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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민주당 당원 일부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창일 도당위원장이 당을 패밀리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기자회견 지난 16일 민주당 당원 일부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창일 도당위원장이 당을 패밀리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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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으로 지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이 도의원후보 경선 과정에 당을 사당화하고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6.2지방선거는 민주당에게 기대 이상으로 승리를 안겨줬다. 비록 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당선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은 도의원 전체 36석 중 17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4년 전 5.31선거 결과 열린우리당이 7석, 민주당이 1석을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대약진이다.

재선 의원으로 민주당 제주도당을 이끌고 있다.
▲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 재선 의원으로 민주당 제주도당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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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으로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의 위상이 한껏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는 선거가 끝나고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에 한껏 고무되어 도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민주당은 제주도의 지역구 국회의원 세 석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도의회에서도 제1당의 지위까지 누리게 되었으니 민주당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2년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도 강창일 의원을 비롯한 세 명 국회의원의 3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런데 17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는 민주당 송창권 전 상무위원과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명의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창일 의원의 도당위원장직 사퇴와 정계은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강창일 의원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족과 친인척 17명을 대의원으로 등록 시켜 경선을 좌지우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강 의원이 민주당 이종걸 의원, 최문순 의원, 장세환 의원 등과 함께 국민모임에서 활동하며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항해 민주당내 개혁운동을 이끌고 있는 것에 대해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도의원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지역주민 여론조사 50%, 당원과 대의원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투표 50%를 반영했다. 그런데 당원들은 대부분 경선에 입후보한 후보들이 추천한 이들을 각각 동수로 선거인단에 참여시켰기 때문에, 실제 투표의 결과는 대의원들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었다고 주장했다.

송창권씨 등은 "제주시 갑 지역위원회는 강창일 위원장이 지역위원장인데, 강창일 의원실에서 지역위원회 대의원 105명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들 중 93명이 이번 도의원 경선 과정에서 경선선거인단에 포함되었고, 93명의 대의원 중에서 강창일 의원의 친·인척과 보좌진이 17명에 달했다는 것.

송창권씨 등은 강창일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시 갑 지역의 10개 도의원 선거구 중 애초에 경선이 예상되었던 지역은 5개였지만 강의원이 대의원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보들 상당수가 경선을 포기하여 결과적으로 세군데 선거구에서만 경선이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송창권씨 등은 결과적으로 강창일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에서뿐만 아니라, 2년 후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교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얼굴이 더 깨끗한 인물들로 바뀌어야한다는 취지다.   

지역언론에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 <제주의소리>화면 지역언론에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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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권씨는 애초에 강창일 측근 대의원이 9명 정도밖에 없다고 오인해서 경선에 임했고, 여론조사결과에서는 앞섰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지는 바람에 100점 만점에 0.2점 차이로 석패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경선결과가 발표되자 패배를 인정하고 경선에 승리한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위해 적잖은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제주도의원 제14선거구(외도·이호·도두)에 민주당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가 강창일 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진덕 후보에게 석패해 출마의 꿈을 접었다. 그리고 14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진덕 후보는 송창권씨의 지원과 민주당 바람에 힘입어 지역 현역 도의원인 한나라당 강문칠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   

한편, 송창권씨 등의 기자회견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인 인터넷 언론사인 <제주의소리(www.jejusori.net)>가 '강창일 패밀리당, 도의원 공천 좌지우지'라는 제목으로 내보낸 관련 기사에는 보도된 지 하루만에 175개의 댓글이 달려 이 사안에 대한 도민사회의 깊은 관심을 보여줬다. 

17일 필자와의 통화에서 송창권씨는 "여러 군데서 전화를 많이 받고 있는데, 특히 선배 당원동지들이 많이 격려해주고 계시다. 이후 당내 개혁운동을 할 수 있는 우군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송창권씨 등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강창일 의원은 지난 2004년 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8년 재선에 성공했고, 올봄 민주당 중앙당이 우근민 전 지사를 영입하려는 시도에 불만을 품고 김우남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에서 사퇴하자, 후임으로 도당위원장에 임명되었다.


태그:#민주당, #강창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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