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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푸름산악회(cafe.daum.net/ksc69)에서 충북 단양에 위치한 "소백산(小白山)국립공원에서 열리는 철쭉구경을 간다"고 해 지난 24일 따라 나섰다. 며칠 전 총무인 '신지기'로부터 "가는 시간도 멀고 등반시간도 멀기에 출발시간을 땡기기로 했다"며 "7시까지 오라"는 말에 전날 긴장한 탓인지 일찍 눈을 떴다. 여러 할 일을 마치고 대전IC 오두막까지 1시간여 걸을 생각으로 5시40분경 길을 나섰다.

연화봉위에 서 있는 이정표
▲ 이정표 연화봉위에 서 있는 이정표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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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설쳤기에 졸기를 거듭하다 희방매표소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대략 10시10분경이었다. 산악대장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등반할 코스는 희방매표소-희방계곡-희방폭포-희방사-희방깔닥재-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천동갈림길-천동쉼터-천동매표소까지 "약16Km로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울창한 숲, 바위 틈새로 흐르는 계곡물소리, 큼직큼직한 돌들이 계단처럼 이어진 등산로를 감상하며 걷다 보니 내륙지방에서 가장 큰 폭포이자 영남 제1의 폭포라는 해발 700m에 위치한 희방폭포(높이 28m)가 보인다. 우렁차게 떨어지는 폭포수는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서늘한 기운을 더해 줘 더위를 가시게 해준다.

힘차게 내리는 물줄기가 아름답다.
▲ 희방폭포 힘차게 내리는 물줄기가 아름답다.
ⓒ 송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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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정면으로 받아 반짝이며 물보라를 만들고,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아래로 쏟아지다가 중턱에서 살짝 꺾여 숨을 고르고 다시 쏟아지는 폭포의 모습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적셔준다.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폭포 옆 절벽에 만들어놓은 철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른다.

폭포 위로 올라서면 폭포 아래쪽과 폭포의 물줄기, 바위와 바위사이를 흘러 내려가는 계곡물이 아름답다. 폭포 쪽으로 급하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을 뒤로 하고 경사가 조금 가파른 지역을 '헉헉'거리며 오르다보니 소백산 기슭 해발 850m에 자리 잡은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창건했다는 '희방사' 단청이 보인다.

멀리 희방사의 단청이 보인다.
▲ 희방계곡 멀리 희방사의 단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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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사'의 희는 기쁠 희(喜)와 두운선사의 참 선방이라는 뜻의 방(方)을 써서 '희방사(喜方寺)'라고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6.25 때 불 타 없어진 것을 1953년에 중건한 사찰 건물이 지금의 '희방사'란다. 입산시 사찰관람료를 안 냈으니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얼른 한 컷 찍고 일행과 뒤쳐질세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나니 고개턱에 넓은 쉼터가 나온다. 바로 '희방깔딱재(깔닥고개)'다. 이제 오를 만큼은 오른 것이라는 판단에 한숨 놓는다.

다른 때와는 달리 아빠를 따라 나섰다는 '기정'이가 아빠를 끌고 이리저리 잘도 오른다. 그래서 명명하기로 했다. 대전푸름산악회의 마스코트로 '대전푸름다람쥐'라 부르기로 했다. 어쩜 산을 저리도 잘 타는지 다른 아이들 같았으면 징징 짜며 업어달라고 떼를 쓸 만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전날 폭음했다"는 아빠를 끌고 리드해 나간다. 이대로만 크면 '허영호' 같은 산악대장감이다.

연화봉을 100m 남기고 '대전푸름다람쥐'를 철쭉 꽃 아래 세웠다.
▲ 철쭉과 함께한 '대전푸름다람쥐' 연화봉을 100m 남기고 '대전푸름다람쥐'를 철쭉 꽃 아래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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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깔닥재'에서 '연화봉'까지는 1.6Km다. '연화봉'을 100m 남기고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대전푸름산악회는 점심이 푸짐하다. '찰밥'에 '돼지두루치기'까지, 산행 후 먹는 밥맛은 꿀맛이다. 더군다나 반주로 소주 한잔했으니 "말해 무엇 하랴" 그냥 '굿'이다. 이번 기회에 항상 맛난 점심을 준비하시는 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날 하나 배웠다. 김밥에 시금치를 넣지 않고 부추를 넣으면 맛도 맛이지만 빨리 쉬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일행 한분이 다리에 '쥐'가 났다고 한다.  결국 그날 하산하기 전까지 '총무'와 '산악대장'이 벌을 서야 했다.

