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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책 육아>
 책 <그림책 육아>
ⓒ 예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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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것은 곧 어른들의 마음을 키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온 가족이 아기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습니다. 그때 그림책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해 보세요.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면 마음 나누기가 수월해집니다. 책으로 소통하는 가족의 힘은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합니다."

한동안 교육열이 팽배하면서 책읽기는 등한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다행히도 요즘은 유아 독서 열풍이라 해도 좋을 만큼 책 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책을 읽어 주는 움직임부터 시작하여 거실을 서재로 만들기 운동까지 요즘 아이들은 그야말로 책 세례를 받고 산다.

덕분에 엄마는 수없이 많이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아이의 성장 과정에 따라 읽을 수 있는 책의 종류도 변하는데 그때그때 적합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 책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라면 정진영의 <그림책 육아>(예문당 펴냄)를 읽고 도움을 받으면 되겠다. 저자 정진영씨는 책에서 아이의 연령 대에 맞는 그림책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단순한 책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첫딸인 쿠하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을 중점으로 읽어 주었는지, 독후 활동은 어떻게 했는지 알려주어 구체적인 도움이 된다.

그림책 작가 레오 리오니는 기차 안에서 시끄러운 손자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잡지를 찢어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고 한다. 지루해지기 쉬운 기차 안이나 어른들 모임에 참여한 어린 아이에게는 책 몇 권이 좋은 장난감 몇 개의 효과를 발휘한다.

어떤 엄마들은 전집 구입을 선호하는데 책의 저자는 전집 구매보다 단행본을 권한다. 전집은 쉽고 편리하게 좋은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모든 책이 다 활용도가 있지는 않다. 단행본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어 고를 수 있으므로 전집보다 훨씬 애착 형성에 도움이 된다.

저자의 아이는 18개월 무렵부터 떼가 늘기 시작했는데, 엄마와 아이는 함께 도서관 나들이를 다니며 소통을 시작한다. 아이가 맨 처음 시작한 책 읽기는 단순한 그림이 있는 흑백 그림책이다. 이때의 아이는 흑백을 구분하며 초점을 맞추는데 선명한 그림의 단순한 책을 보여 주면 아주 잘 본다.

영국에는 북스타트 운동이라고 하여 아이의 탄생부터 책을 선물하면서 다양한 책 읽기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태어나 세상을 만나면서 무엇을 많이 접하는가가 아이의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이때에 책을 많이 보여주면 다른 어떤 장난감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 중 고미 타로의 <금붕어가 달아나네>와 <누가 숨겼지?>는 참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책이다.

우리 아이도 어렸을 적에 이 책을 참 좋아했는데, 도망치는 금붕어와 숨어있는 사물을 찾으며 킬킬거렸던 기억이 난다. 이제 세 살이 된 둘째도 금붕어를 찾아내며 재미있어 하는 걸 보면 정말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저자의 아이디어 중에는 재치 있는 것들이 많다. 책 <비 오는 날은 정말 좋아>를 읽고, 비가 오면 장화 신고 비옷 입고 우산을 쓴 채 바깥 놀이를 하는 건 어떨까?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자연 현상이지만 아이들에게 비 놀이는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여섯 살 우리 아이는 요즘 뮤지컬 등의 공연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신데렐라>나 <빨간 모자>처럼 자기에게 익숙한 책의 내용을 뮤지컬로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뮤지컬을 보고 난 후 그 내용과 관련된 책을 구입해 보는 것도 즐거워한다.

어느 날은 <노틀담의 종소리>라는 뮤지컬을 보고 와서는 '콰지모도'라는 주인공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내용을 가만히 듣고는 <노틀담의 꼽추>라는 책이랑 똑같다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그 책을 보고 싶다고 하여 서점에 가서 찾아 읽고 '진짜 내가 본 뮤지컬이랑 똑같네. 너무 재밌어'를 연발 한다.

저자는 주변에 친지들이 아이에게 무얼 선물해 줄까 물어볼 때 과감히 '장난감 말고 책 선물 주세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아이가 수시로 꺼내 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은 그 어떤 장난감보다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처럼 아이들 책에 애정을 가진 이들이 늘고 그야말로 책 읽는 사회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그림책 육아 - 하루 10분,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

정진영 지음, 예문당(2010)


태그:#육아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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