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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식 결혼 후, 아버지들이 약간 변한다죠? 새로운 식구가 들어와 집안 분위기 변화를 가져오는 등의 이유 때문이라 합니다. 하여,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위 사랑은 장모'라 하겠지요.

 

서른 넘은 두 아들이 결혼하지 않아 애를 태우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꼼짝 않던 두 아들을 모두 치울(?) 예정입니다. 지난 16일, 결혼 피로연에서 하객을 받는 지인 부부 연신 싱글벙글입니다.

 

"며느리 맞이하는 기분 어때요?"

"괜히 좋아. 없던 딸 낳은 기분이지."

 

"그러지 말고, 좋게 말해 보세요."

"뻣뻣한 아들만 둘 있다가, 잃어버린 딸 찾은 기분이라니깐."

 

"며느리 보면, 시아버지들이 조금 달라진다면서요?"

"똑같은데, 뭐가 다를까? 좀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 말수가 적어지고, 말에 무게가 실리고, 생각도 한 번 더하게 되고 그런 것 같아."

 

남편 존경하며 알콩달콩 열심히 살겠습니다?

 

피로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하객 앞에 섰습니다. 먼저 지인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드디어 아들을 결혼시키게 되었습니다. 축하해 주시고, 행복하게 살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들과 예비 며느리가 마이크를 이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내 될 사람과 부모님 공경하고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남편 존경하며 알콩달콩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하객, 웃으며 한 마디 던집니다.

 

"남편 존경하며 살겠다고? 한 번 살아봐!"

"살아 봐라? 거기도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며느리 들인 후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고?

 

하객들에게 인사를 어느 정도 마친 지인과 몇 명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며느리 들어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거 알죠?"

"어, 그래? 이제 탈났네."

 

"며느리 들인 시아버지들은 밖에서 오래 있다 들어가는 이유 알아요?"

"왜 그런대?"

 

"지갑 뺏길까봐 얼굴 안 마주치려고. 이젠 고스톱도 자주 오래 치던가, 술자리도 2차 이상 꼭 하고 들어가세요."

 

실제로는 며느리가 지어주는 밥 먹으려 일찍 들어간다 합니다. 아내가 해준 밥과 며느리가 해준 밥은 차이가 있다나요?

 

한 지인은 "자식 결혼시킨 후, 할 일을 다 한 기분이다"며 "집안의 대를 이을 역할을 다해 선조들을 볼 면목이 이제 섰다"고 안심이라 합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아버지들이 달라지는 이유는 인생에 대한 맛을 알기 때문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세요?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결혼식, #피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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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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