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기, 깨소금 묻어나는 부러운 두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 하여 '햄송 커플'. 2007년에 만나 사귄 지는 5년 됐고, 다른 지역에서 떨어져 지내다가 같은 동네로 이사와 2년 전부터는 같이 사업도 한답니다. 각자 디자인을 전공했고,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광고 만들기, CF 만들기까지 시도해보았다는 두 사람의 사업은 온라인 액세서리 전문 쇼핑몰 '햄송'입니다.

"처음에는 액세서리에 대한 지식이 1%도 없었다"는 두 사람은 "만들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취향도 알게 되고 입소문을 탔다"며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까지 해결하는 지금을 '뿌듯'해 합니다. 흔치 않은 예술가 커플 '햄송'의 성광석(29)씨, 함미나(25)씨를 소개합니다.

같이 할 수 있는 '액세서리'로 사업을 시작

광석씨나 미나씨 모두 예술가적 기질은 다분(?)한 듯 보였습니다. 미나씨는 "중학교 때 그림을 그려 부산에 있는 '보일라'란 예술잡지 커뮤니티 게시판에다가 올려보았다"며 "그 그림을 보고 잡지 관계자분들이 연락을 해주시고 이곳저곳 소개해주시며 그림을 잡지에 실을 수 있게 해주셔서 예술 쪽으로 전공을 정했다"고 했습니다.

광석씨도 '나이키'라는 브랜드와 광고모델이었던 '마이클 조던'의 이미지에 빠져 있던 남학생이었는데요, "조던의 CF에 빠져 나이키라는 브랜드로 옷이나 신발 등을 디자인해보는게 취미였다"고 말했습니다.

 함미나씨의 '추운 겨울의 여인'이라는 작품. 인물화를 그릴때는 실제 모습보다는 그 인물을 보고 떠오르는 이미지나 느낌을 그린다고 한다.
 함미나씨의 '추운 겨울의 여인'이라는 작품. 인물화를 그릴때는 실제 모습보다는 그 인물을 보고 떠오르는 이미지나 느낌을 그린다고 한다.
ⓒ '햄송' 함미나 작가

관련사진보기


대학에 들어와서 이들의 영역은 더욱 넓어졌습니다. 웹디자인을 전공한 광석씨는 지하철 광고나 카탈로그, 인터넷 쇼핑몰 웹관리 등을 하며 프리랜서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무대디자인을 전공한 미나씨는 관련 일 외에도 원래부터 하던 순수미술 활동, 사진찍기, 영상 작업 등을 병행했습니다. 하나만 고집하진 않았던 셈이죠.

미나씨는 "어릴 때는 무조건 그림만 그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서 선배님들, 교수님들 만나다보니깐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던 두 사람이 미래를 생각하며 찾은 아이템이 바로 '액세서리'였습니다.

 '햄송' 판매용으로 만든 팔찌 악세사리. 구슬꿰기는 주로 광석씨가, 끈이나 가죽 제품은 미나씨가 만든다고 한다.
 '햄송' 판매용으로 만든 팔찌 악세사리. 구슬꿰기는 주로 광석씨가, 끈이나 가죽 제품은 미나씨가 만든다고 한다.
ⓒ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액세서리'로 쇼핑몰에 오프라인 아트마켓까지

처음에는 액세서리를 어떻게 만드는지도 몰랐다는 두 사람은 "하다보니깐 기술이 늘었다"며 "손재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인지도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요. 광석씨는 "모았던 자금으로 국내 1위라는 대형 포털에 연관검색어 광고를 200만 원 어치 진행했다가 일주일 만에 광고비를 소진하고 별다른 효과도 얻지 못했다"고 첫 난관을 설명했습니다.

그때부터 돈을 들여 온라인 광고를 하기 보다는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는 두 사람. 직접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도 가입해서 모임도 나가고, 코엑스 전시회나 홍대 플리마켓, 남산 N마켓, 영등포 달시장 등 아트마켓에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햄송' 악세사리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부업도 했다"는 광석씨는 "예전에는 블로그 활동하면 그걸 클릭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우리 이름을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늘었다"며 "지나니까 예전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가지고 온 것 중' 베스트로 꼽은 팔찌 악세사리. 넛트를 닮았다.
 두 사람이 '가지고 온 것 중' 베스트로 꼽은 팔찌 악세사리. 넛트를 닮았다.
ⓒ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예술가나 지망생들을 위한 공간 만들고파

취직하기보다는 앞으로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햄송' 액세서리 사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는 두 사람은 장기적으로 예술가들이나 지망생들을 위한 카페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미나씨는 "어릴 때 만났던 문화 잡지 '보일라'에 계셨던 분들이나, 꿈을 믿어주셨던 부모님,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그런 사람들이나 그런 공간들이 (관련된 길을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광석씨는 "나중에는 엄청나게 큰 카페, 커뮤니티 같은 걸 만들어서, 예전에 우리도 어려웠으니까 (우리 같은 분들을 위해) 무료로 전시도 하고 노래도 부르게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그때까지 많은 곳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광석씨는 "미나랑 항상, '뭔가 우리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배포든, 전시든, 어떤 거든 뭔가 하나쯤은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 이곳저곳 적극적으로 가보려고,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만의 아지트, '햄송'. 두 사람이 함께 일군 삶의 터전이다.
 그들만의 아지트, '햄송'. 두 사람이 함께 일군 삶의 터전이다.
ⓒ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좋아하는 것만으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요? 그래서 언젠가 행복한 둘만의, 아니 그들이 꿈꾸는 모두를 위한 아지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많은 수가 스펙에, 취직 걱정에 쩔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20대이지만 그들과는 다른, 이렇게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어나가는 20대도 존재하는 것 같아 느낌이 좀 이상했습니다. 인터뷰하러 간 저도 같은 20대 여서 더더욱요.

무엇보다 5년차 된 연인이 함께 만들어나갈 미래에 대해서 확신하며,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는 그 모습이란 너무 부러웠거든요. 서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 사랑. 그리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과 애정, 미래까지! 어디가도 이런 커플은 찾기 힘들겁니다. '햄송' 커플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http://dalsijang.tistory.com)에서 발행한 지역예술가 인터뷰입니다. 달시장 블로그는 정기적인 공유를 통해 오마이뉴스의 많은 독자들과도 예술가, 지역주민, 사회적기업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태그:#햄송, #악세사리, #달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우진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