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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쌀값을 안정시키는 수단으로서 추곡수매가의 한계가 이미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다양한 쌀소비 방안을 강구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쌀가공산업 활성화로는 쌀수급과 농가소득을 안정화시킬 수 없다"며 "근본적인 농업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명박 "풍년 맞이하고도 근심...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이 대통령은 이날 윤진식 정책실장이 "농민들이 풍년을 맞고도 시름이 깊다"고 보고하자 "농민들이 풍년을 이루기 위해 이른 봄부터 많은 고생을 했는데 기다리던 풍년을 맞고도 근심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선 당과 정부가 당사자인 농민의 마음이 돼서 잘 협조해 생산지 쌀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단순히 추곡수매자 조정을 통해서 문제를 푸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미 확인된 만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중장기적인 종합대책을 찾아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과감하게 발상을 바꿔본다면 분명히 농민에게 도움이 되고 정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새로운 방안 마련'을 적극 주문했다.

 

이와 관련, 박선규 대변인은 "최근 들어 수석들 사이에서 쌀막걸리가 대유행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일본에서도 지금 쌀막걸리가 유행하고 있다"며 "그리고 대통령께서 우리 설렁탕에 국수가 들어가는 것을 쌀로 대체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오래 전에부터 내놓은 바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런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풍년이 돼서 창고에 쌀을 보관하면 자연적으로 쥐 등 각종 문제로 손실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루트를 적절히 개척하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될 수 있다고 보고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주문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농 "쌀값 목표가격 17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하지만 전농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쌀농업대책의 선후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쌀가공의 전제조건이 쌀농사이기 때문에 먼저 쌀농사를 잘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곽길자 정책실장은 "정부는 소득보전도 안되는 쌀값 정책을 써왔는데도 마치 엄청나게 농민들 소득을 보전해준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가 쌀가공산업 활성화를 방안으로 내놓고 있다. 이것이 쌀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쌀을 가공하려면 쌀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쌀농사를 유지할 수 있는 계획이 먼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쌀가공산업 활성화만 부각시키고 있다. 이것은 모순적이다."

 

곽 실장은 "생산비를 조사해보면 쌀 80kg 한가마니를 생산하는 데 20만 원 정도 드는 걸로 나온다"며 "그런데 정부의 목표가격이 17만 원으로 턱없이 낮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해 이맘때 시중가격이 16만 2000원이다. 정부 목표가격과 8000밖에 차이가 안난다. 정부는 8000원의 80%(1가마니당 6400원)만 보조해줬다. 그런데 엄청난 지원을 한 것처럼 하고 있다. 쌀농업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크다. 정부가 생산비를 보전해주기 위해서는 목표가격을 2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쌀 재고, 대북지원으로 해결"... 청와대 "식량지원 등 아직 검토하고 안해"

 

또한 곽 실장은 민주당 등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북쌀지원도 쌀값 안정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곽 실장은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북지원이 쌀수급과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한다"며 "올해 초부터 재고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대북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지원이나 비료지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도적인 지원은 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 #추곡수매가, #전농, #박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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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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