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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9월 2일 개봉)는 군대 얘기다. 게다가 탈영병이 주인공이다. 말기 암 선고를 받은 홀어머니에게 달려가고 싶은 재훈(이영훈 분), 군대 안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매사 신경질적인 민재(진이한 분)는 무장 탈영을 감행한다. 그리고 재훈과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함께 일했던 소영(소유진 분)이 이들의 지치고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는 힘겨운 여정에 합류하게 된다.

여전히 한 해에 수많은 사병들이 자살하고 또 탈영하는 나라 대한민국. 오히려 <탈주>처럼 탈영병을 소재로 한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질 정도다. 이송희일 감독은 이렇게 자칫 민감하게 느껴질 법한 소재를 에두르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는 결기를 지녔다.

자본주의와 계급, 동성애자라는 소수자 문제를 가로지르는 문제작 <후회하지 않아>로 일약 독립영화계의 흥행감독으로 떠올랐던 이송희일 감독. 지난달 30일 오후 압구정에서 만난 그는 자신이 가진 '불온함'을 기본 정서로 사회적 소수자와 경계인을 다루되 소재주의에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송희일 감독.
 이송희일 감독.
ⓒ 청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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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는 어딜 다녀왔나?
"제일 식상한 질문이다.(웃음) '육방'이라고 지금은 없어졌는데, '장군의 아들'이라 불리는 6개월 방위였다. 신검 받을 때까지 몰랐는데 완전 '오 예!'였지. 그런데 방위에게 유격훈련, 전투사격을 다 뛰게 하더라. 훈련을 너무 받아서 우리가 현역을 갈구고 그랬다. 그래도 국가 권력이 내 신체를 구속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훈련소에서 새벽에 불침번을 서는데 진짜 탈영하고 싶더라. 그때부터 탈영병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 현실감을 위해서 취재도 많이 했겠다.
"재훈이 얘기는 원래 설정이 그랬지만, 네이버 지식인에서 디테일을 건진 것도 있다. 어머니가 말기암인 친구가 청원휴가를 나왔는데,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휴가 첫날부터 자기 얘기를 인터넷에 올린 거다. 의가사 제대가 안 되니까 나중에는 그 친구 성격이 변하는 거다. 휴가 마지막 날엔 탈영하거나 다 쏴죽이고 싶다고 하고. 우리 영화도 재훈이가 휴가 신청하고 서류 떼고 하는 디테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다 삭제했다."

- 민재 경우는 어떤가.
"최근 중령한테 성희롱 당한 운전병 친구도 있지 않았나. 그런 친구들은 사실 비일비재 하니까. 영화 앞부분에 자살하는 것으로 등장하는 동민의 에피소드는 <조선일보>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해외영화제에서 돌아오는데 비행기에 신문이 <조선일보> 밖에 없는 거다. 어우, 봐야 돼?(웃음) 단신에 목매달아 죽은 군인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친구 주머니에 자신을 구타한 선임들 이름이 적힌 쪽지가 있던 거다. 한 선임이 그걸 훔쳤는데 또 적발되고. 굉장히 안쓰럽더라. 죽은 친구가 처벌해 달라고 이름을 적었는데 이름 적힌 친구가 그걸 또 훔쳐야 되는 상황이. 그 쪽지를 (영화에서) 민재가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육군에서 꼬투리를 안 잡으니 서운하던데?"

