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이 26일,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의 한 원인 제공한 우리 언론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검찰의 스피커, 하이에나"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언론은 노 전 대통령 죽음에 직접적인 역할, 간접적인 역할 등 두 가지를 다 했다"면서 "간접적인 것은 검찰에서 흘리는 피의사실들이나 확인되지 않은 근거들을 스피커처럼 증폭시키는 부정적인 역할을 했고 직접적으로는 검찰이 흘리지 않은 사실까지도 추측성 기사들을 통해서 피의자들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 또는 사회적 모욕 주기 행위들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언론 이용 사례로서 그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임의로 흘려서 수사에 활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크게 문제가 있다. 이런 점들에 있어서는 검찰이 다시 한 번 스스로 돌아봐야 할 그럴 시점"이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언론들을 활용해서까지 검찰의  정치권에 대한 압력 또는 권력 행사 이런 부분들이 이미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찰과 일부 언론은 공범"이라고 말했다.

추측성 보도의 구체적인 사례와 관련해서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예를 들어서 고가의 선물을 받았는데 그것을 논두렁에 버렸다더라, 어떻게 버렸다. 뭐 계약서를 찢었다 이런 것들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데도 검찰에서 흘린 것들을 증폭시킨 것"을 사례로 거론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우리 언론들의 병주고 약주고식의 보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굉장히 혼란스러우실 것이다. 불과 하루 이틀 전만 하더라도 완전하게 거의 정치적인 파산자로 몰아붙이고 또 그 가족들이나 주변까지 아주 인간적인 모멸을 주던 언론사들이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꿔서  마치 자신들이 그런 보도를 한 일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고 전형적인 하이에나식 보도를 하는 잘못된 행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 언론이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옐로우저널리즘을 넘어서 자신들의 특정한 정파적 이익을 위해서 오히려 기사들을 쓴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피의자들이나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공격함으로써 얻는 정치적 이익,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이런 쪽으로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기 때문에 검찰이나 그런 일부 언론들은 공범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 부분과 관련해서는 "이런 큰 수사가 과연 정치권력의 핵심에 있는 대통령의 일종의 재가 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냐?"라며 "이런 부분에서 좀 자유롭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이 되고, 피의사실이 공표되고, 또는 언론과 검찰이 서로 맞받아 치고 그런 것들이 몇 달 동안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과연 최고권력자로서 방치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 본다. 통치자는 단지 자신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즐기거나 반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화합이나 또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자세, 이런 부분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많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