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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범람이 청계천 범람을 일정하게 대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조명래 교수는 27일 "청계천의 250여 개 수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광화문광장 주변의 물을 빨리 빨아들이지 못한 것이 광장 범람의 상당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조 교수는 "청계천은 하천 같지만 사실 인공 물길이다. 땅바닥을 차수막을 해서 그 밑으로 우수 하수가 흐르는데 그 우수, 하수관이 꽉 차면 80년 빈도를 견딜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청계천 습벽에 한 250여 개 수문이 열리면서 청계천 본류로 물이 들어오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 상류 부분에서 다리 밑까지 물이 올라올 정도였지만 제 역할을 못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그런 측면에서 사실 이번 광화문광장 범람은 청계천 범람을 일정하게 대신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에 비가 약 260mm 왔고 정부에선 103년 만에 처음으로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1908년 이래 비가 (하루에) 250mm 이상 내린 적이 약 10번 정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이날 청계천과 광화문광장 각각의 배수시스템의 예상 강우량 차이, 청계천 내 각종 인공 시설물 등으로 인한 홍수 피해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광화문 일대는 10년 빈도를 견디도록 되어 있고 광화문과 청계천 사이를 견디는 부분도 10년 빈도지만 청계천은 80년 빈도로, 배수시스템 간에 연결이 안 되는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청계천 자체는 많은 비를 견딜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 그것이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청계천 내에 설치된 각종 인공시설물 중에는 경우에 따라 홍수 처리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향후 4대강 사업 구간의 홍수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동안은 4대강 자체에서 물이 잘 빠졌지만, 4대강에 16개 보를 설치하면 그만큼 물 흐름이 느려지고 요즘같이 기후변화로 집중폭우가 내린다면 사업 자체가 홍수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본류는 이미 정비가 잘 되어 있다. 2년 전에 하천 정비율이 97% 가까이 됐고 실제 정부 통계를 보면 본류에서 홍수피해가 났던 것이 3.6%다. 그렇기 때문에 지천을 더 신경 써야 하는데 지금 4대강 사업은 자원 배분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본류에 자원을 집중시킴으로써 홍수 피해가 날 수 있는 지천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여당에서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홍수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조 교수는 "정확한 주장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역으로 4대강에서 지금 홍수가 안 났다는 것은 기존에 4대강 정비가 잘되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저번에 주변에서 피해가 발생했던 남한강 주변은 지천에서 한 5곳, 소하천에서 15곳에서 제방이 무너지거나 농경지가 침수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것은 대개 남한강 본류의 대규모 준설에 의해서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발생한 피해이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서 주장하는 것과 다른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그:#광화문 광장 범람, #청계천 범람, #4대강 홍수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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