- 영화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갑갑하게 느껴졌다. 바다도 나오고 도로도 나오는 일종의 로드무비인데도. 그런 심리를 끝까지 구현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단편의 경우 여러 편 찍어보니 이제 자신이 있다 싶은데 장편은 아직 그렇지 않다. 최초 편집본이 2시간 40분이었는데, 1시간을 들어내면서 짧은 호흡 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중간 중간에 숨통을 트고 캐릭터를 만져줄 장면들을 많이 삭제했다. 빠르게 이어지는 장면 위주로 솎아내다 보니까 보는 사람은 지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스태프들은 더 빠르게, 더 줄여만 연발하고.(웃음) 장편을 몇 편 더 찍어봐야 확실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개인적으로는 그런 갑갑한 정서가 맞다고 봤다. 오롯이 탈영병의 심리를 좇는 거니까.
"감정적인 부분에서 캐릭터들에게 부여된 힘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정말 싫어하지만 비정규직인 소영 이야기는 앞부분에 통째로 잘려나갔다. 또 소영이가 민재를 왜 쫓아다녔는지에 대한 부분이나 멜로 라인, 그들의 전사(前史)도. 이렇게 잘라내면서까지 줄여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알아야했기도 했는데, 탈영병에 관한 이야기니까 멜로라인이 죽고, 계급적인 묘사를 포기하더라도 이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구나 싶었다."

- 육군 쪽에서 딴죽은 안 걸었나? <용서받지 못한 자>는 소송도 당하고 그랬는데.
"초기 기획 단계 때 그 사건이 터졌다. 그래서 지원은 생각도 못했고 꼬투리 잡힐 건 다 피하자 싶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니 꼬투리가 안 잡히니까 서운하더라. 느낌상 천안함 때문에 몸을 사리나 싶기도 하고."

- 디테일하게 보면, 민간인이 있는데도 사격을 남발하는 등 센 표현이 있는데도?
"지휘관 얘기도 들어보고 취재를 더 해 보니 가관이더라. 전방에서 나온 기동타격대는 특수훈련을 한 것이 아니라서 무장 탈영병이 총 쏘고 그러면 다리가 꼬이고 그런다더라.(웃음)" 

"탈영병, 부적응자나 비정상 아닌 그냥 인간"

영화 <탈주>의 한 장면.
 영화 <탈주>의 한 장면.
ⓒ 청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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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주>는 군대 얘기다. 그 자체로 동시대성이 담길 수밖에 없는 소재다.
"그래서 연출부를 뽑는 제1원칙이 군필 남자였다. 말투부터 시나리오작업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 보편성을 차원에서 보자면, 내무반이 깨끗해지고 구타가 줄었다고 해도 자기 자유의지와 상관없이 신체가 구속됐을 때 생기는 스트레스는 시대와 무관한 것 같다."

- 단순무식한 질문이지만, 군대 문제에서도 왜 하필 탈영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탈영이란 소재가 매력적이었다. 원래 시스템 바깥에 있는 인물들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구시대적인 사회주의자가 있다고 치자. 난 그들이 시스템밖에 있다기 보다 일종의 '에러'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경계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단순히 사회적인 소수자나 억압된 느낌이 아니라. 앞으로 노동자 얘기를 하고 싶지만 억압이나 거시적인 것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공돌이, 공순이들의 연애 방식, 드라마나 일반적인 사랑의 정서 말고 그들이 공장 앞 나이트클럽에서 연애하는 풋풋한 정서, 그런 멜로를 해 보고 싶기도 하다. 영화 형식을 실험하거나 미학은 내 몫은 아닌 것 같다. 그런 건 느끼해서 싫다.(웃음)"

- 그래도 영화적인 욕심은 있을 법한데.
"다뤄야 할 타자들이나 긴급한 이야기가 많지 않나. 호러든 액션이든 장르영화나 상업적인 비주얼로 찍고 싶은 영화도 많다. 또 스스로 영화적인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은 많다. 그래도 내가 금기를 다루지는 않는다. 소재주의적이라 얘기 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을 가로지르고 밖에서 내부를 바라볼 수 있는 대상들이 매력적인 것뿐이다. 동성애자들도 그렇고, 노동자 얘기도 그렇고. 단순하게 '세상이 나빠'라는 논리는 아니다."

