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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미 직접 대화지지 발언에 대해  "그 이야기를 잘 뜯어보면 6자 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라면서 "그렇다면 6자 회담을 전제로 해서 북미 양자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 총장 발언 직후 미 국무부 대변인이 '6자 회담을 통한 다자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 대화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이것은 반 총장의 이야기를 부정한 것이 아니고 반 총장의 그 제안도 6자 틀 내에서 북미 대화가 선행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지금 6자 회담에 안 나오겠다고 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이제 북한도 조건이 어느 정도 자기들 구미에 맞게 조성이 된다면 6자 회담에 나올 거고 그 시작을 북미 양자 접촉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지난 23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세 가지를 다 해주겠다. 관계 정상화도 해주고 평화 체제도 구축하고 에너지 경제 지원도 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정세현 전 장관은 "과거의 15, 16년 전 경험으로 보면 북미간의 양자 접촉 이야기가  공식적으로는 부인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물밑접촉이 상당히 있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베를린 회담으로 이어지고, 93년 6월 이야기입니다마는, 그리고 그것이 제네바의 북미 협상으로 이어졌던 선례를 놓고 볼 때 이번에 오고 가는  그런 말싸움 속에서 상당한 정도의 진전이 사실은 물밑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추정이 된다"며 "반기문 총장이 그것을  읽었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이 한국이나 미국 정부와 사전에 모종의 협의를 거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 정부하고 조율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되고 미국정부와 조율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 총장이 미국 정부의 의중을 읽어 내고 미국이 그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 속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멍석을 깔아주는 그러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향후 바람직한 대응 자세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로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우리도 북미 양자 접촉의 결과를 놓고 5자 간의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자세로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명박 대통령께서 지난 번에 5자 회담을 먼저 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순서를 이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반기문 총장의 방북 의사 피력과 관련해서는 그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 .

그는 "글쎄요, 반 총장이 방북을 희망한 것은 저도 듣기는 들었는데 우리 남쪽에서 UN 사무총장이 배출되었다는 사실을 아직  북한 주민들한테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그는 "북한 당국이, 그 전 같으면 코피,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이 이러쿵 저러쿵 이런 식으로 이름을 거론하면서 UN 사무총장이 이런 말 했다, 저런 말 했다는 식으로 보도를 했는데 지금은 UN 사무총장이 남쪽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잘 하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까 이름도 거명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반 총장의 방북까지 그 사람이 받아들일지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자신이 없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그렇다.  만약 반 총장의 방북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이 굉장히 열린 자세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을 때에 그걸 받아들이겠지만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정황으로 봐서는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낮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오동선 기자는 평화방송 프로듀서입니다.


#반기문#유엔 사무총장#북미 양자 대화 #커트캠벨#정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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