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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두무진(명승8호)을 돌아보면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웅장하고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펼쳐진다.
▲ 선대암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배를 타고 두무진(명승8호)을 돌아보면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웅장하고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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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침몰해 우리의 해군용사 46명이 사망했다. 이후 급격하게 침체한 백령도 관광을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와 옹진군청(http://ongjin.go.kr/)에서는 '백령도, 대청도 자유여행 팸 투어'를 지난 8월 16일(1기)부터 9월 10일(9기)까지 실시, 매기 350여 명 정도의 인원에 대한 여객선 운임을 보조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민은 왕복 여객선 운임(11만 3300원)을 무료로 비인천 시민은 저렴한 비용 (3만5000원) 왕복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나도 운 좋게 신청이 되어 지난 9일과 10일 1박 2일 동안 백령도를 다녀오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 일행이 백령도로 떠나는 날 억수 같은 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내렸다. 그런 악천후 속에서 나는 '청해진 해운 데모크라시' 호에 몸을 실었다.

운 좋게 찾은 백령도....'가는 날이 장날' 폭우를 만나다

이번에 내가 백령도를 찾는 목적은 단순 관광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으로 우리의 숭고한 젊은이들이 아까운 청춘을 조국을 위해 몸바친 현장을 돌아보고 가신님들에 대한 '명복'을 빌고 그 사건의 현장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태로 서해 최북단의 섬마을 백령도 주민들이 받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더불어 백령도가 자랑하는 천혜의 관광지를 돌아보기 위함도 목적에 있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연안부두 인천여객 터미널에서 백령도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은 갑판이 없어 백령도까지 이동하는 (4~6시간) 동안 바다 위를 달려가면서도 바다 구경 하나 못하고 내내 비좁은 좌석에 앉아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 답답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고통을 감수하며 백령도에 도착하게 됐다. 앞으로 인천시와 옹진군은 백령도 여행 활성화를 위해선 먼저 백령도 취항 여객선부터 개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일행을 태운 여객선은 인천터미널에서 오전 8시 20분에 출발해 백령도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지났다. 배에서 내리니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져 우산이 뒤집히고 순식간에 모든 승객이 마치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 각 여행사가 제공한 차편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숙소를 정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우리 일행들이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사곶해변(천연기념물 391호)이었다.

▲ 두무진 (명승8호) 선대암. 광해군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할 정도로 기암괴석이 장관인 두무진 바다에 유람선을 타고 동영상 촬영을 하였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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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곶해변은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규조토 해변으로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다. 우리 일행을 안내하는 기사님 말씀에 의하면 이곳은 실제로 한때 군 비행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파도가 높은 탓에 우리 일행은 어쩔 수 없이 봉고차를 타고 차 안에서 사고해변을 돌아봐야만 했다.

악천후 때문에 몇 곳의 관광 코스를 생략하고 찾아간 곳은 심청각.  효녀 심청이가 봉원사에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여 시각장애인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심청전의 배경무대인 백령도를 알리려고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바라다보이는 곳에 세워진 심청각에 도착했다. 폭우로 전방 조망이 불가하여 2층 심청각 시청각 자료실을 돌아보다 문화 해설사로 부터 남북대치상황에 대한 설명과 심청각 바로 건너편 북한지역에 있는 인당수와 심청전에 대한 전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어서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백령도 관광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두무진(명승 8호)이다.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웅장 미가 아름답고 다양하고 기묘한 기암괴석들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는 광해군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한 선대암과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모습의 코끼리 바위, 비슷한 모양의 두 바위가 껴 앉은 모습의 형제바위를 만날 수 있다.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선대암

두무진 명승 8호 바다에 있는 장군바위
▲ 선대암 장군바위 두무진 명승 8호 바다에 있는 장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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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마치 물을 먹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코끼리 바위라 함.
▲ 코끼리 바위 코끼리가 마치 물을 먹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코끼리 바위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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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두무진 해안을 돌아보는 동안 다행히 비는 멈추었으나 파도가 높아 유람선이 요동을 치는 바람에 그 아름다운 기암 절경 경관을 코앞에 두고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포구에 돌아온 우리 일행은 다시 도보로 이어지는 형제봉 코스를 돌아보았다.

