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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는 한강과 낙동강의 4대강정비사업 현장을 둘러본 뒤 "지금이라도 보(댐) 공사를 중단하고 준설작업을 그만두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롭다"고 밝혔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14일 오전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강 사업 현장을 살펴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강 이포보 공사 현장에 이어 낙동강 합천보, 함안보 공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13일 그는 합천보로 인해 농경지 침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합천군 덕곡면 일대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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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1976~2008년까지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주로 생태, 수리, 하천 분야 업무를 담당했으며,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퇴임 이후 그는 전공을 살려 세계 여러 나라의 하천 개발 관련 현장을 살펴본 뒤, 보고서(의견서)를 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4대강사업 현장을 살펴본 뒤 의견서를 낼 예정이다. 그는 지난 4일 입국한 뒤 현장 조사와 세미나 참석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낙동강국민연대가 마련했고, 김미애씨가 통역을 맡았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가 14일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강사업에 대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가 14일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강사업에 대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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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은 하천에 댐 건설을 어떻게 했고 준설을 어떻게 해왔으며 현재 평가는 어떠한지?
"독일에 댐이 많이 건설됐다. 경험을 많이 하고서 지혜를 얻었다. 경험에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라인강 상류지역에 준설을 해서 강이 깊어졌고, 지하수위도 변화했다. 그것으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줄어들었다. 준설이 계속되면서 홍수가 더 났다. 독일은 그런 경험을 한 뒤부터 댐을 짓지 않고 준설도 하지 않는다. 준설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 댐과 준설로 홍수 위험이 더 높아졌다는 말인지?
"댐과 준설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홍수 위험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피해가 엄청났다. 농업과 산림에 영향을 끼쳤고,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 강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댐 건설을 많이 하게 되면 홍수에 영향을 끼친다. 그런 현상은 라인강 하류 네들란드에까지 영향을 줬다. 요즘은 댐 건설과 준설을 중단하면서 홍수 위험이 낮아지고 있다. 라인강 하류 22km 구간에는 댐을 짓거나 준설을 하지 않았는데, 그 구간에는 홍수가 줄었다."

- 낙동강의 4대강사업 현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지금 건설 형태를 보면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항상 댐 건설은 좋은 게 아니다. 건설이 너무 큰 면적에서 크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끼친다. 강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는데, 지금 낙동강은 직선형으로 되어 가고 있다. 동시에 수위가 높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홍수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진다. 물은 굽이굽이 흐를 때 홍수 위험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가 14일 오전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라인강 지도를 펼쳐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가 14일 오전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 라인강 지도를 펼쳐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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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의 홍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인지?
"지금은 창원~부산 사이 낙동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직선형으로 되면 유속이 빨라진다. 유속이 빨라지는 것으로 인해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4대강사업의 설계도에 나와 있지 않다. 그것이 훨씬 더 비극적이다. 강 본류에서 홍수가 나면 대도시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낙동강 지류와 본류의 물이 합쳐지면서 홍수 위험은 높아진다. 낙동강 본류의 유속이 빨라지면 지류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 댐 건설과 준설 계획이 세워졌다가 중단된 사례가 있는지?
"1980년부터 도나우강에 댐을 건설하는 사업이 추진되었다. 시민과 학생들이 건설 현장에 들어가서 투쟁했다. 평화적으로 공사를 막았다. 경찰은 시민과 학생들의 행동을 막을 수 없었다. 시민들의 시위는 몇 년 동안 계속되었다. 결국 정부가 포기했다. 헝가리 정부는 큰 댐 건설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했다. 댐 건설은 비경제적이고 위험한데, 헝가리 정부와 국회가 (사업을 포기하는) 용기를 냈던 것이다."

- 현재 한국의 4대강사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많이 조심스럽다. 상황으로 봐서는 꼭 해야만 하는 사업이냐 하는 의문이 생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과 창원, 부산시민들이 함께 싸워 나가야 한다. 독일 도나우강의 사례에서 보듯이, 댐 건설은 수질 악화를 가져온다. 독일에서는 댐 건설이 수질 악화를 가져온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신문 기사 자료를 한국에 두고 갈 것이니 참고했으면 한다. 수질 악화는 결국 사람의 건강을 나쁘게 만들 것이다."

- 합천보와 함안보 등 보 공사와 준설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그래도 중단해야 한다. 그것이 훨씬 더 낫다. 인근에 있는 공업지대로 인한 수질 악화가 있는데, 4대강사업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여러 상황을 볼 때 중단해야 한다. 국민 경제를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 독일에서는 지금 댐 건설을 하지 않는다는 말인지?
"독일에서는 1932년부터 댐을 건설했다. 독일은 굉장히 천천히 댐 건설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다가 1977년부터 독일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댐 건설이 진행되지 않았다. 댐 건설로 인해 많은 지혜를 얻은 것이다."

- 현재 4대강사업 현장에서 짓고 있는 보가 댐이라고 보나?
"보와 댐은 비슷하다. 수질에 악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보와 댐의 구분은 규모 등으로 봐서 판단해야 한다."

- 보 공사를 중단한다면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현재까지 진행된 공사는 중단되어야 하고, 중단된 채 둘 수는 없다. 동시에 철거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홍수 예방도 된다. 단계적으로 철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낫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는 14일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박창균 신부와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 통역가 김미애씨(왼쪽부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독일의 하천 전문가 헨리히프라이제(Henrichfreise) 박사는 14일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박창균 신부와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 통역가 김미애씨(왼쪽부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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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헨리히프라이제 박사,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낙동강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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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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