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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무엇을 잃어버린 10년인가?

한나라당이 성공한 구호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아울러서 좌파 10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다. 그들이 10년 동안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잃어버렸다고 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한나라당, 뉴라이트, 자칭 보수라 하는 김동길, 조갑제, 지만원과 군출신으로서 안보를 걱정하는 자칭 애국자들… 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전경련 등 재벌그룹의 오너일가도 포함되어야겠다. 그리고, 그들의 대변인인 조중동까지.

첫째, 정치적으로 그들은 권력을 잃었다. 그러나, 그들은 선출직 대통령을 잃었을 뿐이다. 그들은 대통령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엽관제 직위를 잃었을 뿐이고, 그것도 코드인사 반발속에 탕평책을 써야만 했다. 즉 권력에서 그들이 배제된 적인 한번도 없었고, 그들은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것을 지켜냈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참여정부의 실패가 아니었겠는가?

둘째, 그들은 안보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한미동맹의 강화와 자주국방, 그리고 군의 현대화를 얻었다. 아울러, 그들의 목적이 무력에 의한 북진통일이 아니라면(이것은 헌법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남북평화와 교류를 얻었다.

셋째, 그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엄청난 부를 얻었다. (전여옥의 경우 잃어버린 10년동안 그의 재산은 증가하고, 자칭 주가지수 3000 대통령이 되자마자 주식은 팔아치우는 노련함을 보이기도 했다.) 남북 평화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진행하였지만, 남북평화에 따른 안정적인 경제, 자금확보(외화금리등)의 혜택은 그들에게 더욱 더 많이 갔다. (누가 이것을 탓할 수 있으랴. 다만, 챙기고 나서 딴 말하는 몰상식을 탓할 뿐이다.)

넷째, 언론은 유래없는 자유를 얻었다. 아마도 지난 10년간 아무 걱정없이 자기 하고 싶은 말대로 하지 않았을까? 그 당시 자칭 야당지로서 두려울 것이 없이 비판하였던 그들은 이제 자의반 타의반 여당지로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누가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것인가? 다만 국민들은 잃어버린 10년만 기억하고 있을 뿐, 누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말해주는 이 없고, 사는 게 바빠서 국민들은 아침 일찍 배달된 신문을 보고, 들려오는 소문에 지레짐작했을 뿐이다.

주위에서 아직도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다면, 즉시 반문하라. "누가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2. 누가 무엇을 잊어버린 10년인가? (대다수 국민은 MB정부 이후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첫째, 원칙과 상식이 내팽겨치고, 권위적 질서가 강요되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으며, 더욱 심해지고 있다. (미디어법, 집시법 개정, 사이버모욕죄 등) 이 모든 것은 권력자가 권력을 준 국민에게, 권력행사를 규정한 헌법체계를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행사하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이, 서울광장을 막은 것이, "자칫하면 정치집회로 번질 수 있고, ~~~"라고 폐쇄 이유를 말했다. 정치집회를 누가 금지했나? 헌법이 금지했던가? 법률이 금지했던가? 정치집회야 말로, 표현의 자유의 핵심이며,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더욱 성장한 것이다. 한 나라 경찰청장이 던지는 무식한 언사는, 그가 헌법체계보다 눈치보는 권위적인 권력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정부에서는 데이트 장소 역시 사전 신고해야 할지도 모른다.

둘째, MB정부 들어, 쪽수 많은 육군 중심의 국방개혁 전환으로, 우리 군은 현대화, 전략군의 기회를 상실하고 단지 대북전력으로만 만족하기에 이르렀다. 안보걱정하는 노병들은 국방비 삭감과 롯데-비행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소리도 못하고 있다. 남북 평화기조에 몇 마디 말과 행동으로 그 동안 쌓아온 남북신뢰를 무너뜨리는 선수가 통일부가 돼버렸다.

셋째, 경제 위기에 대해서는 외부적 요인도 있고, 내부적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MB정부의 경제정책은 자신의 배경인 1% 대리인으로서는 만족할 지 몰라도,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고통일 뿐이다. 대다수 서민이 좌파여서 그들을 배제하는가? 노인분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 하면, 그 10년 동안 그분들이 받은 복지를 말해주고, MB정부에서 종부세 깎아서 부족한 세수는 복지비용 삭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하라.

넷째, 조중동 언론은 살맛이 났고, 시민 언론(인터넷 언론, 개인 커뮤니케이션)은 억압받고 있다. 미디어법은 통과되면,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질 것이고, MBC마저 민영화되면, 우리는 보여주는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국민은 선거 때 거수기일 뿐이요,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종관계가 나타날 것이다.

MB정부 들어 잃어버린 이것들이 결국은 지난 10년간 우리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린 것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민주주의의 문제, 원칙과 상식의 문제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대통령 1명 바뀌었을 뿐으로 일어났다.

누군가는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단지 그 소중함을 잊어버린 것일 뿐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노공(제가 부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애칭)에 대해 지켜주지 못한 것을 눈물로 아쉬워하는 것은 정작,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한 반성이 아니었을까?

3.     이제 통합 agenda는 우리의 것이다.

한국사회는 피라미드의 권위 사회가 아니다. 정규분포를 이루는 사회이며, 대다수 국민들은 정규분포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양극이 있음을 누가 부인하랴. 그러나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그들은 자신이 한 극에 위치하면서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분열주의자라고 한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이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분명 말하건대, 통합은 보수의 몫일지는 모르되, '한국사회의 자칭 보수'의 몫은 결단코 될 수 없다. 그들은 또다른 극단일 뿐이다. 통합은 그들의 agenda가 아니고, 사회 대다수와의 분열은 그들의 모습이다. 그들의 통합은 자신들의 피라미드 밑바닥 어디에 위치하는 것일 뿐이다. 이제 진정한 사회 통합은 대다수 국민들의 몫이다.

한국사회의 정규분포의 기준점은 민주주의 발전으로 점차 상향되고 있었다. 자유와 인권에 대한 기대, 경제적 풍요와 사회보장, 다양성과 창의성의 증진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피라미드 권위사회에서 기준점은 맨꼭대기의 점이 되버린다. 그가 기준이 된다. 이것이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질서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대한국민은 한 시대에서 다층적인 이해관계와 발전과 모순을 경험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역동성이요,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짦은 인생 짧은 소견으로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지난 역사는 자기로부터, 가정으로부터, 사회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조금씩이나마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해 왔고, 역사적 고비마다 숭고한 희생으로 발전을 이루어내었다.

노공이 좋아했던 상록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태그:#민주주의, #잃어버린10년, #잊어버린10년, #민주적정규분포, #사회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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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지켜가는 사회가 창조성을 키울 수 있고, 창조성을 키우는 사회가 지속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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