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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 5000명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하루 1시간씩 늘어나면 학업성취도는 2.38점씩 낮아진다는 것. 경제활동에 전념하는 한부모 가정의 자녀 게임 시간이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한부모 가정에 대해 학교와 사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휴대폰, 인터넷, 닌텐도 등 게임 중독에 빠진 10세 이하 학생들의 뇌는 영상을 통해 자극적이고 재미에 습관적으로 반응하도록 연결망이 짜여, 커서도(어른이 돼서도)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일본 니혼대학 뇌신경과학자 모리 아키오 박사의 <게임 뇌의 공포>(2009년 5월, 사람과 책)를 상기하게 한다. 게임에 중독되면 뇌가 어떻게 부정적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한국에서도 인터넷 게임을 비롯한 미디어에 빠진 아이들에게 자기 주도 게임 사용 절제력을 길러 주고, 임파워먼트(자기 역량 강화) 형성에 초점을 둔 방법론을 제시한 책이 출판됐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 쓴 <우리 아이 게임 절제력>(마더북스)은 현 영상시대의 자녀 게임 문제를 파헤쳐 대안을 제시하는 '게임양육서'라고 말할 수 있다.

 

권 소장은 인터넷 미디어 게임의 단적인 폐해로 '아이템 만능주의'와 '레벨지상주의'를 꼬집는다. 그래서 게임 중독 자녀들이 게임 기업을 도와주는 '동전투입기'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아이들이 몰입하는 게임의 세계는 아이템 만능주의와 레벨지상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은 밤을 새고, 학원도 빼먹고,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등 생존을 위한 포인트 게임을 하면서까지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경고를 한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사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캐시를 충전해 게임 기업을 도와주는 '동전투입기'의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방심하는 동안 아이들에겐 사이버공간이 현실공간보다 더 친숙하고 자아실현이 가능한 곳으로 익숙해진다. 대책 없이 이런 세계 속으로 아이들이 들어가도록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또 다른 길을 활짝 열어 줄 것인지, 이제 부모들이 선택해야 한다."

- 본문 p91 '가상공간 속에서도 인간관계의 법칙이 적용된다' 중에서 -

 

권 소장은 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면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영향력은 소리를 지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때려서 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본보기를 부여해 주며 정체성과 친밀성 관계 맺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넣어 주는 임파워먼트(자기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사용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좋은 습관을 훈련시키기 위해 자녀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몫과 부모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할 몫이 균형을 이루는 지혜가 가정에 있어야 한다."

-본문 p167 '절제훈련목표(임파워먼트)' 중에서-

 

특히 그는 자녀의 인터넷 중독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인터넷 게임 중독이 심각한 질병임을 인정하라 ▲중독된 자녀는 부모만이 끝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컴퓨터, 게임기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라 ▲사회적 자원을 활용하라 등을 고민하라고 말하고 있다.

 

추천의 글을 통해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인터넷 바다에 빠져 죽어가는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권 소장을 볼 때 백성을 살리기 위해 한평생을 바쳐 동의보감을 만들었던 민족의학 선구자 허준 선생을 보는 것과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 연수>의 저자 이남수 씨는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부모들과 선생님들이 게임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며, 대안과 대책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 게임절제력>은 ▲유년기 게임, 아이의 뇌를 파괴한다 ▲아이들은 왜 인터넷게임에 빠져드는가 ▲진단과 예방(옆자리에 앉아 소통하라) ▲게임절제력, 습관의 힘 키우기 ▲게임뇌는 잡고 공부뇌는 키워라 ▲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미디어사용 기록장 활용, 미디어 사용 일기와 가족들의 댓글, 미디어 사용수칙, 우리아이 인터넷 게임 중독 여부 점검 12가지 질문항목 체크, 자녀 인터넷 이용실태 점검, 유출된 개인정보 찾아내기, 자녀관리 프로그램 활용 등 10가지 실천법을 부록으로 담고 있다.

 

저자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소장은 1964년 충북 괴산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숭실고, 한영외국어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시민운동)에서 일하면서 청소년유해환경 개선에 노력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 매체분과 정책자문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2005년 한국 최초로 인터넷 게임 중독 예방교육 민간기관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www.gamemedia.or.kr)를 설립해 청소년, 부모, 상담전문가, 교사들을 일깨우고 있다. 공동 저서로 <요즘 아이들 힘드시죠>(1995, 청우), <대중문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1996, 예영> 등이 있다.


공부 집중력 확 높이는 우리 아이 게임절제력 - 소리 지르지 않고, 싸우지 않는 지혜로운 부모의 게임사용 지도법

권장희 지음,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2010)


태그:#우리 아이 게임절제력, # 권장희, #마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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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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