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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여론조사로 기초단체장 대부분이 기소되는 등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혼란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이번에는 기초단체장 공천을 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자기사람 공천을 묵인해 주는, 야합 공천설로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3자 뇌물수수 및 언론 금품 제공으로 기소되거나, 금품여론조사에서 500만 원의 금품을 언론사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기초단체장들이 공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내에서 조차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울산시당은 3월 중순 최병국(남구 갑), 김기현(남구 을), 정갑윤(중구), 안효대(동구), 강길부(울주군) 의원 등 5명의 지역 국회의원과 지난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조승수 의원(진보신당)에게 패한 박대동 북구당협위원장, 외부인사 3명(2명은 여성) 등 9명으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 공천심사위원들은 19일 모여 공천 심사를 한 후 오후 4시쯤 공천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2~3일전부터 확정된 공천자 명단이 지역 정가에 나돌면서 한나라당내에서 조차 반발이 거세지는 등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한나라당 당직자들에 따르면 9명의 공천심사위원 중 사실상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리로 연루됐거나 자질론이 불거지거나 간에 서로 상대방 사람을 묵인해주는 식으로 공천자를 내정했다는 것.

당직자들에 따르면 남구는 3자 뇌물수수 수수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 구청장, 동구는 MJ(정몽준 의원)계로 금품여론조사로 기소된 정아무개 구청장의 공천이 내정됐고 중구는 박아무개 현 구의원, 북구는 박대동 당협위원장의 인척관계인 박아무개 시의원, 울주군은 지난 울주군수 재선거에서 탈락한 서아무개 전 시의원 등이다.

이같은 공천확정자 명단이 나돌자 대부분 공천 신청자들과 금품여론조사로 함께 기소된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형평성과 자질론을 내세우며 크게 반발,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연대를 구성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기소된 단체장들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돼도 재판 결과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 재선거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사실 지역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국회의원의 심복 노릇을 해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니냐"며 "국회의원들이 2년 후 총선과 대선 등 앞으로의 행보 유불리를 감안해 서로 묵인해 주는 야합공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권 심판론과 시정개혁 등을 내세우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진보정당 등 야권은 이런 여당 내분 흐름을 절호의 호기로 분석하면서 4월말까지 야권단일화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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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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