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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0일 오전 10시 20분]

 

"4대강사업 낙동강 황사로 못살겠다"

 

 

8~9일 사이 바람이 많이 불어 4대강(낙동강)사업 공사현장 주변 마을에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경남도에 항의하고 나섰다. 이영학씨를 비롯한 밀양 하남읍 주민 10여명은 10일 오전 경남도청을 항의방문한다.

 

주민들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낙동강사업 때문에 주민들이 못살겠다"며 "당장 공사 중단하고 모래 방지막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바람 때문에 낙동강 주변에 살고 있는 우리 밀양주민들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다. 낙동강과 농지리모델링 현장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눈과 코 얼굴을 공격하여 아프고 눈물이 나고 숨을 쉴 수 없고 구토까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4대강사업이 주민들을 못살게 할지 상상도 못했다. 뿐만 아니라 겨울 농사를 짓는 비닐하우스는 일조량이 생명인데 모래가 비닐하우스를 뒤덮어버리면 농사는 끝장이다. 모래바람이 들판의 농작물이나 비닐하우스 안까지 침범하여 농작물 잎에 앉으면 농작물은 말라죽는다"고 주장했다.

 

이영학씨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에도 모래먼지가 날라들어 엉망이 돼버렸다. 겨울에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아니라 경남의 젖줄인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우리 낙동강변 주민들이 못살겠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며 "북풍이 불어오는 겨울 내내 낙동강변 주민들은 이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경상남도에 하루속히 모래바람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모래바람에 대한 대책이 완벽하게 수립될 때까지 낙동강 준설공사는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주민들은 앞으로 겨울 내내 모래바람으로 부터 피해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모래바람이 일어나는 강바닥, 농지리모델링 현장, 모래적치장 등 모든 모래더미는 방지막을 덮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 모래바람으로부터 마을, 주민, 농작물,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학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10일 오전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강병기 정무부지사실을 찾아 항의방문하고 대책을 촉구한다.

 

[1신 : 9일 오후 5시]

 

4대강사업 준설현장, 바람 심해 공사 중단

 

4대강(낙동강)사업 현장에 바람이 세게 불어 9일 준설작업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사람들은 준설토와 모래가 바람을 타고 하늘을 뒤덮어 눈을 뜨지 못할 정도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바람 때문에 작업중단에 들어간 곳은 낙동강사업 17공구 현장이다. 한진중공업이 맡고 있는 공사 구간으로, 낙동강을 가로지른 본포교(창원 동읍~창녕 길곡) 상·하류지역이다.

 

 

한진중공업 공사담당자는 "어린 아이가 서 있으면 넘어질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분다. 일부 구간은 먼지가 심해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건설기계노조 한 조합원은 "바람이 많이 불어 작업 현장은 난리가 아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트럭에서 내려 서 있으면 바람에 날린 모래와 흙이 얼굴을 때려 아플 정도"라면서 "본포교에서 바라보면 주변 하늘은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뿌옇다. 좀 심하게 말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조합원들이 요구해서 오후부터 작업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낙동강사업 17공구 일부 구간에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준설작업이 중단되었는데, 멈춘 덤프트럭은 60대 정도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도로의 경우 물을 뿌려서 그런지 먼지가 나지 않는데, 그 이외 구간과 성토한 곳은 바람이 워낙 세게 부니까 먼지가 나는 현상이 심하다"고 밝혔다.

 

본포교가 내려다보이는 창원시 의창구 동읍 본포리 소재 낙동강선원 주지 자흥 스님은 "어제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다. 낙동강 공사장 주변은 엉망이다. 태풍이 왔다고 느낄 정도다. 본포교 주변에 모래가 많이 쌓여 있는데, 준설작업 등으로 인해 바람을 타고 모래가 날리면서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깥에서 걸어 다니면 눈을 뜨지 못할 정도다. 동네 사람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람이 불면서 낙동강사업 거의 모든 구간에서 '황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건설기계노조 관계자는 "합천과 창녕 등 준설작업 현장에 투입된 조합원들에 의하면, 낙동강사업 거의 대부분 구간에서 바람 때문에 먼지가 많이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강에서 나는 모래도 바람에 날리지만, 준설해 놓은 흙은 차양막을 덮지 않은 데가 많아 흙이 함께 바람에 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어제와 오늘 사이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낙동강사업 모든 구간에서 먼지가 심하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준설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차양막 설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창원기상대는 이날 경남 일원에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지역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10.4m였다. 바람의 세기가 강에서는 더 심한데, 낙동강사업 17공구를 맡은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최대풍속은 초속 18.5m 정도였다고 밝혔다.

 

창원기상대 관계자는 "풍속을 재기 위한 장비는 강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 정도 바람은 강풍주의보(초속 22m 이상)를 내리거나 특보를 내릴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보수단체 '4대강 반대 철회 요구' ... 야4당 '회수 반대 천막농성'

 

한편 낙동강사업 찬반 논란이 뜨겁다. 라이트코리아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한국네티즌연대, 활빈단 등 5개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4대강사업 반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에도 반대가 극렬했지만 오늘날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다"면서 "정치적 논리로, 정치적 이해관계만 앞세우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경남도당은 10일 오후 2시30분부터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4대강사업권 회수 반대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야4당은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을 이명박 임기 만료 전에 추진하기 위하여 경상남도의 낙동강사업권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려고 한다"며 "8일 정부의 일방적인 낙동강사업권 회수를 반대하는 결의대회와 삭발식을 한데 이어 2주간의 천막농성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사업, #낙동강선원, #황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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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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