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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가들이 대관료 없이 초대되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곳. 인맥과 학맥, 경향 때문에 거대 국공립 혹은 사립 미술관에서 배제되는 작가들의 소통 공간. 아직 주류가 되지 못한 젊은 작가들의 분출구. 그런 대안공간이 전주에도 만들어졌다.

 

전주시 경원동 동문네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대안공간 '콩'이 지난 17일부터 창립전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

 

전북지역에는 도립미술관과 전북예술회관을 비롯해 서신갤러리, 교동아트센터, 민촌아트센터, 공유갤러리, 박스갤러리, 아카갤러리 등의 사설 갤러리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제도권 내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실험적인 공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그런 고민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도 졸업과 함께 작업을 그만두거나, 계속 작업을 하다가도 어느 시점에선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작업을 포기하는, 그로 인해 젊은 계층의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위기감과도 맞물려 있다.

 

대안공간 '콩'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번 창립전 참여작가는 노지연, 김민자, 최희경, 임승한, 이영욱 등 다섯 명이다. 모두 30대인 이들은 몇 해 전부터 이 공간에서 작업실을 같이 운영하며 고민을 공유해 왔고, 대안공간은 이들의 작업실 한 켠에 마련된 것이다. 작업실만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작업실과 전시공간으로 분할하다 보니 많은 작품을 전시할 수 없고, 건물의 3층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도 하다.

 

그렇지만 작업 냄새 풍기고 사람 체취가 느껴지는 전시공간, 작가들로 구성된 공동체 문화예술공간이라는 이색적인 콘셉트는 이곳만의 독특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곳은 기획대관, 청년작가 개인전 지원공모전, 타지역 대안공간과 상호교류, 국제교류, 전북출신작가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실험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이들이 중점을 두는 것은 전북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큐레이팅 사업이다. 중앙과 사뭇 다른 전북의 고유한 특색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작가들을 발굴, 중앙과 연계한 전시교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또한 재정적으로 힘든 청년작가들의 개인전 공모를 통해 그들만의 창의적인 작품세계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도 펼칠 예정이다.

 

대안공간 '콩'의 창립전은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안공간, #대안공간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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