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온라인에서 여성들의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여성삼국'으로 통하는 인터넷 카페 '소울드레서(소드)' '화장발' '쌍화차코코아(쌍코)' 가 유명한데 이들 커뮤니티는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여성삼국 인터넷 카페는 원래 화장품, 옷 등 뷰티에 관심있는 여성들이 모여 시작한 커뮤니티였으나 현재는 뷰티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관련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커뮤니티로 진화했다. 이들 삼국카페는 20살 이상의 성인 여성 중심의 커뮤니티로 회원들의 숫자는 무려 58만명에 이른다.

 

최근 이들의 활약은 지난 8월 29일 4대강사업 반대 기금 마련을 위한 '건江한 장터'에서 더욱 빛났다. 이날 삼국카페는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회원들이 보낸 물품으로 바자회를 열었으며 이 행사를 통한 이익은 4대강 반대사업을 위한 활동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영화배우 문성근, 한명숙 전 총리, 최문순 민주당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각계각층의 사회인사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소장품을 경매에 올리는 이벤트도 진행되었다. 이 '건江한 장터'로 마련된 기금은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신문 광고부터 시작해 다양한 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 행사를 이끈 닉네임 '찹쌀떡'(29, 소울드레서)과 닉네임 '단사마'(31, 쌍코)의 말을 들어보았다.

 

- 정치적 행보와 카페 설립 취지가 부딪치지 않나.

"정치는 우리의 삶과 직결돼 있다.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한 정치적 관심은 당연하다."

 

- 지난 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카페 회원들의 관심은 어디에 있었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최우선 관심사였다. '투표 안 하면, 뽀뽀도 없다'(No Vote, No Kiss)는 슬로건이 카페 안에 자연스럽게 울려 퍼질 정도였다. 4대강 사업을 포함한 정책을 살피고 후보자를 선택할 것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 많은 카페 회원들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가.

"물론 아니다. 행동으로 옮길 정도로 능동적인 회원은 아직 소수다. 그러나 불의에 대한 공감대의 폭은 넓다."

 

-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힘의 한계를 인정한다. 이명박 정부가 당장 4대강 사업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5·18도 평범한 시민의 혁명이었다."

 

- 희망의 싹을 보았는가.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도 작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절벽' 같은 보수주의자 아버지 말고는, 엄마와 여동생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주위의 친지 10명의 마음을 바꾼 것도 보람이다. 아버지조차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자 수긍하는 눈치였다."

 

- 야당은 희망인가.

"아니다. 말과 행동이 다름은 여당과 다름이 없다.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MB 정권의 독선을 제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했을 따름이다. 지방선거 직후 보궐 선거에서 야당에 '채찍'을 내린 뜻을 정치권은 곱씹어 볼 일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노동·학생운동보다 오히려 네티즌의 활약에 주목한다.

 

"그들은 일상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거대 이슈 앞에서 폭발하는 특성을 지녔다. 시민사회의 새로운 비판적 저항수단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본과 마케팅에 영향 받지 않는다. 정치·사회적 불합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 순수성은 그들로 하여금 단기간에 집단적 합의에 이르게 한다. 언제 그들이 폭발할는지 모른다. 그들의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다. 온라인 동아리의 특성은 충성도가 높고 사명감도 대단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 삼국'은 야만의 정치를 폭로하는 상징물이다. 그들의 경고는 정파를 초월한다. 그들은 정치판의 혁명적 변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정작 정치판에서는 그들의 행동에 둔감하다. 그들은 아예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잠재력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터다.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태그:#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화장~발, #여성삼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