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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울산 북구의회앞. 유난히 거센 이 지역 매서운 들바람을 마다않고 한 여성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북구의회 이은영 의원(농소2, 3동·민주노동당). 이 의원은 "아동·여성 폭력 방지와 작은도서관 지원 조례가 부결된 것을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1인 시위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그 속내는 이 조례를 부결시킨 한나라당 4명의 의원에 대한 무언의 항의였다.

 

지난 11월 26일이다. 북구의회는 이날 상정된 두 개의 조례안을 모두 4대3으로 부결시켰다.

 

'북구 아동·여성 폭력방지 및 보호에 관한 조례안'과 '북구 작은 도서관 지원에 관한 조례안'인데 모두 주민과 여성단체의 제안을 받아 이은영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이 두 안은 3개월 이상 주민과 여성들의 중지를 모아 마련한 조례안이다. 하지만 이날 북구의회는 7명의 의원 중 4명인 한나라당 의원이 반대해 표결에서 4대3으로 부결된 것.

 

작은도서관지원조례는 북구 곳곳에 있는 문화 공간, 마을문고 등에서 활동해온 주민들이 '울산북구 작은 도서관 협의회'를 만들어 독서문화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주민 1500여명의 서명을 받은 후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이 의원이 조례안을 발의했다.

 

특히 아동여성폭력방지조례는 울산지역에 있는 25개 여성단체와 여성·아동폭력 상담소와 시설에서 제안하고 골격을 만들어 온 것으로 지역 여성들이 큰 기대를 걸었던 조례안이다.

  

그동안 울산지역 여성단체들은 성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오랜 논의를 거쳤고 조례안의 바탕을 만들어 각 지방의회에 요구했다. 울산 중구는 이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울산시의회도 곧 통과할 것이 확실시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북구의회는 이를 부결시켰다.

 

이 때문에 지역의 여성단체에서도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조두순 사건이 발생해 단호한 대처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고 특히 울산에서는 친부에 의한 성폭력사건, 기간제교사 성추행 사건 등의 성범죄가 발생하면서 조례안의 통과는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이은영 의원은 "그런 조례안을 부결시켰다는 것은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이 아동성폭력범죄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적거세, 공소시효폐지 등의 방침을 내놓은 점에 비하면 북구의회내 한나라당의 행태는 납득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북구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례안을 부결시킨 이유에 대해 "법에 다 있는 내용" "상담소가 해야 할 일이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한다"며 "부결 이후 지역 주민들과 여성단체들이 북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사과와 재논의를 요구했으나 되레 변명과 반박에만 급급했다"고 토로했다.

 

이은영 의원은 "북구의회에 항의하면서 더욱 강력한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1인시위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며 "조례를 부결시킨 북구의회 의장의 사과와 재논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정기회가 열리는 12월 22일까지 매일 아침 9시부터 의회가 열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1인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북구의회는 의원이 7명인 단독의회로 상임위가 없다. 의원 중 4명이 한나라당이며 이중 여성 의원도 한 명 포함됐다. 나머지 3명 중 1명은 민주노동당, 2명은 진보신당 소속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북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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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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