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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 - 송광사로 진입하는 산책로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봄가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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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순천시에 대한 좋은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다. 송광사에서 새로운 조선시대 유물이 발견되었고, 지식경제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순천시가 '생태 도시 브랜드'로 선정되었으며, 제4회 살기좋은 지역 자원 경연대회에서는 '베스트 10'에 선정돼 금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순천시는 지난 해부터 순천이 자랑하는 친환경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파는 순천 자연밥상, 품격있는 맛을 자랑하는 순천 미인밥상 등을 선보여 대한민국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순천은 순천만을 비롯 자연환경이 좋을 뿐만 아니라 송광사와 선암사로 대표되는 불교문화유적과 영화촬영지가 있어 여행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순천만이 인기 자연생태지역으로 부상하기 전만 해도 순천은 광양시나 여수시의 주변지역이란 이미지였다. 하지만 순천만이 관광자원화 되면서 엄청난 여행객들이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어 낙안읍성의 민속마을과 송광사, 선암사 등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전라남도 관광지도를 펼치면, 여행코스로 크게 목포, 나주, 부안, 장성의 서북권, 강진, 해남, 장흥의 서남권, 순천, 여수, 구례, 보성의 동부권역으로 구분된다. 동부권으로 압축해보면, 순천만 갯벌, 낙안읍성을 비롯하여 구례 산수유마을, 화순 운주사, 곡성 기차마을, 여수항, 보성 녹차 밭, 고흥 나로도, 광양 매화마을이 명관광지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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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광사 돌표석 -‘승보종찰 조계산송광사’란 표식을 보면서 송광사 산사 입구로 접어들었다는 안도의 마음을 갖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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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문 -송광사로 들어가는 첫 관문으로 신성한 곳과 혼탁한 속세를 구분해주는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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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맨 먼저 송광사를 방문하고 다음으로 순천만을 향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송광사 는 절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최고 산책코스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단풍철에는 붉게 물든 자연경관과 더불어 고목들의 갈색 표면의 살결이 연륜을 더해주어 찬란한 불교문화유적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준다.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 들어가면, '승보종찰조계산송광사(僧寶宗刹曹溪山松廣寺)'라는 돌표석이 방문객들을 친절하게 맞이한다.   

조계산 북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우리나라 삼보 사찰의 하나다. 승보종찰의 근본도량으로서 한국불교와 역사를 함께 해온 유서 깊은 고찰이다. 신라말 혜린선사에 의해 창건되어 원래는 '송광산 길상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고려 중엽 고승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9년 동안의 중창불사를 통해 절의 규모를 확장하고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근본도량으로 참선을 중요시하는 선종사찰로 탈바꿈하였다. 그 이후 보조국사 지눌을 포함해 열여섯 분의 국사가 주석했던 선종사찰로 명성을 얻어 오늘날까지도 승보사찰로 불리는 한국의 대표적 선종사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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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고루 - 사찰에 들어가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송광사는 종고루 밑으로 들어가면 바로 대웅보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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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귀하고 값진 세 가지 보배인 불(佛), 법(法), 승(僧)을 삼보(三寶)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이 삼보를 상징하는 삼보사찰이 있으니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다.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불보사찰이라고 부르고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의 경판을 지니고 있어 법보사찰이라 한다. 그에 비해 송광사는 한국 불교의 승맥을 잇고 있어서 승보사찰이라고 명명한다. 또한 송광사는 1969년 조계총림이 되었다. 총림이란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 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을 모두 갖춘 사찰이란 뜻이다. 조계총림을 발족하면서 초대 방장에 구산큰스님을 추대하여 한국불교의 동량을 키우는 수선의 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번에 새로 송광사 목조 부처님 뱃속서 조선 중기 유물 450점이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지만, 원래부터 송광사는 국보급 유물이 많은 곳으로 이름나 있다. 대표적인 불교 문화재로는 목조삼존불감(국보 42호), 고려고종제서(국보 43호), 국사전(국보 56호), 금동요령(보물 179호), 하사당(보물 263호), 소조사천왕상(보물 1467호) 등 총 8천 여점에 이른다.

