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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리코더' 특성학교입니다. 큰 아이부터 막둥이까지 리코더 연습하느라 바쁩니다. 모든 것이 늦었던 막둥이는 리코더 역시 늦었습니다. 1학년 입학 후 리코더를 사주었는데 리코더를 그냥 부는 것도 힘들어했습니다.

 

아내가 부는 연습부터 가르쳤습니다. 연습 한 번 할 때마다 리코더 안에는 침이 흘러 내릴 정도로 고였습니다. 입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라 침을 리코더 안에 넣는 것과 같았습니다. 자기도 힘든지 불기 싫다고 했지만 아내는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철저히 연습을 시켰습니다.

 

11월쯤 학예발표회를 합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리코더 연주를 합니다. 동무들이 리코더 연주를 했는데 자기는 못하니 막둥이도 화가 났는지 연습을 열심히 했습니다. 거의 1년을 엄마와 함께 강행군을 하니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자 입학하면서 샀던 리코더는 얼마나 침과 싸움을 했는지 망가져버렸습니다. 형과 누나는 적어도 2년은 썼는데 막둥이는 1년만에 망가졌습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넘더니 얼마 전부터는 어느 정도 연주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을 먹고 갑자기 리코더로 '비행기' 연주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비행기'

 

옆에 있던 딸도 전래동요인 '가을밤' 노래를 연주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잘하는 것은 없지만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딸이라 시켰습니다. 동영상을 찍고 보니 머리카락이 엉망입니다. 아내가 머리카락을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찍었는지 아빠와 딸이 같다고 했습니다.

 

또닥또닥 또닥소리

달빛을 타고 들려온다

다듬이 소리 또-닥 또닥

가을밤이 깊어온다-'가을밤'

 

막둥이 '비행기'와 딸 서헌이 '가을밤' 리코더 연주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연주가 부족해도 너그럽게 이해주십시오.

 

 

▲ 막둥이와 예쁜 아이 리코더 연주 막둥이가 '비행기' 딸 서헌이는 '가을밤'을 연주하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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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리코드, #비행기,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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