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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어릴 적 추억이 서린 별미다.
 다슬기. 어릴 적 추억이 서린 별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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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바늘끝에 달려 나오는 속살이 군침 돌게 한다.
 다슬기. 바늘끝에 달려 나오는 속살이 군침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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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냇가에 다슬기가 지천이었잖아요. 여름이면 그 다슬기를 잡아다가 된장물에 넣고 삶아 바늘이나 탱자나무 가시로 살을 빼먹었잖아요. 감칠맛나면서도 쌉싸래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죠. 간식거리가 마땅치 않던 시절, 정말 맛난 군것질이었는데…. 그 맛과 추억이 지금의 다슬기 전문점으로 이끈 것 같습니다."

다슬기를 재료로 한 음식으로 소문난 '사평다슬기수제비' 주인 안계옥씨의 얘기다. 지난 1995년부터 다슬기만을 취급해 온 '사평다슬기수제비'는 지난 3월 내부 리모델링을 하고 이름을 바꾼 '전원식당'의 새 이름이다. 전라남도 화순군 남면사무소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다슬기수제비.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떼어 넣고 있다.
 다슬기수제비.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떼어 넣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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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수제비. 쫀득쫀득한 게 입 안에 차악 감긴다.
 다슬기수제비. 쫀득쫀득한 게 입 안에 차악 감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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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다슬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식단은 쫄깃한 질감과 쌉싸래한 뒷맛으로 식욕을 돋궈주는 다슬기 수제비를 비롯 다슬기 회와 전, 무침, 비빔밥, 탕 등으로 이뤄져 있다.

다슬기 요리는 살아있는 다슬기를 맑은 물에 담그는 것으로 시작된다. 물을 서너 번 정도 바꿔주며 우려낸 뒤 깨끗하게 문질러 바구니에 건져 놓는다. 다시 끓는 물에 다슬기를 넣어 국물을 우려낸다. 30분 정도 다슬기를 삶은 뒤 다슬기를 건져 알맹이를 일일이 바늘로 빼내 요리를 한다.

수제비는 소금과 계란을 넣어 비빈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쭉쭉 뜯어 다슬기 삶은 물에 떼어 넣어 만든다. 차지게 될 때까지 치대기를 잘하는 것이 쫀득쫀득한 수제비의 비결이다. 입안에 차악 감기는 건 당연지사.

다슬기회. 매콤달콤 새콤한 맛이 별미다.
 다슬기회. 매콤달콤 새콤한 맛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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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회와 회비빔밥. 별미 중의 별미다.
 다슬기회와 회비빔밥. 별미 중의 별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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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는 다슬기를 날 것으로 먹는 게 아니다. 일반적인 회 요리와 달리 물에 데친 속살을 무쳐낸다. 이 다슬기에다 부추와 양파, 오이 등을 넣고 새콤하게 무쳐내면 다슬기회가 된다. 쌉쌀한 다슬기 향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그만이다. 다슬기회에 비벼먹는 비빔밥도 맛있다.

탕은 다슬기를 곱게 갈아 된장을 풀어놓은 물에 넣고 끓이면 끓인다. 파르스름한 색깔을 띄는데, 여기에 호박과 파, 무채, 고추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담백하고 구수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간밤에 술을 마시지 않은 게 안타까울 정도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다슬기전. 거칠어보이지만 맛있다.
 다슬기전. 거칠어보이지만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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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수제비.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상차림도 정갈하다.
 다슬기수제비.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상차림도 정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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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은 "다슬기를 너무 오래 끓이면 살이 질겨져 쫄깃한 맛이 없어진다"면서 "이 맛을 살리는 게 다슬기 요리의 생명"이라고 귀띔한다. 또 하나의 비결은 물살이 센 곳에서 자란 신선한 다슬기에 있다고. 값싼 중국산이 넘쳐나지만 섬진강과 보성강에서 잡힌 다슬기만을 고집하는 이유란다.

주문한 음식에 상관없이 나오는 다슬기 한 접시는 덤이다. 이쑤시개로 속살을 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나 더, 다슬기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옛날에는 껍데기도 갈아서 약으로 썼다. 간과 쓸개에 좋다고. 위에도 좋고 신장에도 좋다. 고단백이어서 여름철 원기를 충전시켜주는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사평다슬기수제비 종사자가 주방에서 다슬기 속을 빼고 있다.
 사평다슬기수제비 종사자가 주방에서 다슬기 속을 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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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다슬기, #다슬기수제비, #전원식당,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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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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