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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이사 시즌을 맞아 부동산 경기가 다소 살아날 것이라는 조심스런 낙관론과는 달리 부동산 중개업계에선 수요자 가격에 맞는 전세매물을 구하기 힘든 상태고 지역별로 매매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어 전세대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평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개인들의 최근 분석을 종합해보면, 주로 1·4동 주변지역인 구청역세권·시장역세권·부평역세권 빌라 전용18평형 기준 전세가격이 8000만원대에서 9000만원대 사이에 거래되고 있고, 갈산동·청천동·부개동 일부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용24평형 기준 1억 2000만원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 완공된 역세권 주변의 대형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격은 융자설정금액과 거의 맞물려 있어 신혼부부들이 안정적인 재정규모로 선호하는 전세집 구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과 새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부평지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구도심으로 옮겨가고 있고, 이와 비례해 건물 매매거래율도 그만큼 정체될 수 밖에 없어 향후 부동산 경기가 또 한 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개발 열풍, 지가·건물 매매가 상승 부추겨

부평에서 3년째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중개업자에 따르면, 인천은 2003년 이래 유입인구가 경기도 다음으로 많았다. 이로 인해 한동안 정체돼있던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풀리고 개발붐이 일어나면서 한동안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유입인구의 대다수가 개발붐에 편승한 부동산 투기로 집중되다보니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이나 세입자들은 본의 아니게 집 구하기 전쟁을 치러야만 했으며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야만 했다.

이런 현상들은 부평이 오랫동안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가와 건물 매매가가 낮게 평가돼왔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아 최근 몇 년 전부터 집값과 전세 값이 동반상승하고, 재개발 열풍이 몰아치면서 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올해 1월 현재 부평의 주택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보면, 주택재개발 39개소, 도시환경개발 3개소, 주거환경개발 2개소, 주택재건축 7개소 등 모두 51곳에서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비 사업이 추진되는 구역 안에서는 수년 전부터 전세와 매물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투기꾼들에 의해 조장된 부동산 거품으로 지역간 주택ㆍ건물 ㆍ아파트 매매가 경쟁으로 인한 의견 충돌과 세입자들의 피해가 관행으로 자리 잡아왔다.

또한 정비사업 구역이 조정되거나 취소된 지역은 이른바 '도시형 그린벨트'라는 기이한 현상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에 따른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평아울렛남측에 최고 25층 아파트 15개 동과 부개서초교 북측에 최고 25층 아파트 15개 동을 건축하는 재개발 정비계획안이 통과돼, 일부 지역민들 사이에서 기존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에서 겪어왔던 양극화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대출 금리는 오르고, 월세 값 낼 형편은 안 되고

거주하고 있는 빌라를 담보로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전셋집을 구하려했던 김아무개씨는 1금융권(=은행)에서 현저하게 하향 평가된 빌라를 담보로 한 대출금으론 턱없이 부족해 2금융권에서 적정 금액의 대출 자금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7~8%대의 높은 금리를 갚아나갈 형편이 되질 않아 결국 월세를 내는 소형원룸으로 이사해야만 했다.

보통 서민 가구의 대부분은 대출과 이자, 전세 값 상승으로 인한 삼중고에 압박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김씨처럼 월세를 얻더라도 월세 30만~40만원이 상당한 부담이라 외곽지역의 낡은 전셋집을 찾아 떠나가는 사례들이 최근 들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평은 근거 없는 재개발 낙관 소문이 확산돼 심하게 부풀려져있는 지가와 매물가격 때문에 전세 가격 또한 자꾸 오르고 있다"며 "재개발 관련 위법사항을 차단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기준 마련이 시급하고, 세입자들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전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전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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