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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도교육청이 교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교육 국제대회를 외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부산·울산 교육청 등은 핀란드·독일 등 5개국 교원대표가 발표자로 나선 국제행사에 장소를 빌려주지 않거나 안내 공문 발송을 거부했다. 반면, 시청과 시의회가 교육청 대신 장소를 제공하고 공문을 발송해 '주객이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5개 지역을 돌며 펼쳐진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에는 초중고 교원 6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교조와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등 20여 개 교육시민단체가 주최하고 광주·전남·전북 교육청이 주관했으며 서울·경기·부산·울산 교육청 등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지난 14일 인천행사는 당초 인천시교육청 대강당으로 안내됐지만 인천시청 대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진행했다.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이 장소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교육청은 안내 공문 발송도 거부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23일 "이 지역 교사 수백 명이 참석하는 국제행사인데 교육청이 '취지에 동의하지 않아 장소를 내줄 수 없다'고 알려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육행사에 대한 협조를 교육청이 거부해 조직위가 지방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행사 당일 같은 시각 인천시교육청은 이 지역 웅변학원장 단체에서 주최한 웅변대회에 대강당을 대관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 교원 대표들 알까봐 부끄러워 쉬쉬"

 

 

최정민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처장은 "올해 직원들에게 핀란드 등 교육선진국 탐방활동을 보낸 교육청이 그 지역 교원 대표들이 강연하러 한국에 왔는데 장소 제공조차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외국 교원 대표들이 알까 봐 부끄러워 쉬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중견관리는 "심포지엄이 주말에 열려 시설관리 측면에서 장소제공을 못 했는데, 나중에 시청에서 치렀다는 소식을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교육감 임혜경)과 울산시교육청(교육감 김복만)은 초중고에 심포지엄 안내 공문을 교육청 명의로 보내는 것을 거부해 시의회가 대신 보내는 상황을 자초했다. 두 교육청이 이번 행사를 후원해놓고도 정작 교원들에게 안내하는 것을 꺼린 것이다. 두 교육청은 행사 장소 대관은 허용했다.

 

부산시의회 의장 명의로 된 지난 4월 28일치 공문 '학교혁신 부산 국제심포지엄 행사 안내'라는 공문을 보면 "부산교육청·부산시 등이 후원하는 행사를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역 교사들은 "교육 국제행사인데 교육청에서 안내공문이 오지 않고 시의회에서 왔다는 것이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중견관리는 "교육청이 주최하지 않는 행사에 대해서는 공문 이첩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교육청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핀란드 방문 교육감이 핀란드 대표 행사는 비협조

 

심포지엄을 보름 정도 앞둔 지난달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스웨덴과 핀란드를 방문했다. 두 교육선진국 방문을 통해 공교육 내실화의 방향을 정립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정작 두 나라 교원대표가 참석한 심포지엄엔 공문 발송조차 거부한 점에 대해서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승문 심포지엄 준비위원장(21세기교육연구원 원장)은 "유럽의 학교혁신을 배운다는 명분으로 수백만 원 들여 핀란드 등을 방문한 보수교육감이 이들 나라 교원과 한국 교원의 만남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한심한 일"이라면서 "아마도 행사 주최자 중에 전교조가 들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보수교육감들이 이렇게 속 좁게 행동하니까 교육자치가 지방정부에 의해 무시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학교혁신 국제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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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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