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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가 들어오면 동네 슈퍼마켓은 망한다."

 

사랑의교회를 '대형 마트'에, 중소형 교회를 '동네 슈퍼마켓'에 비유한 어느 교회 목사의 말이다. 이익을 우선하는 상점과 교회를 동일시하는 게 논리의 비약일 수 있다. 하지만 등록 교인 8만여 명, 출석 교인이 4만 5,000여 명이나 되는 초대형 교회가 근처로 온다는 소식은 그 목사에게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서초3동 지역 교회에 "사랑의교회 건축과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사랑의교회가 서초4동에서 서초3동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가장 민감한 자들이 서초3동 지역 교회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교회가 사랑의교회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만은 아니다.

 

ㅅ교회 ㄱ 사무장은 "하나님의 성전이 크게 지어지는 일은 축하할 일이다. 사랑의교회가 주변 교회 다치지 않게 불신자를 상대로 전도할 거라 믿는다"며 환영했다. ㅁ교회 ㅇ 목사도 "하나님나라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교회 건축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사랑의교회는 그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하나님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면 될 문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교회의 태도다.

 

"교인 수평 이동, 솔직히 걱정된다"

 

교회 크기와는 관계없이 응답자 대부분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대답했다. ㅋ교회 ㄱ 목사는 "솔직히 불안하다. 사랑의교회가 여느 다른 대형 교회처럼 주변 교회 교인들을 흡수하지는 않겠지만, 우리 교회 교인 중에도 사랑의교회로 옮길 교인이 있을 것 같다"고 했고, ㅎ교회 ㅁ 목사는 "주변 교회에서 교인 이동이 있을 걸로 생각한다. 대비한다고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사랑의교회가 알아서 잘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ㅅ교회 ㅊ 목사도 교인의 수평 이동을 예상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니 사랑의교회를 비난하기보다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씁쓸히 대답했다.

"재고할 수는 없었나"

 

ㅅ교회 ㄱ 목사는 "2,0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해 새 예배당을 짓는 게 한국교회에 유익한 일인지 따져 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당 건축은 안티 기독교인을 늘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 돈으로 농어촌 미자립 교회를 돕는 게 옥한흠 목사의 교회관에 들어맞고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ㅅ교회 ㄱ 목사도 "사랑의교회가 다른 대형 교회와는 목회 철학이 달랐기 때문에 존경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하다니, 여느 대형 교회와 다를 바가 없다.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꼽히는데, 건축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대형 교회를 향해 "교회가 어느 정도 커졌으면 그만큼 사회적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데, 몸집을 더 키우는 데에만 집중한다. 다른 교회를 흡수하고 희생시켜서 컸으니 대형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몫을 감당하라"고 했다.

 

한편 사랑의교회는 11월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초3동 지역 교회들의 우려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사랑의교회 측은 "사랑의교회는 지금도 서초동에 있다. 서초동에서 서초동으로 교회를 옮기는 것이니 교인의 수평 이동은 심하지 않을 것이다. 또 주변 교회에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겠다. 주변 교회와 협력해서 지역을 섬기는 데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태그:#사랑의교회, #건축, #서초3동, #지역 교회, #대형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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