새로 발견된 불교문화재 중 국보급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대방광불화엄경합론>이 있다. 관음전에 봉안한 목조 관음보살좌상 개금(改金·불상에 금을 다시 입히는 일) 과정에서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간행한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 권 제 73, 74, 75> 등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는 현존 유일본으로 불교문화사·서지학·인쇄문화사에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대방광불화엄경합론>은 의천이 11세기에 간행한 교장(敎藏·대장경 연구 해석서)을 조선 세조 8년(1462) 간경도감에서 다시 판각해 간행한 판본이다. 교장류는 모두 4740여 권을 목판으로 새겼으나 현존하는 것은 모두 20여 점에 불과해 거의가 보물로 지정될 정도이다.

이번에 복장물이 발견된 관음보살좌상은 1662년(현종 3년)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인 경안군(慶安君·1644~1665)의 부인 허씨(許氏·?~1684)가 남편의 무병장수(無病長壽)를 빌기 위해 만든 것으로 17세기 중엽 대표적 조각승인 혜희 등 6명이 공동 제작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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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보전 - 본존불인 석가모니불에는 좌우에 협시불(脇侍佛)을 세우는데,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세우기도 하고,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세우기도 한다. 협시불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세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다. 대웅전에는 또 삼세불(三世佛)이나 삼신불(三身佛)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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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세불 - 송광사의 대웅보전에는 삼세불 즉 과거불인 연등불, 현재불인 석가모니불 그리고 미래불인 미륵불이 모셔져 있는 것이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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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는 일주문을 들어서면 개천을 따라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그 위에 다리 역할을 하는 종고루가 서있고 그 바로 옆에는 임경당, 박물관 등이 있다. 종고루에 들어서면 바로 대웅보전으로 나아가게 된다. 대웅보전 좌우에는 승보전과 지장전이 호위병처럼 장엄하게 서있다. 대웅보전에는 삼세(과거 -현재-미래) 제도를 염원하는 삼세불 즉 과거불인 연등불, 현재불인 석가모니불 그리고 미래불인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또 각 부처 좌우에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4대 보살이 위치하고 있어 중생의 모든 고통과 생로병사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다.   

송광사에는 정말로 볼거리가 많다. 우선 승보박물관으로 들어서면 현재 국보 3점, 보물 19건 110점 그리고 전남유형문화재 9건 38점과 전남 기념물 1점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대웅보전 뒤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국보인 국사전(국보 56호)과 보물인 하사당(보물 263호) 그리고 약사전)(보물 302호), 영사전(보물 303호)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정말로 소중한 국보와 보물을 모두 관람하자면 3시간 넘게 걸린다. 특히 주차장에서 송광사를 왕복하는 산책로길에서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순천만을 어둡기 전에 살펴봐야 하므로 아쉽지만 송광사 일주문을 다시 넘을 수밖에 없었다.

