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폴크스바겐의 6세대 신형 골프. 이미 511대가 사전 계약된 신형 골프는 리터당 17.9㎞의 연비를 자랑한다.
 폴크스바겐의 6세대 신형 골프. 이미 511대가 사전 계약된 신형 골프는 리터당 17.9㎞의 연비를 자랑한다.
ⓒ 폴크스바겐코리아

관련사진보기


자동차 영업점들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는 출시 일주일 만에 전국 900여 개 영업점에서 3만7000여 대가 계약됐다. 출시 전 사전계약으로만 2만6000대를 팔았고, 이후 1만 대 이상이 더 팔려나갔다. 르노삼성이 지난 7월 중순 내놓은 뉴SM3도 누적 계약대수가 3만8000여 대에 달한다.

수입차 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31일 국내에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는 이미 사전계약만 1000여 대를 넘어섰고, 지난 21일 첫 선을 보인 폴크스바겐의 신형 골프도 500명 이상의 사전계약 고객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포르쉐 4도어 세단 '파나메라'와 벤츠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 'S400'도 잇따라 선을 보였다. 게다가 내달 도요타의 캠리 등이 국내에 상륙하는 등 국내외 신차 출시 행렬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업계에서는 판매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승용차 시장이 1200만 대인데, 그 중 300만 대가 노후차였다. 그동안 차를 바꾸지 못했던 사람들이 12월 노후차 세제지원 종료를 앞두고 서둘러 구입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여기에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17일 출시한 6세대 쏘나타 'YF'. 국내서 올해 6만대, 2011년부터 국.내외 판매 4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가 17일 출시한 6세대 쏘나타 'YF'. 국내서 올해 6만대, 2011년부터 국.내외 판매 4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현대차

관련사진보기


역대 사전계약 기록 갈아치운 YF쏘나타

YF쏘나타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관심에 대해 현대차에서도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출시 전 사전계약 최고 기록은 트라제(1999년 출시)가 가지고 있는 1만9447대였다. 현대차의 대표차종인 TG그랜져도 1만4700대(2005년 출시)였고, 앞서 YF쏘나타의 전 모델인 NF쏘나타(2004년 출시)도 1만3170대에 그쳤다. YF쏘나타가 사전계약으로만 2만6000대를 기록하면서 역대 사전계약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30년 전 포니 다음에 엑셀이 나오던 때, 실제 영업소에서는 고객들을 줄 세워서 차를 팔았다"며 "지금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사전계약 대수는 현대차 사상 최고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전계약 고객이 밀리면서 지금 새로 계약하는 고객은 출고되기까지 두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지난달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은 준중형차급 판매세가 중형차급을 앞질렀다. 그러나 YF쏘나타의 판매 호조와 연말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의 SM5 변형 모델 등을 계기로 중형차급 시장이 회복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르노삼성이 의욕적으로 출시한 뉴SM3의 인기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은 누적 계약대수가 3만8000여 대에 이르면서 출고대기 기간이 길어지자, 9월 한 달 동안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전달보다 50% 늘어난 2만 대로 잡았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잔업·특근을 재개한 것은 물론, 주말야간 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올 연말까지 6세대 신형 골프를 800대 수입하기로 했다가, 사전계약만 500건 이상이 몰리자, 독일 본사에 물량 추가 투입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들이 불티나게 팔리자, 이에 편승하기 위해 신차 출시일을 앞당기거나 조정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GM대우는 다음 달 중순께 출시 예정이던 라세티 프리미어 최고급형(1800cc)을 지난 22일 서둘러 공개했다.

벤츠 신형E클래스 등 고급차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포르쉐 등 수입차의 고급 세단이 잇따라 출시되자, 현대차도 바빠졌다. 당초 내달 선보일 예정이었던 최고급 럭셔리 세단 에쿠스 리무진을 지난 21일 출시, 최고급 수입차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것. 기아차도 준대형 세단인 VG(프로젝트명)를 오는 11월로 앞당겨 선보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3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강남 전시장에서 럭셔리 세단 S-Class에 세계 최초로 압축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세단 'The new S400 HYBRID L'을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3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강남 전시장에서 럭셔리 세단 S-Class에 세계 최초로 압축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세단 'The new S400 HYBRID L'을 출시했다.
ⓒ 벤츠코리아

관련사진보기


'국산차 VS. 수입차' 정면승부... 관건은 '성능과 가격'

아무리 신차가 많아도 결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위해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차들을 저울 위에 올려놓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관건은 '성능과 가격'이다.

사전계약 1주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한 벤츠의 '뉴E클래스'가 예상 밖으로 큰 인기를 끈 이유는 신차임에도 비슷한 배기량의 구형 모델보다 오히려 값이 더 싸졌기 때문이다. 220CDI 모델은 기존 6990만 원에서 6590만 원으로 내렸고, E300 엘레강스 모델은 6910만 원으로 구형 E280(7390만 원)보다 싸다.

게다가 벤츠는 23일 최고급 모델 S클래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날 벤츠는 자사의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모델 'S400 하이브리드'도 함께 공개했다.

6년 만에 모델을 완전히 바꾼 폴크스바겐의 신형 골프 역시 신차인 데다 무릎 에어백, 주차 보조장치 등 각종 장비를 더했지만 가격은 3390만 원으로 이전 모델과 비슷하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신형 골프의 가격을 독일 현지보다 낮게 책정했다. 또한 신형 골프는 국내에 판매 중인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2000㏄ 이상 승용차 중 가장 높은 리터당 17.9㎞의 연비를 자랑한다.

현대차의 YF쏘나타의 경우 가격이 2130만∼2595만 원으로, 기존 NF쏘나타와 비교해 최대 200만 원가량 인상됐다. 특히 최고급형 모델에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격은 3000만 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골프 등 수입차와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작 YF쏘나타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내달 한국에 상륙할 예정인 도요타의 캠리다. 캠리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링카로 1200만 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현재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지만 3500만~4000만 원 선에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캠리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쏘나타 2400㏄가 내년에 출시되면 두 경쟁 모델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현대차 YF쏘나타, #폴크스바겐 골프, #도요타 캠리, #벤츠 뉴E클래스 , #르노삼성 뉴SM3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