- 탈영병도 마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탈영병은 그냥 인간이다. 탈영자 통계에서는 그냥 개체로 비춰지지 않나. 완전히 주변화 되어 있는 그들에게 인격을 부여해 정상적으로 복원해 주고 싶었다. 부적응자거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비춰지는 그들에 대해 '왜 정상인데?'라고 반문하고 싶다."

- 그렇다면 하층 계급을 다루는 건 필연적인 결과일 것 같다.
"부자인 애들이 탈영하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다 내가 가난해서 그렇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자꾸 투영하게 된다. 요즘 한국영화 보면 느끼한 영화가 많지 않나. 그런데 관객들은 또 좋아한다. 그게 너무 싫다. 왜 문화를 그렇게 소비하는지. 루카치가 총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문제적 인간이라고 했는데 난 그걸 동원할 필요도 없다. 그런 문제적 인간들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 거다. 총체성에서 배제되고 경계에서 헐벗은 삶을 살아가는 존재를 그리고 싶다. 반면 장르영화로 찍으니까 독립영화의 정서가 맞나 싶기도 하고."

악전고투 벌인 저예산 촬영현장

이송희일 감독과 배우 소유진씨.
 이송희일 감독과 배우 소유진씨.
ⓒ 청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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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무비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밤 장면은 다 낮에 찍은 거다. 천막을 치고 손전등 불빛 하나하나 다 막고. 해지면 오히려 찍을 수가 없었다. 또 30회 차로 찍었는데 제작비가 끊기고 그랬을 땐 다 엎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고. 지방 엑스트라들은 경험이 없으니까 완전 코미디였다. 방학 때라 고등학생들이었는데 총도 반대로 들고.(웃음) 마지막 장면 찍을 때는 무술감독이 제식훈련 가르쳐 주고.(웃음) 참, 나도 출연한다. 성추행하는 장교로 잠깐."

- 그 장면에 출연한 건 의미를 부여하자면 군대를 두 번 엿 먹이는 거 아닌가?(웃음)
"그 정도는 아니고 우리 연출부들도 다 출연하긴 했다. NG를 열 몇 번이 낸 게 좀 미안하기도 하다. 엑스트라분이 계속 실수도 하고, 또 기술적인 문제도 있어서."

- 그야말로 악전고투였겠다.
"바이퍼라는 카메라로 로드무비를 찍은 게 가장 큰 패착이랄까? 장비도 너무 많고 무겁고. 심지어 나중에는 집어 던지고 싶었다. 두 개짜리 카트를 밀고 산길을 계속 다녀야 했다. 하드, 모니터, 주변 기기들을 다 실어서. 컷을 한 번 바꾸면 다 옮기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처럼 세트에서 찍는 영화였다면 모를까, 참 힘들었다. 카메라 업체에 사기도 당하고."

- 시사 때 보니 밤 장면이 굉장히 어둡게 나왔더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트위터에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마지막 단추는 잠글 자리가 없다'고 썼는데 인사 청문회랑 맞물려서 총리 내정자 얘기로 (사람들이)잘못 본 거다. 하하. RT(리트윗)를 30명이나 했더라. 난 영사 문제 어떻게 하지, 그 얘기를 한 건데.(웃음)"

- 그 만큼 노심초사 했겠다. 속도 상하고.
"'데이 포 나잇'(낮에 밤 장면을 찍는 기법)도 사실 다 잘 나왔다. 그런데 제작사가 돈이 없다보니 중간에 현상소를 옮기고 또 필름을 포기하면서 다 헝클어진 거다. 촬영 감독은 시사회 때 속상해서 울고 갔다. 전국 영사시설이 아직 통일이 안 되어 있다. 디지털 시네마가 문제면 테입을 떠서라도 상영하고 싶은데, 서울은 또 그건 안 된다. 각 극장마다 영사나 화면 상태가 다 다르니까 방법이 없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난리를 쳤는데."

