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청남도가 행안부에서 전국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추진실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새주소 사업평가'에서 전국 최고기관으로 선정돼 '대상'을 수상했다.

 

충남도의 새주소 시설물 설치실적은 전년 12월말 기준 도로명판 1만8천여 곳, 건물번호판 37만3천여 가구에 설치하는 등 전체 94%에 달하는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새주소에 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2006년부터 관내 도로구간과 건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은 물론 2007년도에는 태안군 새주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한편, '태안군 도로명주소 등 표기에 관한 조례'도 공포하는 등 새주소 체계에 대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던 태안군의 기여도는 새주소 사업 전반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1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는 당진군과 함께 단연 눈에 띈다.

 

특히,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관광지로서의 태안 지역 특성을 살려 '두웅로', '몽산포길', '수등길' 등 관광명소를 따 새주소 도로명이 제정된 325개 도로구간에 대해 883개 도로명판을 제작·설치하고 관내 8개 읍·면 건물 약 20,827동 중 19,691개소에 대한 건물번호판 설치를 95% 완료한 태안군이 행보는 군계일학이라 할 만하다.

 

새주소 사업은 누구나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 주소를 개편하는 도로명 주소 부여사업으로, 현재 지번주소가 안고 있는 위치 찾기가 불편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해소하여 국민생활 편익증진과 물류비 절감 등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년 만에 추진하는 사업이다.

 

물론, 100년 만에 추진하는 사업이다 보니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로명 선정과 관련한 민원은 시행 2년여를 바라보고 있는 새주소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태안군에서는 대로와 로, 길로 구분해 도로명을 부여하고 있으며, 대로 이외의 도로인 종속도로는 20가구 이내 2km 이내를 기준으로 새로운 도로명을 부여해 종속처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지침대로라면 10가구 이내를 기준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시골이고 10가구를 기준으로 하다 보면 너무 많은 도로명이 남발돼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준을 군 여건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기준을 정해 도로명을 붙이다보니 현재 태안군에는 325개의 도로명이 부여가 되어 있다. 이는 모두 군 새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정된 도로명이지만 건물번호판이 부착되자 자신의 주소명을 확인한 일부 주민들의 명칭변경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초기 설치된 도로명과 관련해 변경을 요구한 곳은 이원면 '장작골'과 태안읍 '도내1길', 남면 진산리 '독살길', 고남면 고남리 '장돌길', 남면 '안면대로' 등이다. 이 경우 도로명을 사용하는 주민의 1/2 동의를 얻어 의견서를 제출하면 새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민들의 건의한 도로명으로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

 

이미 주민동의를 거쳐 도로명 변경을 확정지은 곳도 있다. 고남리 '장돌길'의 경우 주민들이 건의한 '장곡길'로 변경되었으며, 도내리와 인평리 사이길인 '도내1길'도 '알미길'로, 진산리 '독살길'도 바닷길 등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돌살길'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또한, 이원면 '장작골'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장자골'로 명칭변경을 추진하는 등 주민의견이 최대한 반영된 도로명으로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새주소사업 초기에는 도로명을 고시하면 3년 이후에나 변경이 가능했었는데 최근 행안부에서 부칙을 만들어 2011년 6월 31일까지는 고시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도로명주소 변경건의가 들어오면 1/2이상 주민동의를 얻어 변경할 수 있다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올해가 고시기간인데 고지 전에 지침을 하달해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면 주민자치위, 현 안면대로를 안남대로로 개명 주장

 

태안군의 새주소사업이 순풍에 돛단 듯 보이지만 최근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재까지 도로명변경을 건의한 마을이 소규모지역인데 반해 남면 주민자치위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안면대로' 명칭 변경은 무려 1151가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대로 '안면대로'를 '안남대로'로의 명칭변경을 하려면 최소한 576가구 이상 주민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새주소위원회의 심의도 거쳐야 한다.

 

현재 남면에서 '안면대로' 도로명을 사용하는 가구는 총 471가구로 태안과 안면, 고남에서 사용하고 있는 680가구 중 최소한 105가구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명칭 변경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게다가 1/2 주민동의를 받아 명칭변경이 추진된다하더라도 태안읍에서 안면, 고남에 이르는 안면대로의 도로명을 사용하는 안면읍이나 고남면의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 '안면대로' 명칭변경은 난항이 예고될 전망이다.

 

특히, '안남대로'로의 명칭변경이 이루어질 경우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을 교체하는 비용이 3천여만에 이를 정도여서 행정적 소요와 함께 예산낭비도 초래될 전망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안면대로 도로명은 태안군 관광비전을 제시해주기 위해 위원회에서 결정된 명칭"이라며 "안면대로에서 안남대로로의 명칭변경은 남면에서만 제기하는 문제로 1/2 주민동의를 얻어서 의견서를 제출하면 절차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지만 최대한 주민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태안군 발전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봐야

 

지난달 18일 진태구 군수가 남면을 연두순방한 자리에서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안면대로' 도로명과 관련해 "남면이 안면도보다 역사도 깊은데 안면대로로 사용해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한 뒤, "군수가 안면도 사람이기 때문에 안면대로로 정한 거 아니냐"며 "도로명을 관광과 연계해서 선정하지 말고, 남면 주민들이 소외를 받지 않도록 도로명을 안남대로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진 군수는 "도로명은 정해진 규정에 의해서 이름을 붙이는 것이지 군수의 연고지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진 군수는 또 "주민들이 서명을 받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는데 '안면대로'에 관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태안군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안면대로' 명칭변경과 관련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면대로 명칭과 관련해 불만이 있는 지역이나 주민이 있겠지만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태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생소한 이름보다는 지명도 있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태안 관광의 비전까지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남면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명칭변경이 되지 않고 현재의 '안면대로'로 도로명이 확정되더라도 소외를 받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남면의 발전, 나아가 태안군이 발전할 수 있는 길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안군 도로명주소 담당자도 "주민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안면대로 명칭이 그대로 사용될 경우 남면 지역만이라도 대로변을 제외한 종속도로에 대해서는 새 도로명을 부여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와 같이 남면이 소외되지 않고 태안군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는 상생발전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2012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새주소는 2011년까지 기존 지번주소와 새주소를 병행 사용할 수 있지만 올 하반기 개별 고지 및 고시가 완료되면 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도로명주소, #새주소체계, #태안, #안면대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