비슷한 모양의 두 바위가 껴안고 있는듯 하여 형제 바위라 한다. 두무진에 있다.
▲ 형제바위 비슷한 모양의 두 바위가 껴안고 있는듯 하여 형제 바위라 한다. 두무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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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기암 절경 사이로 위치한 형제봉은 그 어떤 해상국립공원이나 북한의 금강산 인근에 위치한 해금강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어 불편한 여객선을 타고 고생하며 백령도를 찾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제 꼭 다시 한번 백령도 두무진(명승 8호)을 돌아보고 싶은 미련이 남을 정도이다.

여행에서 먹는 재미를 뺄 수는 없지요.
 여행에서 먹는 재미를 뺄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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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백령도 첫째날 관광일정을 마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여행의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을 뺄 수 없어 두무진 앞 횟집에 들러 회를 시켰다. 횟감이 자연산이라서 그런지 회 자체는 정말 그 어느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오묘한 진미를 간직하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옥에 티'라고나 할까 부족한 서비스가 조금 아쉬웠다.

앞으로 '백령도 주민 경제와 관광활성화'를 위해선 인천시와 옹진군청, 백령도 주민이 좀 더 머리를 가까이 맞대고 아름다운 서해 북단의 섬 백령도를 찾아 관광도 즐기고 먹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그래서 꼭 다시 찾고 싶은 섬, 백령도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구체적이고 특색있는 관광객 유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콩돌 해변...하지만 상술이 아쉽다

고봉포구 앞바다에 있는 사자바위는 마치 사자가 누워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
▲ 사자바위 고봉포구 앞바다에 있는 사자바위는 마치 사자가 누워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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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다행히 아침에 조금 내리던 비가 그쳐 고봉포구 앞바다에 있는, 마치 사자가 누워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자세를 취하는 듯한 사자 바위를 돌아보고,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용트림 바위를 돌아봤다. 그런데 이곳 용트림 바위 전망대에서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곳 전망대에서 전국에서 모인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 용트림바위 전망대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곳 전망대에서 전국에서 모인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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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용트림 바위로 불린다. 바위 스스로 하늘을 향해 나선처럼 꼬여 오르는 형상이 매우 인상적이다. 용트림 바위는 가마우지와 갈매기 서식지기도 하다.
▲ 용트림 바위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용트림 바위로 불린다. 바위 스스로 하늘을 향해 나선처럼 꼬여 오르는 형상이 매우 인상적이다. 용트림 바위는 가마우지와 갈매기 서식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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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1km 전방 지점 바다를 보면 지난 3월 26일 있었던 사건 발생 해상 현장을 바라볼 수 있으나 이날은 날씨 관계로 조망이 쉽지 않아 멀리 천안함 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해군용사들에 대한 명복을 빌고 아쉬운 마음으로 용트림 바위를 떠났다.

콩알을 뿌려놓은 듯한 독특한 해변으로 2km에 걸쳐 콩처럼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느 백사장과는 전혀 다른 자갈 파도 소리와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는 자갈 찜질은 이곳만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 콩돌자갈 콩알을 뿌려놓은 듯한 독특한 해변으로 2km에 걸쳐 콩처럼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느 백사장과는 전혀 다른 자갈 파도 소리와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는 자갈 찜질은 이곳만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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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곳의 관광지를 더 돌아보고 마치 콩알을 뿌려놓은 듯한 콩돌해변(천연기념물 392호)에 도착하여 2km에 걸쳐 콩처럼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진 해변을 거닐어 보니 그 촉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됐다. 그런데 이곳 콩돌 해변은 자갈 파도 소리가 인상적이고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콩돌해변 경관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한 그릇에 홍합 20여 개도 채 안 되게 넣어 1만원을 받는 상행위였다. 이를 두고 이곳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도 인천 시민이 되어 조심스럽게 행정 당국에 이러한 바가지 상혼을 철저하게 지도단속 하든지 아니면 아예 콩돌해변 상행위를 근절하여 줄 것을 건의 드린다.

콩돌해안을 떠난 우리 일행들은 백령도의 먹을거리와 특산물을 판매하는 농산물판매장에 도착하여 돌미역, 까나리액젓, 멸치 등을 사 오후 1시 백령도를 출발, 근 6시간 만에 인천여객터미널 도착했다. 인천에는 또다시 억수 같은 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풍랑이 심해 어쩌면 여객선이 아예 출발을 못 하거나 운행 중 회항하여 돌아오기 일쑤라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 일행을 실은 여객선은 예정 시간보다 다소 시간이 더 걸렸지만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어 긴장했던 마음을 놓으며 아쉬운 1박 2일간의 백령도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태그:#백령도, #두무진 , #형제바위, #용트림바위, #콩돌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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