- 제작사가 더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닌가? 관객들은 온전한 영화를 봐야 할 텐데.
"현상소와 정말 많이 싸웠는데, 만약 안 되면 그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제대로 다시 작업해서 보여줘야지. 그렇게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기본은 해야 하지 않나. 그렇지 않으면 GV(관객과의 대화)도 안 가고 버틸 거다.(웃음)"

"정치적 발언? 다 MB 정권 때문이지"

이송희일 감독.
 이송희일 감독.
ⓒ 청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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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트위터에 트위터 글이 기사화되는 걸 토로했더라. <디 워> 논란 때부터 대중들에게 할 말은 하는 센 이미지로 비춰 지는 건 아닌가?
"<한겨레>도 그렇고 속속 트위터에 관한 고정 꼭지들이 생기더라. 내 글을 가져가서 인용하는 건 상관없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든다. 열린 공간이고 1인 미디어라고 했을 때, 어떤 얘기, 글을 써야 하나. 내가 글쟁이로 보이는 것도 썩 좋은 것 같지 않고. 감독들이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고 관심을 표명하는 건 좋은데, 직업을 헷갈려 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웃음)"

- 창작자에게는 그런 시선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요즘은 그게 다 MB 정권 때문에 그런 거다. <디 워> 때도 한 번 글 쓴 것 밖에 없다. 내가 투사도 아니고 뭐도 아니고. 요즘 몇 번 집회에 나간 건 독립영화 쪽에 선배가 많지 않은데 내가 선배 축에 속하니까. 사실 내가 뒤에 숨으려고 얼마나 노력을 하는데.(웃음) 직업이 있고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다다음 정권에 무언가를 하겠다하는 목적이면 모를까."

-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 정권에.
"내가 문광부에 들어가면 다 죽는다. 신재민, 유인촌 이런 사람들은 피의 숙청을 당할 거다.(웃음) 반면 감독입네 하면서 시민으로서, 주권자로서 활동을 안 하는 태도들은 재수 없다. 그게 다 권위나 자본을 누리기 위한 사대주의적인 자세라 싫다."

- 그럼 트위터에서 어떤 수위든 발언은 계속 할 생각인가?
"독립영화는 삶을 염려하는 거지 영화를 염려하는 게 아니다. 공동체 내에서 영화가 어떻게 자리매김해서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여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독립영화를 건드리니까 발언이나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드는 거다.(웃음)"

- <후회하지 않아> 같은 경우도 계급과 자본주의와 동성애, 소수자 문제가 굉장히 잘 맞물려 있었다. 이번에도 계급문제나 현실 문제는 같이 가는 것 같다.
"계급문제를 전반부에서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참조했던 영화가 로버트 알트만의 <보위와 키티>다. 소설 하나에 세 가지 버전이 있는데, 니콜라스 레이가 <그들은 밤에 산다>가 있고 또 <보니와 클라이드>를 찍었다. 그건 다 대공황 시기의 얘기고. 근데 거기에 집중하면 탈영이라기보다 계급적인 절망 같은 게 더 부각돼서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 같았다. 결국은 계급을 어설프게 다루는 것보다 탈영에 방점을 찍어야겠다 싶어 선택을 했다."

- 지금이 훨씬 더 풍성해 질 수도 있다. 설정만 준 걸로.
"단순하게 얘기하면, 복귀 안 한 탈영병 얘기를 할 수도 있었다. 그냥 여자친구랑 도망가는. 찌질한 가난한 아이들이 장렬하게 죽으면 그게 또 전형적인 장르가 되지 않나. 일단 방점은 시나리오부터 '탈영'에 찍었는데 사실 갈등이 많았다. 걱정하는 건 인권영화로 받아들이는 거다. 탈영을 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 계몽영화로?
"고민이 많았다. 영훈이가 엔딩이 이상하다고 그러더라.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그가 받아야할 형벌이 너무 가혹하니까. 결국 살아남는 건데, 찍을 때까지 고민이 많았다. 다 살려야 하는지, 누굴 죽여야 하는지, 이리저리 커플로 캐릭터들을 살릴까, 죽일까도 고민해 보고. 결국 메시지는 탈영을 하면 이렇게 된다는 거다.(웃음) 그래서인지 계몽영화로 해석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렇게 해석되면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농담으로 <탈주>를 예비군 훈련장에 납품하자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받아들이는 예비역들도 있다고 하더라고."

