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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일 북한이 제의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3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북쪽의 이날 제의는 미국 워싱턴에서 19일(현지시각)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 재개'를 강조한 직후 나온 것이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북측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보낸 전통문에서 '군사적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통상 장성급 이상 회담을 고위급이라고 하는데 국방장관 회담으로 해석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장관급 회담이 될 수도 있고, 장성급 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측이 전통문의 발신자와 수신자를 각각 북측 인민무력부장과 남측 국방장관으로 밝힌 점을 보면 국방장관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북측은 예비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를 남측 편의대로 정하자고 제의했고, 모든 현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예비회담 제안 시기에 대해 "이른 시간 내 북에 제의할 것"이라며 "내일이 될 수도 있고 다음 주 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측의 제의에 대해 이날 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하는 남북고위급회담에 나갈 것"이라며 "이런 방향으로 예비회담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추후 북쪽에 제의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냈다.

 

또 정부는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해 별도의 고위급 당국 회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추후 이를 위한 당국 회담을 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제의에 대해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우리 국방장관 앞으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면서 당국의 제안이라는 형식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북한의 회담 제의 자체를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회담에 나가 북측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또 통일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문제와 비핵화 문제, 이 두 문제는 같이 협의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밝혀 '군사회담'과 '비핵화회담'을 병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광일 실장도 "우리가 협의하고자 하는 의제에 대한 확실한 입장 확인 없이 (고위급 군사회담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실무회담에서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다면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남북대화 재개 조건으로 북측에 대해 ▲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 추가 도발 방지 확약 ▲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남북 양측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의 수위와 내용을 놓고 여전히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음은 이날 정부가 통일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북한의 군사회담 제의에 대한 정부의 입장

 

o 정부는 지난 1월 10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 형식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 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②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의한 바 있음.

 

o 이에 대해 북한은 오늘 오전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명의 우리 김관진 국방부장관 앞 통지문을 통해 우리측이 당국간 회담의제로 상정하는 문제들이 군 당국과 관계되는 군사적 성격의 문제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고위급 군사회담을 개최하자고 하면서 그 의제로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로 할 것을 제의해 왔음.

 

o 우리로서는 이미 밝힌 대로 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②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음.

 

o 이러한 입장에 따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하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에 나갈 것이며, 이러한 방향으로 예비회담 등 구체적 사항들을 추후 북측에 제의할 계획임.

 

o 또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해 별도의 고위급 당국 회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추후 이를 위한 당국 회담을 제의할 예정임.

 

o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임.

 

통일부 대변인


태그:#천안함, #고위급 군사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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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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