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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해온 사람들이 '87년 체제'를 만들었다면,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13년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복지평화공동체를 만들어 내서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13년 체제'는 진보개혁진영이 2012년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 승리하면 2013년부터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이 전 총리는 "선거·정당연합 등으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권에서는 야권이 20석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6월항쟁 24주년 기념식'에서 "6월 항쟁의 의의와 2012년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6월항쟁 24주년 기념식'에서 "6월 항쟁의 의의와 2012년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 윤성효

이해찬 전 총리는 10일 오후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6월항쟁 의의와 2012년 정세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가 '6월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에 이어 강연회를 연 것.

그는 6월항쟁부터 회고했다. 이 전 총리는 "6월항쟁은 87년 체제를 만들어냈다. 5․16 이후 1987년까지는 선거가 있었다고 하지만 내용상 실질적인 군부독재체제였다"며 "독재를 끝내고자 했던 게 6월항쟁이었다. 사실상 물리적인 싸움이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였다"고 말했다.

"국민이 맨손으로 해내려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싸우는 길 밖에 없었다. 경찰이 서울에 집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대학이 있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집회를 여는 것이었다. 1987년 6월 10일 전국 동시에 데모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경찰 숫자도 부족하고 최루탄도 소진했더니, 청와대에서는 군대 출동에 대해 고민했다고 하더라. 당시 김용갑씨가 청와대에 있었는데 뒤에 외국 출장을 같이 갈 일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털어 놓았다. 자기가 군대 출동을 막았다고 자랑하더라. 당시 군대가 출동했더라면 제2의 광주가 되었을 것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명박정부에 대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 전 총리는 "저는 직접 정부를 운영하다시피한 사람이다. 정부를 운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안다. 그래서 이명박정부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워낙 못하니까 안할 수가 없다. 이렇게 못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값등록금 촛불행동을 언급했다.

"지금은 공부하기 위해 휴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생들은 한 해 1000만원 등록금도 비싸지만 더 절망스러운 것은 취직이 안 된다는 것이다. 취직이 되면 빌려 낸 등록금은 어느 정도 감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생 빚쟁이로 전락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헤어날 수 있는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반값등록금 촛불은 2008년 촛불과 다른 성격이다. 지난 촛불 투쟁은 기만세력에 대한 정치적 항의였는데, 지금은 생존 투쟁이다. 금방 끝나지 않고 오래갈 것이다. 생존이 걸린 문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것 아니냐."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 윤성효

4대강사업에 총 40조원이 들어간다고 한 그는 "이명박정부는 같은 공약 중에 4대강은 100% 이행하고, 반값등록금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양극을 보여 준 것 아니냐"면서 "정부에서 40조라는 돈을 한 사업에 쓰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렇게 해서 강이 살면 좋은데 강도 죽는다. 균형 없이 나라를 끌고 가고 있다. 한 쪽은 돈을 많이 주고 다른 쪽은 돈을 안 주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4대강사업을 환경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왜 그렇게 빨리 하느냐. 그것은 내년 총선에 써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청계천 빨리해서 지난 대선에 써먹었듯이, 4대강사업도 빨리 끝내서 내년 선거에 사진 찍어서 써 먹으려는 것"이라며 "잘못된 사고방식이 나라를 망친다"고 설명했다.

