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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다. 많은 시민들은 종종걸음으로 갈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내리는 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문성근. 그는 이제 배우이길 잠시 포기하고 현재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도 구리 돌다리 사거리에서 진행된 '유쾌한 민란' 행사는 배우 문성근,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지역 '들불'들의 주최로 열렸다.

문성근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우비를 입고 핀 마이크를 꽃은 채로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명박 정권이 너무 짜증나서 나왔다"

시민들에게 '유쾌한 민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성근
 시민들에게 '유쾌한 민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성근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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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은 "배우 문성근입니다, 오늘은 촬영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시민운동 하러 왔습니다, 1분만 이야기 하겠습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저는 오늘 이명박 정권이 너무 짜증나서 나왔습니다"라며 "어제 국회 상황들 다들 보셨죠? 이래서는 안 됩니다"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또한 "분열된 야당을 묶어야 한나라당과 맞짱을 뜰 수 있다"면서 "2012 선거에서 야권단일정당으로 승리해야 된다"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많은 비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문성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중 일부의 시민들은 준비해 놓은 부스 안으로 들어와 '유쾌한 민란'의 회원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문성근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지지하고 생각을 함께하는 '지역 들불'들이 '유쾌한 민란'의 자원봉사를 자처하며 회원 가입을 받고 있었다.

회원 가입을 받으며 문성근과 함께하고 있는 신동호(50)씨는 "모든 사람이 회원으로만 남아 있을 수는 없기에 같은 뜻 같은 마음을 가지고 이곳에 나와 회원 가입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문성근씨가 대신해서 해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나왔다"고 자발적인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전국의 '지역 들불' 들과 함께 '유쾌한 민란'은 12월 말까지 5만 명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현재는 약 3만7천 명이 '유쾌한 명령'을 내린 상태다.

문성근과 함께하고 있는 들불들은 성인만이 아니었다. 2012년 첫 선거를 하게 된다는 고등학생 김연태(18)군은 "좋은 정치 바른 정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어른들은 그런 것 같지 않다"며 "첫 투표에서 꼭 좋은 사람을 뽑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민주주의의 최후에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문성근의 '유쾌한 민란'은 시민의 힘으로, 진보진영을 하나로 묶어내어 2012년 선거에서 다시 한번 '민주 정부'를 세우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쾌한 민란' 제안서
 '유쾌한 민란' 제안서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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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안서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폭거는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이는 이명박 대통령만의 독선, 독단의 결과가 아니라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손잡고 벌이는 일이라, 2012년 또다시 한나라당에게 집권을 허용한다면 그 재앙적 후과는 가늠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절박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해진 보수정당과 맞서기 위해 그는 선거 직전에 벌어지는 어정쩡한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진보진영의 단일정당으로 정면돌파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유쾌한 민란'은 문성근뿐만 아니라 각개 각층의 인사들과 같은 생각을 지닌 많은 '지역들불'들과 함께 더 많은 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이길 잠시 포기하고 시국을 걱정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유쾌한 민란'을 진행 중인 문성근.

'민주주의의 최후에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노 대통령의 옆에서 함께했던 문성근이 조직한 '유쾌한 민란'의 들불들이 민주주의의 최후에 보루가 될 것인지 그 앞날이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 주간지 시사서울(sisaseoul.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성근, #유쾌한 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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