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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독재자 하페즈 알 아사드와 바샤르 알 아사드는 대를 이어 하마를 피로 물들였다.
 시리아의 독재자 하페즈 알 아사드와 바샤르 알 아사드는 대를 이어 하마를 피로 물들였다.
ⓒ <알 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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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통치를 한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아버지에게 권력을 물려받은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 이들은 대를 이어 4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는 대통령들이다(관련 기사 : 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

얄궂게도, 시리아 중서부 도시 하마(지도 참조) 사람들은 이 세습 독재자들에게 대를 이어 핏빛 진압을 당하고 있다. 1982년, 하페즈 알 아사드는 무슬림형제단의 근거지이던 하마를 유혈 진압했다. 이때 학살된 사람이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29년 후, 이번에는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하마를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7월 29일(현지 시각), 무슬림으로서 금요 예배를 마친 하마 시민이 50만 명 넘게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강경 진압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은 그 후 계속되고 있다. <알 자지라>는 2일(현지 시각), 인권 단체들을 인용해 "일요일(7월 31일)에 시리아 전역에서 적어도 142명이 살해됐는데 이 중 100명 이상은 하마 시민"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 대표인 라미 압델 라흐만은 하마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7월 31일이 올해 민주화 요구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치명적인 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은 하마 시내의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부상자가 엄청나게 많아 병원이 대처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는 라마단 첫날인 8월 1일에도 탱크를 동원해 하마를 짓밟았다. 시리아군은 하마에 포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하마 시민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마 주민은 "군인들이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무차별 포격과 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는 "시리아 보안군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시민이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 모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정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탱크로 짓밟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탱크로 짓밟고 있다.
ⓒ <알 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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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요구하는 시민들, 탱크로 맞서는 정부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곳은 하마만이 아니다. 시리아 북동부의 다이르 앗 자우르 주민들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한 목격자는 "군대가 서쪽에서 급습해 시민 25명이 죽고 65명 넘게 다쳤다"고 말했다고 <알 자지라>가 보도했다. 이 목격자는 "(군대가) 대포와 대공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의약품과 먹을거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이르 앗 자우르는 유전이 발견돼 시리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하마와 함께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로 떠오른 지역이다.

또한 수도인 다마스쿠스의 동쪽 교외에서도 시리아군의 공격으로 적어도 6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수십 명이 다쳤고, 사망자 6명 중 3명은 신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리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는 3월 16일에 시작돼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무력으로 잔혹하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고 있다(<퍽! 퍽! "네 주인이 누구냐"... "대통령입니다">, <성기 잘린 13세 이어 눈이 사라진 15세 주검> 참조).

민주화 시위로 사망한 인원은 17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7월 31일 하마에서 학살이 일어나기 전인 7월 28일, 활동가 그룹 '아바즈'는 시위가 시작된 이래 1634명이 죽고, 2만6000명이 체포됐으며, 1만2617명이 구금됐고 1시간에 1명꼴로 실종됐다고 밝혔다.


태그:#시리아, #아랍 민주화, #바샤르 알 아사드, #라마단,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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