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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면에 항상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듯이 지구 또한  46억년 동안 빙하기와 간빙기를 되풀이해 왔다. 주로 육지와 해양의 화산활동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육지와 해양의 면적변화(판구조론),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변화가 주 메커니즘이다.

빙하기란? 빙하기의 정의는 없다. 과거 수 백 만년간의 온도변화 커브를 보면 현재 기온을 기준으로 일정기간(적어도 수 만년~10만년) 주기적으로 온도가 상대적으로 2~10℃ 정도 낮아졌다가 빠르게 현재 수준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를 빙하기, 상대적으로 높은 시기를 간빙기라 부른다. 온도가 낮은 시기에서 높은 시기로 혹은 높은 시기에서 낮은 시기로 바뀌는 데 고해상도 해양퇴적물이나 빙하코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적어도 수 백 년~수 천 년이 걸린다. 여기서 온도가 바뀌는 시기(transitional time)에 지구상 에너지의 재분배가 일어나기 때문에 변동성의 증가, 생물다양성의 감소, 일부 생물종의 멸종, 집중호우, 가뭄, 홍수 등이 발생해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고기후 학계에선 전 지구 평균기온이 2℃이상 변화가 있을 때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므로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있었다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하고 있으나 다른 분야에선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즉 전 지구 평균기온이 적어도 현재보다 2℃ 낮은 기간이 적어도 수 천 년 지속될 때 빙하기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론 빙하 부피에 의해 빙하기와 간빙기를 정의하자고도 한다. 즉 지구를 덮고 있는 빙하 부피가 약 16% 이상일 때 빙하기라 부르며, 그 이하일 때를 간빙기라 하자고도 한다. 참고로 현재는 빙하 부피가 약 14% 정도이다. 지구 역사상 빙하가 최대로 덮여 있었을 때를 빙하최대기(Last Glacial Maximum)라 하며 지표의 약 35%를 덮고 있었다. 이때 전 지구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약 5~7℃ 낮았다. 하지만 지역기후는 이보다 약 3배 정도 더 낮을 수 있다. 

최근의 빙하기와 간빙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현재부터 약 1만2000년 전을 홀로세(Holocene)라 부르며 간빙기에 해당된다. 1만2000~160만 년 전을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라 하며 빙하기라 부른다. 빙하기(플라이스토세)중에서 온도가 현재보다 약 0.5~1℃ 정도 높았던 시기가 짧게 여러 번(12만5000년, 23만년, 32만년 전 등) 있었는데 이 기간은 빙하기 중 현재보다 잠시 온도가 높았던 시기이므로 전문 용어로 인터스테디얼(interstadial)이라 부른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홀로세가 진짜 온난기간인 간빙기에 속하는지, 아니면 기나긴 최근 빙하기(플라이스토세)의 여정 중 잠깐 더운 시기에 속하는지는 알 수 없으며 적어도 수 만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다.

홀로세 간빙기(현재~1만2000년 전)중 AD 1400~1900년은 현재보다 평균기온이 약 0.5~1℃ 낮았는데 이 기간을 소빙하기(Little Ice Age)라 부르며, AD 900~1400년은 약 0.1~1℃ 높았는데 이 기간을 중세 온난시기(Medieval Warm Period) 라 한다. 약 6000년 전은 현재보다 약 1℃ 높았는데 홀로세중기기후최적기(Middle Holocene Climatic Optimum)라 한다. 이 세기간 모두 메커니즘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단지 전 지구적으로 빙하의 부피가 줄어들었다 늘어났다 하는 증거만 발견되고 있다.

특이하게도 간빙기 중 약 1만년 전에 전 지구 평균기온이 약 5~7℃ 정도 1000년 이상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이를 특별히 영어드라이아스(Younger Dryas)라 부르며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즉 영어드라이아스 한랭기간은 약 1만5천년 전부터 급속한 온난화가 시작되어 수 천 년 간 빙하가 녹기 시작해 빙하 녹은 물이 해양에 도달해 밀도가 낮아 심층으로 가라 않지 못해 해류 순환에 붕괴(이를 심층수 순환의 붕괴라 함)가 일어나 잠시 동안 빙하기에 버금가는 한랭기간이 지속된 경우이다. 영어드라이아스 기간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약 180~270ppm이었다. 현재 빙하의 녹은 물로 인해 약 30%의 심층수 순환이 붕괴되었다. 이 정도로 빙하기가 도래하지는 않는다.

요약하면 우리는 현재 긴 빙하기에 살고 있지만 빙하기중 잠시 더운 시기(즉 온도가 약 1℃ 정도 상승했으며 지속기간은 수 백 년~수 천 년)에 살고 있는지, 아니면 진짜로 빙하기가 끝나고(1만2천년 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는 모르지만(적어도 수 십 만년~수 백 만년) 전 지구 온난상태인 간빙기에 들어섰는지는 적어도 수 만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다.

또 다른 경우는 현재의 온난이 약 600~1000년 전에 있었던 중세 온난시기처럼 잠시 더웠던 시기에 해당하며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약 100~500년 전에 있었던 소빙하기가 올지는 알 수 없다. 이 또한 적어도 수 천 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온도변화의 주기성은 11년, 22년, 45년, 80년, 60~90년, 100년, 1000년, 1500년, 2000년, 2만3천년, 4만년, 10만년, 50만년 등 이 있다. 이중 빙하기에 속하려면 적어도 2만3천년이란 큰 주기에 속해 있어야 한다. 우리 인류는 이중 어느 주기에 속하는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알 수 없다. 앞으로 빙하기의 징후가 보이려면 지금부터 적어도 수 백~수 천 년 간 빙하의 부피가 증가하거나, 광범위한 화산활동과 지진으로 인해 로키 산맥이나 티베트고원 같은 산맥이 솟아올라야 한다. 이는 대 천재지변이다. 비록 소빙하기라 할지라도 적어도 수 백 년 간 지속된다. 이는 자연현상이며 인류의 천재성이 발휘된다해도 피해갈 순 없다. 

덧붙이는 글 | 신임철은 기상청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고있습니다.



#빙하기#간빙기#기후변화#소빙하기#이산화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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