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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Camp Hialeah)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일 저녁 늦게 낸 자료를 통해 "건축물 철거가 끝난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 7개 가운데 3개에서 2~70%의 백석면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공원화를 위해 기존 미군 시설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석면 함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인수와 확인과정이 철저하지 않다는 제보에 따라 공동 현장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는 지난 3월 5일부터 이루어졌고, 시료 분석은 '아이사환경컨설팅'에서 했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761동(왼쪽)으로,  문이 열린 보일러실의 단열포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백석면 70%가 분석됐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761동(왼쪽)으로, 문이 열린 보일러실의 단열포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백석면 70%가 분석됐다.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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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시료 중 3개 시료에서 석면 검출되었다는 것. 795동 벽체 시료에서 백석면 9~10%, 757동 주변 타르 조작 시료에서 2%, 781동 보일러실 덕트 단열포 시료에서 70%가 나왔다.

환경연합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로부터 석면 관련 조사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환경연합과 환경공단 관계자의 대화 내용이다.

부산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759동 벽체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으로, 이곳에서는 분석결과 9~10%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부산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759동 벽체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장면으로, 이곳에서는 분석결과 9~10%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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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면 문제에 대해 미군측으로 부터 정보를 받았는가?
"정보를 잘 주지 않는다. 준다고 해도 신뢰하기 어려운 간단한 정보를 줄 뿐이다."

- 어떤 정보를 받았는가?
"미군측이 한국에 기지를 반환하기 전에 석면 기초조사를 했다며 간단한 조사 결과를 전해주었다. 신뢰하기 어려웠다.

- 이후 환경공단이 취한 조치는?
"공단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미군측이 제공한 것보다 2배 많은 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이와 관련해 환경연합은 "결국 미군은 한국의 기지 내 석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않았고, 정확한 실태를 파악했다면 관련 정보를 한국측에 전달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면 검출에 대해, 환경연합은 "미군 측에서 기지 내 석면에 대한 정보가 한국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한국 측 기관인 국방부·환경공단·부산시는 석면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석면 철거 과정에서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상당히 누락됐고, 누락된 석면 함유 건축자재 석면철거과정에서 대기와 토양 등을 오염시키고 철거 작업자들이 석면에 노출되었다"면서 "석면이 함유된 건축폐기물이 일반폐기물에 섞여 반출되었다"고 덧붙였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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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하야리아 내부 철거된 석면폐기물을 담아 놓은 시설물.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하야리아 내부 철거된 석면폐기물을 담아 놓은 시설물.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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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기지 철거현장에서 백석면이 2~70% 함유된 석면건축물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면서 "방치된 석면은 일반건축폐기물로 반출되어 순환골재 등으로 재사용될 경우 2차 환경오염이 유발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고엽제 사건을 통해 석면문제도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하야리아 부지의 환경오염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 전에 정화와 복구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책과 관련해, 부산환경운동연합·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한국정부는 미군 당국에 하야리아 석면 관련 정보를 요구하여 철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하야리아의 건물 철거작업에서 석면 함유 자재 존속과 일반폐기물로의 반출 실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건물 철거 현장으로, 석면이 함유된 폐기물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군기지 하야리아 터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사진은 건물 철거 현장으로, 석면이 함유된 폐기물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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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들은 "석면 철거 대상 건물 주변의 토양과 대기의 석면 오염 여부와 주변 민가의 오염 여부에 대해 조사할 것"과 "반출된 건축폐기물 처리사업장에 석면이 함유된 폐기물이 혼합되어 배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야리아 터는 약 54만3360㎡로,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주한 미군 부산사령부가 설치되었다가 2006년 8월 10일 공식 폐쇄되었고, 2010년 1월 27일 부산시에 반환되었다. 부산시는 이곳을 '부산시민공원'으로 가꾸기로 하고 건물 철거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석면은 호흡을 통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혀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부산시는 미군기지였던 하야리아 터를 부산시민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하야리아 건물 배치도와 석면 시료 채취 위치(붉은색 표시)다.
 부산시는 미군기지였던 하야리아 터를 부산시민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하야리아 건물 배치도와 석면 시료 채취 위치(붉은색 표시)다.
ⓒ 부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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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석면, #미군기지, #하야리아, #부산환경연합, #부산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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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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