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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장관은 각 항만에서 선사대리점과 예선사간에 리베이트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여수·광양항은 연간 약 150억 원대로 추정되는 엄청난 탈세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략) 전국의 항만에서 벌어지고 있는 리베이트 및 세금 탈루혐의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만이 토착세력의 비리 척결을 강조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부응하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장관은 그렇게 하실 의향이 있습니까?"

 

지난 2월 28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서울 중랑구)의 말이다. 진 의원은 이날 지역 토착비리로 불거진 여수·광양항의 선사대리점과 예인선사가 리베이트와 세금 탈루를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에게 총리실이나 국세청에게도 전달해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요청한 바 있다.

 

박람회 개최도시 여수가 '야간경관조명사업' 비리사건 이후 잠잠해 지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여수·광양항 예인선사에서 연간 수백억원대의 불법리베이트와 세금 탈루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수 지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여수항만청 앞에서는 여수광양항만예선지회(이하 예선노조)조합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60여명의 회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2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고 있는 이번 집회는 벌써 4번째다. 이날도 예인노조는 '비리의 주범인 예선 사용자지명제를 폐기하고 공동배선제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예선노조 김병규 지회장은 "그동안 여수항만청 앞에서 수없이 문제점을 거론하며 집회에 돌입하자 항만청에서는 광양항과 여수중흥 낙포부두의 예선작업을 섹타별로 분산해 실시하고, 중흥석화부두에 전담예인선 2척을 집어 넣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지만 우리의 요구는 그러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연 여수항만청에서 사용자지명제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는지 모르겠지만 수백억원의 불법리베이트가 조성되고 탈세가 이루진 냄새 나고 더러운 사용자지명제를 끝까지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리 조합원과 많은 사람들이 사용자지명제를 각종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냄새가 나는 더러운 똥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들은 아직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하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항만청에서 비싼 돈 들여 실시하는 용역인 공동배선재가 여수광양에서 어떻게 정착될 수 있을 것인가에 목적을 두어야지 사용자지명제가 낫냐, 공동지명제가 낫냐는 식의 용역은 또 다른 불란을 일으킬 것이다. 만약 우리의 요구인 공동배선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지 않는다면 향후 강력한 총파업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천중근 여수시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들이 중간에서 브로커 역할 하는 놈들이다"며 "우리나라에 그런 놈들이 없어야 하는데 해양항만청이 그 놈들을 양산시키고 봐주기 식으로 일관하지 않았냐? 하는 것이 지금의 문제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천 지부장은 "여수 지역사회 비리의 온상을 척결하고자 이 자리에 밤잠 안 자고 모인 예선노조 동지들이 지역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동지들이 연대하고 경계해 여수를 정의롭고 자유가 넘치는 지역으로 새롭게 바꿔 나가자"며 이들을 격려했다.

 

또한 김상일 민노당 시의원은 "오늘 이 투쟁은 동지들의 호주머니를 채우고 임금을 높이고자 하는 투쟁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투쟁이다"라며 "여수시민들도 다들 지지하고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는 투쟁이라 생각한다"며 운을 떼었다.

 

이어 "여기 계신 동지들의 요구는 불법리베이트를 없애 깨끗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인천, 부산, 울산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동배선제를 왜 여수에서만 못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제 여수항만청은 그에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일 의원은 "지정배선제를 통해서 불법리베이트와 탈세로 인해 여수가 부패의 도시로 다시 낙인 찍혔다"며 "시의회에서 나서 제도화 할 수 없는 것이 죄송할 따름이다, 공동배선제가 실행되어 진정한 사회정의가 구현될 때까지 우리 동지들과 끝까지 투쟁할 것을 약속 드린다" 밝혔다.

 

예선업체 20~50% 리베이트는 오래된 관행...수백업 리베이트 지불

 

국내 2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여수·광양항에는 현재 34개의 선사대리점이 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 따르면 "'반도해운주식회사'가 이 곳 대리점 업무량의 약 60~70%를 장악하고 있는데 그 장악력으로 예선사 지명권를 남용해 과도한 리베이트를 요구, 예선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2월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밝힌다 있다.

 

진 의원은 "예선업체들이 선사대리점에게 주는 리베이트는 오래된 관행으로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판촉비 명목의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들 13개 예인사 중 일우선박, 오양선박, 해도선박, 광진선박, 서호선박 등 이들 반도해운의 거래 대상업체들은 매달 판촉비 명목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수백억원을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예선노조 관계자는 "여수·광양항 예선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 물류도시에 비해 예선업체가 난립해 선박대리점간 과당경쟁으로 리베이트를 하지 않으면 일감을 따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선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정당한 대가와 처우개선은 뒷전이다 보니 월 400시간의 살인적인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여수항만청 백정원 항만물류계장은 "노조에서 주장하는 공동배선제는 사용자와 예선업체간에 의견조율이 되어야 할 부분이다, 공동배선제도 단점이 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 계장은 "노조의 주장은 불법적인 리베이트 관행을 공동배선제로 없애자는 주장인데 항만청에서는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며 "공동배선제가 아닌 섹타제 도입을 시도 중이고 개선방안 도출을 통한 용역을 실시 중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가 된 리베이트나 불법 탈세의 지도 감독에 대해 "법적 권한이 없다, 예선협의회에서 결정될 문제로 이 부분은 우리가 조사할 사항이 아니다, 진의 여부가 확인이 안된 사항으로 10%의 공식적인 리베이트 외의 부분은 예선사가 대리점과의 계약관계나 물량확보에 의해 발생되는 부분으로 사용자나 선사가 계약관계의 틀이 변형이 되어 깨어질 수 있는 제도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예인선노조, #공동배선제, #여수항만청, #리베이트,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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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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