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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보름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다시 만났지만, 미디어 관련법 처리 과정에 대한 앙금은 여전했다. 민주당은 또 다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용인을 강력 비난했고, 한나라당은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민주당은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용인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이날 출석한 소속 의원 전원이 빨간 넥타이나 스카프 등을 매고 본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집단퇴장했던 '단체 항의' 2탄인 셈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선호 민주당 의원(전남 장흥·강진·영광)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미디어 관련법 대치국면 당시 김 의장이 '의장석을 점거하는 정당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한 사실을 거론했다.

 

유 의원은 "민주당은 의장의 대국민약속을 굳게 믿고 의장석 점거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김 의장은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에게 직권상정 거부라는 불이익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한나라당의 요구에 앞장서서 직권상정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2월 임시국회에서 16건, 3월 임시국회에서 1건, 4월 임시국회에서 은행법 등 5건 등 총 33건의 법률안에 대해 심사기간을 정했고 총 21건을 직권상정 처리했다"며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원의 입법권은 상임위 위원에게 부여된 권한으로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김 의장을 향해 "오늘의 얼룩진 대한민국 국회의 자화상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시기 바란다"며 "아니면 최소한 국민께 사죄하고 다시는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서 김 의장을 거세게 비난하자 한나라당에서는 김 의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정기국회 개원식과 오늘 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상식 이하의 언행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의장을 폄훼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 정책과 중도실용 노선으로 국정기조변화를 천명했고 최근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왜 유독 국회만은 스스로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장은 깎아내리고, 유권자들이 선택한 정부를 아직까지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야당은 국회의장을 존중하고 정부를 인정하면 안되느냐, 그래야 야성이 돋보이는 것이냐"고 민주당을 향해 일갈했다.

 

김형오 "약속 어겼다면 책임지겠다"... 민일영 대법관 임명 가결

 

여야 의원들이 자신의 직권상정 행위를 놓고 설전을 벌이자 김 의장은 "나도 직권상정 하지 않는 국회의장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직권상정이 없는 국회가 되도록 여러분들이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내가 국회의장이 되어 직권상정을 포함해 내가 한 행위 중에 적법 절차나 관행, 특정 정당과의 약속을 어긴 일이 있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더 이상 나를 두고 시시비비를 하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당부하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기명투표에 부쳐진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찬성이 169표, 반대가 8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 처리됐다. 민주당은 이날 '반대'를 권고적 당론으로 정했다.


태그:#김형오, #유선호, #장제원,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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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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