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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충남 기초단체장들이 세종시와 관련 당론을 따르겠다고 밝히자 지역정치권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수정에 대한 입장'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지난 20일 천안시청에서 충남지역 광역·기초의회 의원 공천자 106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앞서 공천이 확정된 9명의 기초단체장 공천자들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성무용 천안시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세종시수정 추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 중진협의체를 통해 결정되는 당론을 수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역민들을 대변해야 할 단체장 및 단체장 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천'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

 

민주당 충남도당 지방선거 출마예정자 20여 명은 21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지금까지 쇼를 했느냐"면서 "대통령의 권력이 무섭긴 무서웠는가 보다"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도, 지역민의 간절한 염원도 대통령의 서슬 퍼런 권력 앞에선 별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한편으로는 공천을 준 대통령과 중앙당에 충성서약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에 연민의 정을 느껴 서글프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들은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말이 있다"면서 "그동안 한나라당 충남 출마자들의 세종시에 대한 겉 다르고 속 달랐던 입장을 비유하기 적절한 말로서, 그들의 이번 발언은 소신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본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커밍아웃'이라고 봐야 적당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세종시 원안사수라는 중요한 싸움을 앞에 두고 장수가 충남도지사직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나, 같은 편처럼 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발목 잡으면서 충청인을 혼란에 빠트리고 분열시키지 않나, 한나라당은 이런 '쇼'를 하느니 차라리 뒤로 빠져주는 것이 충청인을 도와주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 민주당 충남도당 출마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행복도시를 지켜내는 길이고, 우리 지역뿐 아니라 나라를 위한 길"이라면서 "그리하여 오만방자함으로 수도권도 망치고 지역도 망치는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충청의 자존심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체 한나라당 기초단체장 공천자들은 생각이 있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대전시당 정하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충남시장군수협의회'가 세종시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하는 등 정당을 떠나 사실상 원안 추진입장을 견지해왔음을 볼 때 어제 한나라당 충남 기초단체장 공천자들의 발언은 충격이면서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과연 이들이 충남도민을 대표하려는 단체장감인지 정말 의구심이 든다"면서 "누구를 위해, 또 무엇을 위해 단체장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충청의 민심을 외면해놓고 무슨 낯으로 충청인에게 표를 달라고 할 셈이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 대변은 또 "이 대목에서 대전시민을 대표하고자 하는 한나라당 대전지역 단체장 공천자들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세종시 수정에 대한 본인들의 입장을 떳떳하게 밝히고, 그에 따른 대전시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세종시 수정과 관련한 각 정당별로 입장이 명확히 갈리면서 앞으로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전충남지역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수정 추진'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세종시, #민주당충남도당, #한나라당충남도당, #자유선진당,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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