등학교(부평구 소재) 운동장에도 감람석이 깔린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석면은 호흡을 통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A 초교는 2009년에 시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해 12월 운동장 조성사업을 완료했다. 운동장 가운데는 마사토를 깔고 둘레는 우레탄으로 트랙을 조성했다. 이 트랙 중 멀리뛰기 착지 공간에 모래 대신 감람석 파쇄토를 깔은 것.

기자가 28일 오후 학교를 방문했을 때, 이 학교 한 학생이 감람석 파쇄토가 깔린 곳에서 놀고 있었다. 이 학생은 "친구들이 검은 모래라고 부른다"며 "친구들이 많이 이곳에 와서 손으로 만지며 모래놀이를 하고 논다"고 말했다.

검은 모래가 뭔지 아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고, 선생님이 검은 모래가 몸에 안 좋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아무 말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몸에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하니, 학생은 모래놀이를 중단했다.

이날 기자가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연락하자, 임흥규 석면팀장이 학교를 방문해 시료를 채취해 갔다. 석면 검출 결과는 10월 둘째 주쯤 공개될 예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감람석 석면 검출을 공개한 단체다.

임흥규 팀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감람석 운동장이 조성된 학교가 8개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이 학교는 전혀 모르고 있다"며 "그동안 시료를 채취한 감람석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지만,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아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채취한 시료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그동안 시료를 채취한 모든 감람석에서 석면이 검출됐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다.

인천시교육청과 학교의 안일한 대응

하지만 시교육청이 인천지역 학교들의 감람석 사용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 있는 데다 A 초교는 학교운영위원으로부터 지적받고서야 뒤늦게 대응하는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시교육청 체육교육팀 관계자는 "인천지역 학교에는 감람석 운동장이 없다"며 "B 초교가 감람석 운동장을 조성하려다 반대가 심해 인조잔디운동장을 조성하기로 한 것 외에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A 초 교감은 30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학교운영위에서 운영위원의 지적이 있어 학생들에게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를 했다"며 "오늘 오후 천막으로 덮고 성분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 26일 열린 운영위에서 이를 지적했던 학부모 운영위원 이아무개씨는 "우리 학교에 감람석이 깔린 것을 알고 있었다. 감람석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라 운영위에서 왜 학교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한 것"이라고 한 뒤 "우리학교처럼 일부 공간에 감람석을 설치한 학교들은 파악이 안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정부나 교육청에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경기도 C 고등학교 등 전국 8개 감람석 운동장 시범학교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기준치를 크게 넘어 검출됐다고 9월 초 발표했다. 이 단체는 감람석 흙으로 시공된 C고 운동장 성분을 분석한 결과 석면이 0.5∼1% 검출됐으며,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기준치(0.1%)의 5∼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어 국내 야구장에도 석면이 검출된 감람석이 쓰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학교와 야구장에 감람석을 공급한 업체들은 석면 검출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해당 학교들은 감람석 운동장을 천막으로 덮고 폐쇄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검사를 시작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석면은 치명적인 폐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검진 실시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감람석, #감람석운동장, #인천, #부평구, #영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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