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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내년에 시행하려던 광명·안산·의정부 등 3개 지역 고교 평준화 계획이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의 부령개정 거부로 좌초된데 이어 이번에는 2013년 시행을 목표로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의회가 관련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11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259회 임시회에 고교 평준화 관련 규정을 담은 '경기도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제정안'(조례안)을 제출했다. 

 

이는 교과부가 지난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과부 장관이 쥐고 있던 고교 평준화 지역 지정 권한을 시·도 조례로 위임함에 따라 2013년 광명·안산·의정부 지역의 고교 평준화 시행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조례안은 수원·성남·안양 등 기존의 고교 평준화 실시지역 8곳을 명시하는 한편 고교 평준화 지역 지정과 해제를 위한 타당성 조사 및 여론조사 실시를 포함한 필수요건 등을 명문화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교육규칙에 위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회기에 조례가 제정되면 조례 규정에 따라 3개 지역의 고교 평준화 지역 지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공청회, 여론조사 실시 등 충분한 준비절차를 거쳐 오는 9~10월쯤 조례 개정을 마치고 2013년부터 고교 평준화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박세혁 의원)는 지난 9일 조례심사 회의를 열고 경기도교육청의 고교 평준화 추진 일정과 계획이 미흡하고,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을 들어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기에 조례안 처리는 불가능해졌으며, 경기도교육청의 고교 평준화 추진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이 사전에 교육위와 상의 없이 고교 평준화를 추진해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세혁(민주, 의정부3)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고교 평준화 실시의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조례안 자체에도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의 고교 평준화 추진 일정과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해 심의를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현재로서는 조례안 심의를 할 수 없다"며 "경기도교육청이 다음 회기에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면 그때 가서 조례안 심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괘씸죄'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의 조례안 심의 보류 사실이 알려지자 광명·안산·의정부 지역 고교 평준화 찬성 학부모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경기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11일 오후 성명을 내고 "교과부에 이어 또다시 경기도의회 교육위원들이 고교 평준화를 염원하는 3개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위가 조례안 심의 보류 이유 중 '시급성 결여'를 언급한 것에 날을 세웠다. 시민연대는 "이번 회기에 조례안이 통과돼야 3개 지역 평준화를 위한 준비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여기에는 최소한 3개월 이상 시일이 소요된다"며 "7월 임시회에서 조례가 제정된다 해도 준비절차를 거치면 10월말이 된다"고 일정의 촉박함을 주장했다.

 

요컨대 3개 지역의 고교 평준화 도입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11월회기에 고교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데, 이때는 2012년 예산안 심의와 맞물려 조례 개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렵고 시간에 쫓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시민연대는 따라서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교과부의 무책임한 결정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두 번 실망시키는 결정을 함으로써 학부모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처신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경기도의회 교육위의 고교 평준화 관련 조례안 심의 보류와 관련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학생학부모지원과 관계자는 "도의회 교육위에서 평준화 관련 조례안이 심의 보류돼 안타깝다"면서 "오는 7월 제260회 임시회에 미흡한 부속 자료들을 철저히 준비해 제출하고, 조례안이 꼭 통과되도록 교육위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고교 평준화, #조례 제정안, #심의 보류,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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