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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도산해안일주로(통영시 도산면)를 타고 10여 분, 가오치항을 지나면 산과 바다, 그리고 섬이 한 눈에 들어오는 도산예술촌을 만날 수 있다.

 

옛 도남분교 건물을 빌려 몇몇 화가들이 뜻을 모아 예술촌을 꾸린 지 올해로 꼭 10년째다. 그 말은 곧 한적하고 아름다운 이곳에서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 10년이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도산예술촌 화가들의 쉼 없는 열정과 자연이 빚어낸 그림은 이제 단순한 그림의 수준을 넘어 진정성을 가진 최고의 예술품으로 탄생하고 있다.

 

◆중견화가 한 곳에 모여

 

이충길, 김기남, 이구호, 김충진, 송대호, 허미경, 조규철, 조영재, 황인순…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유명화가들이다.

 

'화가' 외에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도산예술촌 회원이라는 것. 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맞는 회원을 받아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령대가 비슷한 5~60대 중견화가들이 모이게 됐다. 통영과 부산 출신으로 지금까지 평생 그림을 그려 온 전업화가 혹은 퇴직 미술교사들이 대부분이다.

 

뛰어난 동료와 함께 수려한 풍광을 갖췄으니 도산예술촌에 예술가들의 발길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이에 도산예술촌은 교실이 부족해 각 현관에 이어 최근 창고까지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했으며, 현재 총 9명의 화가들이 입주해 있다.

 

더 이상은 회원을 받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예술인들의 명소다.

 

◆최고의 창작공간 '도산예술촌'

 

나이프로 그리는 서양화가로 유명한 이충길 화백은 현재 도산예술촌에 상주하며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창작에 전념한다.

 

"도시에서는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다른 생각 없이 그림에만 빠져들 수 있다. 작가는 하루에 8시간 이상 그림을 그려야 하고 자신과 열심히 싸워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며 "특히 여기는 자연과 어울려 있고 공기가 상쾌해 새벽이면 모든 감성들이 그림을 위해 깨어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의 이런 태도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돼 조만간 2명의 회원이 짐을 옮기고 함께 머무르기로 했다. 도시에서 살다가 갑자기 시골에서 생활한다는 게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창작활동'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지에서다.

 

◆일 년 내내 전시 '도산갤러리'

 

도산예술촌의 본 건물 앞에 조그만 별관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도산예술촌 화가들의 작품을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상설 전시관이다.

 

이름하여 '도산갤러리', 한명 당 1~2개월씩 전시하여 9명의 회원들이 일 년 동안 개인전시를 갖고 중간 중간에 그룹전, 교류전 등이 열리기도 한다.

 

기라성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볼 수 있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에 있어서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도산예술촌을 방문하면 김기남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내달 17일에는 '도산갤러리 현판식 및 개축기념전'이 31일까지 열린다.

 

마루가 꺼지고 천장에 비가 샐 정도로 열악하던 도산갤러리가 시의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하게 되어 그에 따른 기념전을 개최하는 것이다. 마루가 튼튼하게 보수된 것은 물론 각 작품을 비추는 조명과 내부 시설이 말끔하게 단장됐다.

 

도산예술촌 이구호 촌장은 "갤러리가 낙후돼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렇게 리모델링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통영시가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술의 통합예술성을 가진 도시로서 나아가고 있는 이때 우리 도산예술촌 또한 외부작가 초대전, 영화와의 만남전 등 다양한 구상으로 문화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도산예술촌, #예술촌, #이충길, #김기남, #도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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