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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조선업체 하청노동자들이 조선경기 침체를 이유로 임금삭감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제로 2월 10일 임금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시급(시간당 받는 액수)이 10% 삭감된 채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하청노동자는 회사측이 내놓은 임금삭감 동의서와 임금삭감 내용이 들어 있는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음에도 임금이 삭감된 채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확인한 결과,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현대중공업 하청 A업체 B노동자의 2010년 1월분 임금내역서에는 시급 10%가 삭감된 금액이 기록돼 있었다.
  

이에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11일 긴급 논평을 내고 "우리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2월10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 임금이 시급10% 삭감된 채 지급됐다"며 "특히임금삭감 동의서와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노동자의 임금도 삭감돼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울산민노당은 이어 "동의서 작성에 의한 임금삭감도 불법인데, 근로계약서 갱신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조차도 삭감된 임금을 일괄로 지급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직접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임금삭감뿐"이라고 정몽준 대표를 겨냥했다.

 

울산민노당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이자 집권여당 대표가 울산을 방문해 세종시 홍보에 열을 올리고 반구대 암각화는 찾아갔지만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임금삭감과 고용불안까지 겪는 하청노동자들은 안중에 없는 모습을 봤다"며 "정 대표에 또 한 번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서명을 한 사람들도 기가 막힌 일이겠지만, 생활임금이 대폭 잘려 나가는 것을 거부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월급봉투를 받은 조선업체 하청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늘은 임금삭감이지만 내일은 정리해고가 되어 자신과 가족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한진중공업 대량정리해고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업체 하청노동자들이 겪는 불안감은 더욱 크다"고 우려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조선업체 하청노동자 임금삭감, 구조조정 시도에 대한 실태조사 활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고소고발 등 의법 조치를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조선 하청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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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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