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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

 

저 머무는 바람

저 흔들리는 하늘

잠시 멈추는 강물

 

멀디 먼 길을 가까이

가까운 길을 멀리멀리

 

내 늙음과

내 젊음과

내 뼈와 살과 근육과

긴 수맥의 울음을 바쳐

 

차라리 한 마리 갯지렁이

한 마리 지리산 자벌레로

 

낮추고 내리어

저 깊은 심연의 영원으로

깊은 밤 통곡으로

 

촛불을 피워 올려

수 많은 내 뒤의 젊은 가슴을 위해

 

내 뜨거운 가슴으로

이 찬 땅을 대우리

 

얼어 붙은 쇠떵어리

절연의 계곡처럼

 

파인 분단의 심장을 녹이리

내 팔다리 달아져도

내 이마, 심장 피멍들어도

 

이 산하를 지킬 수 있다면

저 민초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당신의 사랑 흙 속으로 스밀 수 있다면

 

가리

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

먼 길을 가까이 가까이


태그:#오체투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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