- 그럼 <탈주>를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길 원하나.
"계몽영화로만 봐주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도 납품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웃음) 퀴어영화로 볼 수 있는 코드는 장난스럽게 몇 개 넣긴 했지만."

차기작은 8부작 미드식 '퀴어멜로' 대안 드라마

이송희일 감독.
 이송희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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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얘기도 좀 해보자. 소유진씨는 제작비 빌려줬다는 얘기도 했더라. 홍보도 열심히 하고 예뻐할 수밖에 없겠다.
"<후회하지 않아> 때 친해졌던 김남길 매니저에게 추천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똑똑한 친구다. 멘사 출신이기도 하고 남자들보다 통도 크다. 제작비도 농담으로 시작된 게 진짜가 된 거다. 촬영 뒤풀이 자리에서 제작비 얘기가 나왔는데 흔쾌히 개인적으로 빌려준 거지. 그리고 그 다음주에 제작비가 나와서 바로 갚았고. PD와 나 말고는 아무도 몰랐다.(웃음) 그런데 기사는 또 그 얘기만 뜨더라.(웃음) 또 드라마 안에서는 안 했던 역할이니까. 요즘 드라마도 잘 되고 반응이 좋다고 해서 웃고 다닌다고 하더라."

- 다른 배우들은 어떤가.
"영훈이도 그렇고 다른 조연들도 그렇고 난 친구처럼 같이 가는 게 좋다. 재훈이 역에 젊은 배우들이 관심이 많았는데도, 그래서 영훈이와 같이 한 거고. 진이한 같은 경우는 역할보다 나이가 좀 많았는데 의외로 너무 잘해줬다. <한성별곡>에서 눈에 확 들어왔다. 사실 이번에 가장 득을 본 건 유진이 같고."

- 차기작을 드라마로 준비 중이라 들었다.
"8부작 대안드라마라고 해 달라. 유통방식은 지상파가 아닌 모든 방식을 공략할 거다. 케이블, 모바일, 아이티, 인터넷 다운로드까지 총망라할 거고. 독립적인 유통방식을 확립시켜보고 싶기도 하다. 다운로드도 중국, 일본까지 동시에 개봉하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보고 싶다. 드라마 공개 전 주인공들의 전사를 영화로 만들어서 개봉도 하고. 이미 투자사도 붙은 상태다."

- 어떤 내용인가?
"퀴어 멜로다. 두 친구가 고등학생부터 군대, 그리고 그 이후까지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다. 또 그 주변에 두 남자가 더 있고. 넷 중에 형사도 있고 민간기 파일럿도 있는데 스릴러도 있고 액션도 있을 거다. 사건이 발생해서 시체도 있고 추격도 있다. 전체는 스릴러가 아니지만 중간 한 화에서는 연쇄살인마도 등장하고. 시나리오는 2화 중간까지 썼는데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다. 주변 만족도도 높고."

- 형식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무척이나 파격적이면서 또 상업성도 높을 것 같다.
"1997년, 내가 게이로 살자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품어왔던 로망이 모두 들어있다. 파일럿부터 시작해서 형사나 군인 로망까지. 짜투리로 써왔던 단편 습작, 영화로 만들어야지 했던 아이디어들이 모두 들어있다. 또 <후회하지 않아>의 호스트바 마담도 그 배우 그대로 가게가 망한 설정으로 그대로 등장할 거다. <탈주> 개봉 끝나면 바로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할 거다."


태그:#이송희일, #탈주, #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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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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