'연화봉'은 높이가 1394m다.  철쭉군락이 뒤덮여 있어 매년 소백산 철쭉제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산행하기 전날 개막된 '제27회 소백산 철쭉제'가 31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철쭉여왕 선발과 산신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거행되며 연분홍철쭉과 울긋불긋한 등산객들로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곳이란다. '연화봉'에는 '연화봉'이 마치 소백산 최고봉이듯이 '소백산'이라는 비석이 있었다. 이는 아마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국립천문대와 공군통신부대가 자리 잡고 있고, 소백산 여러 등산로의 합류지점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화봉위에 소백산 비석을 세운 이유는?
 연화봉위에 소백산 비석을 세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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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기에 걸음을 재촉하다보니 제1연화봉(1394m)에 도착했다. "이제 반 이상 온 것 같다"는 느낌에 철쭉을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철쭉이 고지가 높아선지 아직 개화가 덜 됐다. '제1연화봉'에서 우리가 올라온 봉우리와 가야할 목적지를 보니 장관이었다. 사진발이 좋겠다싶어 눌러댔다. 또 순간에 '제이비에스와 함께하는 대전 둘레 산 잇기"표식을 달았다. 홍보에는 '딱'이기 때문이다.

올라 온 길이 까마득하다.
▲ 제1연화봉을 오르는 등반객들 올라 온 길이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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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고 소백산최고봉인 '비로(毘盧)봉'을 향해 나아갔다. 이미 일행은 앞서 나간 지 오래다. 비로봉과 천동매표소를 내려가는 길목인 천둥갈림길에 도착해 '쥐'나신 회원에게는 "쉬시라"고 하고, 뒤쳐진 총무와 산악대장과 함께 올랐다. 약 0.8Km거리다. 가다가 좌우경치를 살펴보니 고사목이 보인다. 그만큼 고지대란 의미다. '헐레벌떡' 비로봉 정상에 닿으니 이미 오른 회원들이 "안 오는 줄 알았다"며 반긴다.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박았다.

'비로'는 불교에서 '높다'는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자면 '비로(毘盧)자나불'은 법신불을 뜻한다. 따라서 비로봉은 그 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즉 최고봉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었다. 금강산 최고봉(1639m)인 毘盧(밝을 비, 밥그릇 로)봉, 치악산 최고봉인 飛蘆(날 비, 갈대 로)봉, 묘향산 최고봉(1909m)인 비로(毘盧)봉, 오대산 비로봉 등이 그것을 말해 준다.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 비래봉가는 길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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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쥐'난 회원을 생각해 바로 내려가서 천둥갈림길로 내려섰다. 지금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누구보다도 내려가는 길에 자신이 있는 기자도 지칠 정도로 계곡이 깊었다. 빨리 내려온 김에 시간을 틈타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시릴 정도로 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얼굴을 씻으니 그나마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파전과 막걸리'를 파는 '천둥쉼터'를 거쳐 '천둥매표소'가까이 오니 '다리안폭포'가 나타난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구경하고 가자"고 했으나 기진맥진한 탓인지 다들 싫단다. 혼자 내려가 구경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다리안(橋內)폭포'는 옛적 "폭포가 위치한 곳으로 들어오려면 입구골짜기에 위치한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됐다"고 하여 명명됐다고 전해진다. 또한 "용이 승천할 때 힘껏 구른 발자국이 찍힌 곳이 소가 되었다"고 하여 '용담폭(龍潭瀑)'이라고도 한다.

"폭포가 위치한 곳으로 들어오려면 입구골짜기에 위치한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됐다”고 하여 명명됐다
▲ 다리안 폭포 "폭포가 위치한 곳으로 들어오려면 입구골짜기에 위치한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됐다”고 하여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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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위치한 곳에 가서 버스에 몸을 누이니 천근만근이다. 8시간에 걸친 산행이라 힘들기도 했지만 언제 이런 기회 아니면 소백산을 둘러보겠나 싶어 마음은 뿌듯했다. '대전푸름다람쥐'와 성인들 11명이 늦게까지 함께한 산행은 성공적이었다.  '총무'인 '산지기'께서 한턱 쏜 버섯전골과 소주에 다시금 감사드린다. 특히 버스 내에서 먹은 더덕무침에 소주는 끝내줬다.

'소백산'산행을 하면서 다시금 느낀 게 있다. '소백산'을 살리기 위해 아니 원상태를 유지해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물론 국립공원이라는  탓도 있겠지만 "대전의 보물인 보문산도 원상태 유지에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나름대로의 바람을 갖게 한 하루였다.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에서 단체사진을 박았다
▲ 비로봉 정상에서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에서 단체사진을 박았다
ⓒ 대전푸름산악회 '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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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이비에스(www.jbsn.co.kr)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산행, #소백산 , #대전푸름산악회, #비래봉, #연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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