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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도우미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도우미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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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로도 제품 나이를 속일 순 없었다. 한국에서 '닌텐도 열풍'을 일으키며 출시 3년 만에 300만 대 넘게 팔려나간 '닌텐도 DS 라이트(Lite)' 후속 모델이 선보였지만 이미 한물 간 제품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소녀시대 앞세워 16개월 지난 제품 홍보

한국닌텐도는 다음달 15일 '닌텐도 DSi' 국내 출시를 앞두고 기자들을 불러 제품 시연회를 열었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체험회'에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모델로 등장한 TV CF도 소개됐다. 30일 공개할 이 영상에는 소녀시대 윤아, 수영, 서현 등이 '닌텐도 DSi'를 가지고 서로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자유롭게 편집하는 모습이 담겼다.

정작 이 제품은 일본에선 지난 2008년 11월 출시된 것으로 국내에는 16개월 만에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액정화면을 'DS 라이트'의 2배 가까이 키운 후속 제품인 '닌텐도 DSi LL'(4.2인치)이 일본에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고, 곧 미국과 유럽 시장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얼리어답터들을 중심으로 일본 내수 제품을 구입해 쓰고 있을 정도다.

닌텐도 제품의 뒷북 출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닌텐도 DS 라이트(2006년 3월 일본 출시, 2007년 1월 한국 출시)가 10개월로 조금 빨랐을 뿐, 2006년 11월 일본에 출시된 콘솔형 게임기인 닌텐도 위(Wii) 역시 17개월 만인 2008년 4월에야 국내에 나왔다.

이번 DSi의 경우는 후속 제품이 이미 4개월 전에 나온 데다, 3차원 영상 게임기인 닌텐도 '3DS'가 오는 6월 미국 E3 게임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라 더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직접 시연하는 도우미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직접 시연하는 도우미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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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발표도 간담회 대신 '체험회'로 축소

한국닌텐도 쪽도 어색했던 것일까. 어쨌든 한국에 처음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였지만 공식 발표회나 기자간담회 대신 '미디어 체험회'로 행사 의미를 줄였다. 간단한 홍보 영상 상영 뒤 이틀 동안 교육 받은 도우미 수십 명이 기자들을 상대로 10여 분간 직접 제품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게 다였다. 닌텐도 경영진이나 홍보 담당자의 공식 제품 소개나 질의응답 순서도 없었다. 

이처럼 국내 출시가 늦어진 데 대해 닌텐도측은 한글화 등 현지화 작업에 오랜 시일이 걸린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시장엔 6개월 만에 출시한 걸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 본사에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도요타 캔 닌텐도 홍보실장은 "(한국 출시가)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1년 정도 늦었다"고 인정하고 "현지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각 지역마다 시장 동향을 보면서 어떤 타이밍에 맞춰 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DSi LL 국내 출시 시점에 대해선 "한국에선 새로운 것을 좋아해 가능한 빨리 신제품을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DSi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직접 시연하는 도우미.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닌텐도 DSi 미디어 체험회에서 제품을 직접 시연하는 도우미.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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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라이트도 계속 팔린다"... 재고 소진 목적?

이날 선보인 닌텐도 DSi는 기존 DS 라이트에서 지원되지 않았던 카메라 촬영과 음악 재생 기능을 추가하고 무선랜(와이파이)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또 액정화면 크기를 기존 3인치에서 3.25인치로 키운 대신 두께를 2.6mm 정도 줄였고, 256MB 기본 메모리 외에 SD 메모리 카드도 꽂을 수 있다.

가격은 19만 8천 원으로 DS 라이트와 1만 원 정도 차이여서 닌텐도 DS 신규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커 사진처럼 카메라 촬영과 동시에 사진을 꾸밀 수 있는 '내 맘대로 스티커 사진' 등 DSi 전용 소프트웨어 10종과 함께 오는 4월 15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닌텐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닌텐도 DS 라이트' 판매량은 300만 대를 돌파했고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위'도 출시 1년 만에 100만 대를 넘겼다. 덩달아 닌텐도 DS용 게임 타이틀 판매도 꾸준히 늘어 46만 개를 넘긴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비롯해 10만 개 이상 판매된 타이틀이 16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DS 라이트 국내 판매량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시점까지 DSi 출시를 기다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앞서 도요타 캔 실장은 "닌텐도 DSi가 미국에 1년 전에 나왔지만 지금도 미국 시장에서 DS 라이트가 계속 팔리고 있다"면서 "신제품 출시 시기는 시장 동향을 보고 판단한다"고 밝혀, 이런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태그:#닌텐도, #닌텐도DS, #DSI,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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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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