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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에도 있겠지만 경남 진주시에는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이 진양호 아래에 있다. 유치원 아이들부터 초등학생까지 이곳은 주말과 공휴일이면 아이들이 몰려든다. 지난 1월 이곳에 다녀 온 후 막둥이는 토요일과 공휴일만 되면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가자고 조른다. 시간이 없다, 날씨가 덥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었다. 

 

눈 수술 후 석 달에 한 번씩 막둥이가 병원 가는 날이고, 조카들도 방학을 맞아 집에 와 치료를 끝낸 후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95년 7월 산 프라이드에 나와 아내, 우리 집 3명, 동생 아이들 셋 모두 8명이 탔다. 처음에는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하던 아이들은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가까이 가자 이제 100%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간다고 좋아했다. 비좁은 프라이드 안에 정신이 없다.

 

여름방학이라 아이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텅 비어 있었다. 다들 여름 휴가를 갔는지, 아니면 방학인데도 학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은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제일 신난 녀석이 막둥이다. 아침에는 두 발 자전거 타는 시범을 보이더니 오후에는 1인용 자동차 타는 시범을 보인다.

 

"아빠 나 운전 잘하지요. 정말 재미있어요."
"막둥이 운전 면허증도 없는데 자동차 운전하면 안 되지!"

"이 차는 운전 면허증 없어도 운전할 수 있어요."

"막둥이 아빠와 2인용 자동차 타자."
"아빠하고 타면 재미 없어요. 혼자 탈 거에요."

 

그 때 갑자기 '쿵' 소리가 났다. 자동차를 빠르게 몰던 조카가 그만 추돌을 해버렸다. 빨리 달리다가 그만 브레이크를 잡지 못한 것이다. 이 자동차는 발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하경이 누가 브레이크 잡아야지. 받으면 어떻게."
"고마 못잡았다."

"누나 앞으로는 브레이크 잘 잡아야 한다. 알겠어."
"알았어."

 

조카 하경이와 막둥이는 다른 때도 마음이 잘 맞는다. 7월 31일이면 두 돌이 되는 예설이는 워낙 어려 오빠와 언니들과 함께 잘 놀지 못하지만 인헌, 서헌, 체헌, 하경, 예경 다섯 아니는 하루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다. 특히 하경이와 막둥이는 아웅다웅하면서 얼마나 잘 노는지 모른다. 어린이 안전 교육장에서 하경이와 막둥이는 몇 번이나 추돌을 했다.

 

어린이 안전 교통 교육장에는 신호등과 건널목 뿐만 아니라 골목길과 로터리를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놀다가 다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곳에 골목길을 만들어 놓고 자동차가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체험하게 한다.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는 어린이만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른들도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어른들도 탄다. 정말 재미있다. 진짜 자가용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아이들과 함께 타면서 빨간불에는 멈춤, 녹색불에는 지나가기를 가르친다. 그리고 빨간불이라도 앞에 차가 없으면 우회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빨간불인데 지나가는 아이들 때문에 교통 질서가 무너진다.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장에 한 번씩 다녀올 때마다 아이들은 몸으로 교통 질서를 배운다. 자기들이 직접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신호를 지키고, 골목길에서는 조심해야 되고, 건널목도 왼쪽과 오른쪽을 살피면서 건너야 하는 것을 배운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아이들과 함께 다니면서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실제 운전을 할 때도 조심하게 된다.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면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 가보기 바란다.


태그:#어린이안전, #교통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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