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일 오후 5시, 광주 만남의 장소 충장로 우체국 앞.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에 멈춘다. 핑크빛 후드티를 맞춰 입고 나타난 7명의 대학생들이 책상과 피켓을 뚝딱 설치하고는 다짜고짜 소리친다.

 

"20대세요?"

 

놀란 시민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사이 속사포 같은 설명이 이어진다.

 

"20대를 위한 정책이 없는 이유가 뭘까요?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죠! 광주 시민인 20대로서 불만이나 바람을 적어주세요. 정치권에 전달하겠습니다."

 

충장로 일대를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인 이들은 정치 참여 캠페인팀 '휴먼파탈'. 오는 6월 2일 동시지방선거를 맞아 20대의 요구안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홍대부근에서 시작한 핑크빛 캠페인은 대학로, 명동, 종로를 거쳐 광주와 부산을 순회하는 지방캠페인으로 확대됐다. 팀장 방준호(25)씨는 "전국 곳곳의 20대를 만나보고 요구안을 받기 위해 내려왔다. 해당지역만의 이슈가 전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남대 후문과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두 번에 걸쳐 이루어진 캠페인 결과 광주 시민이 아니라면 모를 법한 바람이나 불만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대학생 공통 요구사안인 등록금 인하나 취업 관련 요구안이 대부분이었지만 총 281장의 요구안 중 야구장 관련 요구안이 약 6.5%를 차지했다. 광주시가 추진해왔던 민자 유치를 통한 야구 돔구장 신축 계획은 현재 포스코 건설의 포기로 인해 백지화 된 상태다. 야구 돔구장 건설은 현 박광태 광주시장이 여러 번 약속한 공약인 터라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 "말로 지은 야구장이 몇 개인가"(23, 김아영), "야구장 언제 생기나요"(24, 대명이)와 같은 공약 실천 요구 외에도 "시민의 혈세, 예산낭비, 현실성… 광주에 야구 돔구장 짓지 마세요"(26 박성현) "야구장 떡밥 말고 민생이나 챙기시죠"(28, 김인희)와 같은 요구안도 눈에 띄었다.

 

그밖에 광주 북구 지하철 건설 요구안이 약 5%, 박광태 현 광주시장과 관련 불만이 약 6%를 차지했다. 휴먼파탈 김용진(23)씨는 "서울 캠페인 때는 들을 수 없었던 지역 이슈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신기했고, 20대가 지역 이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휴먼파탈은 부산으로 옮겨 캠페인을 진행한 뒤 서울로 올라와 수원, 일산 등 수도권 캠페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들의 캠페인 후기와 활동에 대한 소식은 커뮤니티 폴리세움(http://club.cyworld.com/polisse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방에 살고 잇다는 이유로 취업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지방에 사는 사람도 한국 사람입니다!"(24, 이보람)     

 

"북구는 지하철을 못타요ㅠ"(21, 전민지)

 

"이놈의 야구장…."(20, 김대환)

 

"등록금 내다 거지 되겠어요"(20, 박형주)


태그:#6.2 지방선거, #휴먼파탈, #핑크빛, #광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