순천시의 곳곳에 순천만 초록색 갈대숲이 대장관을 이루는 광고판이 눈길을 끌었다. 또 석양의 낙조에 비친 순천만 갯벌의 모습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순천만은 북으로는 5.4㎢의 빽빽한 갈대밭, 남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22.6㎢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목조길을 따라 10여 분을 걸어 들어가면 세계 5대 연안 습지 순천만이라는 나무 표식과 함께 순천만 자연생태관이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다. 그 앞에는 조그만 인공호수가 있는데, 청둥오리와 백조가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보며,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연주곡이 귓전에 흐르는 듯 환청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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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갈대밭과 산책로 - 갈대밭과 갯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나무 산책로를 2Km 정도 조성해놓아 천천히 완상하면서 가을 갈대의 대향연을 즐길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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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수천 명의 인파로 발 디딜 틈도 없는 나무다리를 건너 갈대밭으로 접어드니 갈색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영화 <봄날은 간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순천만에는 갈대와 나문제 그리고 칠면초 등이 계절을 달리 하면서 다양한 색채의 자연 축제를 준비한다. 갈대는 외떡잎식물 화본목 화본과로 분류되는 식물로서 높이는 3m 정도이고 서식지는 습지나 갯가, 호수주변이다. 선진국 독일에서는 수질을 강화하기 위해 강변에 갈대를 대량으로 심을 정도로 환경보호 역할이 크다. 순천만 갈대군락지는 국내 최대 규모인 5.4㎢에 갈대밭을 조성하여 개개비나 붉은 머리 오목눈이와 같은 작은 새들에게 보금자리와 은신처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질소와 은 등 물속에 녹아있는 유기물을 먹고 자라 수질오염 방지와 정화에 역할이 크다. 또 매년 10월말부터 11월 사이에 갈대축제를 펼쳐 황금빛 갈대로 아름다운 가을 갯벌을 수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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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밭에 선 필자 -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 갈대밭에 서니 엔돌핀이 돌면서 만면에 웃음이 감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인간세상이 주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자연의 묘미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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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하늘의 새떼 - 순천만은 갈대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갈대밭을 은신처로 삼는 수많은 희귀조류들이 몰려드는 현상 때문에 관광객들과 사진촬영자들로 붐비게 되는 것이다. 220여 종의 새들이 순천만에서 월동하기 위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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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을 초록빛이나 갈색 빛으로 수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서는 붉은 색과 초록빛의 하모니를 이루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나문재와 칠면초이다. 나문재는 높이가 1m 정도 되는 식문로서 줄기는 원기둥 모양이고 곧게 서며 가늘고 긴 가지를 치는데, 회백색을 띠 녹색이지만, 가을에 밑 부분부터 붉은 색으로 변해 칠면초와 더불어 아름다운 풍광을 조성하게 된다. 한편 칠면초는 1년 동안에 7번 색깔이 변한다 하여 칠면초란 이름이 정해졌다.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점차 홍자색으로 색이 변한다. 잎은 솔잎처럼 침형이나 방망이처럼 도톰한 것이 특징이다. 소금기 있는 공간에서 자라는 염생 식물로 물새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먹이가 되기도 한다.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와 별량면 학산리 갯벌에 군락을 이루고 자라고 있어 멋진 자연의 색채 향연을 펼친다.

순천만엔 갈대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갈대밭을 은신처로 삼는 수많은 희귀조류들이 몰려드는 현상 때문에 관광객들과 사진촬영자들로 붐빈다. 학산리, 송학리, 학동, 황새골 등 순천만 인근에는 새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220여 종의 새들이 순천만에서 월동하기 위해 찾아든다.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재두루미, 검은 머리물떼새 등의 국제적 희귀종이 찾아오며 쇠백로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쇠백로는 백로무리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새이다. 몸 전체가 희색을 띠며, 발가락은 특이하게 노란색을 띤다. 4월 중순에 찾아와서 번식을 마친 뒤 10월중순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여름철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순천만의 자랑은 석양에 둥지를 찾아가는 새떼들이 펼치는 가을 하늘의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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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 - 순천만 갯벌에는 농게, 밤게, 칠게 등의 게 종류와 갯지렁이, 민챙이 등 갯벌표면의 개흙에서 먹이를 찾는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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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양의 순천만 - 좋은 사진기로 촬영하지 않아도 석양의 순천만이 주는 자연의 풍광은 대단히 아름다워서 자연스럽게 탄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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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는 갯벌생물들도 많이 자란다. 농게, 밤게, 칠게 등의 게 종류와 갯지렁이, 민챙이 등 갯벌표면의 개흙에서 먹이를 찾는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그들은 산란기에 갯벌 표면에 수많은 조그만 구멍을 형성하여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순천만의 자랑은 짱뚱어이다. 짱뚱어는 힘차게 높이뛰기를 하여 여행객들의 웃음과 탄성을 자아낸다.

짱뚱어는 농어목 망둥어과로 분류되는데, 몸색은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으로 머리의 폭이 넓고 작은 눈이 머리위 끝에 툭 튀어나와 있어수 '짱퉁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펄 위에 생기는 규조류, 작은 감각류를 먹고 기수지역을 비롯ㅎ해서 남해안의 갯벌에 주로 서식하는데, 보양식 및 별미로 맛이 있어서 탕과 구이로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어류이다. 나무다리에서 문화해설사가 설명하는 짱둥어 설명을 듣던 초등학교 아이들 수 십 명이 "11월에는 짱뚱어를 볼 수 없다"고 하자, "에~~"라고 하면서 힐난과 실망의 탄성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