이 강연에서 이 전 총리는 '13년 체제'를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내년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내년이 지나면 '13년 체제'가 나올 것"이라며 "지난 '87년 체제'는 민생·민주·남북관계의 싹을 틔웠다"면서 "앞으로 무슨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역사를 결정하는 정치적인 선거가 내년에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6월항쟁 24주년 기념식'에서 "6월 항쟁의 의의와 2012년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6월항쟁 24주년 기념식'에서 "6월 항쟁의 의의와 2012년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 윤성효
그는 "남북관계가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지 못한다.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전쟁이 나거나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정치도 경제도 망하는 것이다"면서 "남북관계는 실제로 변화가 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이겨 집권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작년 경남에서 김두관 지사가 이겼다는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경남에서 작년에 단일화를 해서 잘 했기 때문에 승리했다. 경남의 승리가 전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역사를 가진 지역이다. 이곳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공과가 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한꺼번에 잡아넣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보통 용기가 아니다. 결정적으로 잘못한 게 '3당합당' 아니냐. 3당합당 이후부터 이 지역이 무너지면서 전체 정치구도가 바뀐 것이다. 1991년부터 20년을 그렇게 해왔다. 진보개혁진영 중심으로 '13년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1991년 이전의 정치지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00%는 아니지만 70~80% 정도는 회복하는 것이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결국은 후보단일화다.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가 되어야 한다. 투표용지에 번호가 두 개만 나오면 1번 찍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 부산경남에서 김두관 지사는 15석이 나올 수 있다고 하던데, 20석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당연합이든 선거연합이든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한다. 그런 뒤에 국민한테 표를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그런 일을 정당한테만 맡겨 놓아서는 안된다. 시민단체와 종교인들이 함께 해야 한다. 선거연합 하기 위해서도 유권자가 참여해야 하고,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연합이 되어야 한다. 야당이 이기려고 하면 30~40대를 많이 참여시키는 선거 방식을 이야기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시민의 힘을 결집시키고, 공천부터 캠페인을 해야 한다"

"선거에 이기려면 연립정부를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이피(JP, 김종필)가 하려고 했던 내각제 하려고 연합한 게 아니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와 노선이 같아서 단일화를 한 게 아니다. 우리로 단일화 하는 것도 좋지만 정몽준 후보로 단일화도 괜찮다고 봤다. 단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만 떨어뜨려 놓고 보자는 것이었다. 정몽준 후보는 정치세력이 아니니까 단임이고, 다음에 우리가 하면 된다고 봤다. 당시 정몽준 후보 지지율이 6% 정도 앞섰다. 그러니까 우리가 제안하면서 받았던 것이다. 우리가 앞서고 있으면 단일화를 받겠나. 정치는 자기를 버리면 되는 수가 있다."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은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은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방명록에 서명하는 모습. ⓒ 윤성효

이해찬 전 총리는 "'13년 체제'를 같이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연대를 해야 한다. 선거연합 이전에 정당연합을 최대한 추진해야 한다"면서 "그것을 못한다면 이후 우리 사회에 돌아가는 좌절감과 패배주의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좌절 속에서 변절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급식 하나 주는 것 가지고 '포플리즘'이니 '낭비'니 하며 유난을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도는 쌀을 정부가 사서 북에 주면 그 돈은 농민한테 가는 것이고, 쌀을 그대로 창고에 두면 그 돈은 창고업자한테 가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돈의 도착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한심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정권을 빼앗긴 것"이라고 말했다.

"반성은 우리가 집권하는 길 밖에 없다. 그렇게 하는 게 우리의 과오를 보상받는 길이다. 민주진보진영의 집권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저는 대통령 후보도, 국회의원 후보로 나갈 것도 아니다. '13년 체제'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제가 할 역할이다. 서울보다 경남에서 먼저 해봐라.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면 다른 지역에서도 따라 한다. 오늘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날 강연에 앞서 기념식이 열렸다.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 상임대표인 김영식 신부는 이흥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6월항쟁은 우리에게 여전히 자주, 민주, 통일을 완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 자리가 6월항쟁의 현재적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 김종부 창원시 제2부시장, 정성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이은진 경남발전연구원장, 석영철․강성훈․이종엽․손석형․이천기 경남도의원, 허윤영 진보신당 경남도당 위원장,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 문성현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 신석규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 상임대표, 하귀남 변호사. 경남불교평화연대 상임대표인 자흥 스님 등이 참석했다.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은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김종부 창원시 제2부시장, 문성현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오른쪽부터)이 민중의식을 하는 모습.
6월항쟁정신계승 경남사업회는 10일 저녁 창원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실에서 "6월 민주항쟁 2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은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김종부 창원시 제2부시장, 문성현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오른쪽부터)이 민중의식을 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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