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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구속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이명박 정부의 '실세 로펌'을 자신의 변호인단으로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자신의 변호인단에서 사퇴한 법률사무소 '김앤장' 대신 이명박 정부의 실세 로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을 변호인단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서울 동부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최근 합류한 조현일 변호사가 박 회장 변론 업무를 맡았다.

애초 박 회장은 돈 씀씀이만큼이나 호화로운 변호인단을 꾸렸다. 탈세 부분은 김앤장 소속인 박상길 변호사(전 대전지검장·청와대 사정비서관), 정관계 로비 부분은 박영수(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 전 서울고검장)·이상도(법무법인 로고스, 전 춘천지검장) 변호사가 맡았다. 박상길·박영수 변호사는 현재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리우는 김앤장이 지난 14일 내부회의를 통해 박 회장의 변호인단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인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박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 변호인단 탈퇴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박 회장의 변호인단에 새롭게 합류한 '바른'은 지난 98년 전직 판사출신인 강훈·김재호·홍지욱 변호사와 김찬진 변호사 등이 모여 설립한 법무법인이다. 이후 최종영 전 대법원장, 강병섭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김동건 전 서울고등법원장, 명로승 전 법무부 차관 등을 영입하며 현재 소속 변호사 90여명으로 세를 확장했다. 현재 나경원·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도 '바른' 소속이다.

'바른'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실세 로펌'이라는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 공동 대표인 강훈 변호사가 정권 초기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고,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은 청와대 입성 전까지 바른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강병섭 변호사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할 정도로 '실세 로펌의 힘'을 과시했다.  

'바른'은 이미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 사건에 이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사건과 촛불집회 관련 광화문 상인 집단소송의 변론을 맡았다. 심지어 '바른'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소송'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리만치 입을 열고 있는 박 회장이 이러한 실세 로펌의 후광을 노리고 '바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태그:#법무법인 바른, #박연차, #김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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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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