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3선의 권영세 의원이 5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다음달 9일 1심 판결과 관련, "1심에서 바로 무죄가 된다고 예상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혀 논란을 예고했다. 

권영세 의원은 "검찰에서 아주 깊은 수사를 통해서 유죄라 인정이 돼서 기소한 부분은 틀림없는 사실 아니겠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1심에서 무죄가 나와도 궁극적으로 유죄가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 같이 밝힌 권영세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께서 후보가 되신다면 그런 점에서는 좀 부담을 갖고 선거를 하셔야 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전망과 관련해서도 "지방선거는 여당이 상당히 불리한 게 통상적인 경우"라면서도 "현재 우리 후보군이 도덕성이나 자질 면에서 상대후보에 대해 월등하게 앞서 있다. 우리 후보가 누가 되든지 간에 상대 야당 후보를 압도할 수 있지 않겠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노무현 재단의 사무처장이자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정치공작 분쇄 비상대책위원회'의 양정철 대변인이 즉각 문제삼고 나서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양 대변인은 "권영세 의원이 최소한의 법률적 상식도 최소한의 도리 없이 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검찰이 기소했다? 이런 얘기는 그야말로 법률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아주 무식한 발언"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 "가뜩이나 집권 여당의 사법부 독립과 공공성에 대해 공공연히  겁박하는 행태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마당에 마치 집권당이 사법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으로 아주 위험하고 흉칙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한나라당 세종시 '중진협의체'에 중립성향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는 권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고 당론표결과 국민투표에는 반대한다는 사실상 친박계의  입장을 나타내 그의 중립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권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나는 원안이 옳다고 이미 밝힌 바 있었다"고 말한 후 "원안주의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수정안의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당론표결까지 가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생각은 중진협의체에서 관철시킬 생각은 없다"고 했으나 자신의 원안 소신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함으로써 그의 중립지분 참여가 과연 타당한가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그는 세종시 국민투표와 관련해서도 "개인적으로 과연 우리 헌법이 정하는 국민투표의 요건인 국가 안위에 대한 중요 사안인지에 대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면서 "특정지역 문제와 관련된 부분을 전국적으로 투표해서 한 지역을 왕따 시킨다든지 그런 국민투표가 과연 옳으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